|사모세미나를 마치고| 안 왔더라면 억울할 뻔 했어!_김지은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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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왔더라면 억울할 뻔 했어!

 

<김지은 사모, 수원노회 새론교회>

 

지금도 울릉도 추산침례교회를 섬기시는 부모님들께서 목회하시며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고 자랐기에 사모의 길은 절대로 가지 않으리라 다짐했건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 새 사모의 자리에 앉아 있는 나를 발견했다.

우여곡절 끝에 교회를 개척하고 12년 후배들과 합숙하며 어렵사리 강도사고시를 치른 남편은 다 늦게 혼자만 은혜를 경험한 사람처럼 내가 운영하고 있는 음악학원을 그만두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살아보자고 제안했다.

교회 재정 상태와 개척교회 현실을 감안하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지만 보고자란 것이 있어 순종치 않을 수 없었다. 학원가가 어려워 학원 매매가 성사되지 않을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학원을 내놓고 인수인계까지 열흘정도의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일을 내려놓으며 얻은 많은 것들 중 하나는 바로 사모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다.

2013년 황둔밸리에서 진행된 세미나에 처음 참석했을 때는 새내기 사모로서 연배 많으신 사모님들과 함께 하는 것이 조금은 낯설었지만 세미나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시작된 예배와 연속되는 강의에 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지나갔다.

켄싱턴플로라에서 있었던 두 번째 세미나에서는 잠깐이지만 자유시간이 주어져 노회 사모님들과 삼나무 길도 걷고 수다 삼매경에 빠지기도 했었다. 박영선 목사님의 말씀을 듣는 행운도 누리고 화려한 숙소와 깔끔한 음식에 첫 세미나와는 다른 신선함을 느꼈다.

그런데 통영 마리나리조트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는 말로는 다 표현하기 어려울 듯하다. 세미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니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간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과 아침마다 말씀묵상을 함께하는 성도님들을 생각하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이었지만 출발 장소에 도착하여 노회 사모님들을 만나는 순간 두고 온 모든 것은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폭풍수다에 돌입했다.

운전하는 남편이야 어쨌는지 모르지만 순식간에 다다른 통영 앞바다를 보며 감탄사를 남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숙소 배정을 받고 들어간 방은 물 위에 떠 있는 수상가옥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였다. “전도를 위해 먹고 목회를 위해 잔다.”는 박희준 목사님의 말씀에 도전받으며 첫날은 그렇게 저물어 갔다.

두 번째 날 각자의 방에서 가진 아침경건의 시간 후 고개를 들었을 때 바다위에 펼쳐진 일출의 장관은 나의 마음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일렁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유니나 선교사님의 오전집회가 끝난 후 시작된 통영 관광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케이블카를 가장 먼저 탄 우리 팀은 통영 시내와 한려해상공원이 한눈에 보이는 정상까지 단걸음에 달려가서 작품이 될 만한 사진도 여러 장 남겼다. 다음 코스인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통영의 바다를 가르며 도착한 장사도에서는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란 찬양이 절로 나와 야외 음악당에서 즉석 음악회도 가졌다. 여행 후유증으로 피곤할 수 있는 저녁집회 시간이었지만 양승헌 목사님께서는 모든 사모님들을 주일학교 학생으로 만드는 마력을 발휘하셔서 잠깐의 딴 생각도 할 틈을 주지 않으셨다.

마지막 날 있었던 작은음악회는 감동 그 자체였다. 매 강의 전 있었던 김영철 목사님의 ‘찬양과 경배’ 시간은 귀가 정화되고 마음이 정화되는 은혜로운 시간이었는데 거기에 보태어 아침마다 찬양을 가르치시더니 그렇게 훌륭한 피날레가 될 줄이야…! 그야말로 감동의 도가니였다.

이번 사모세미나는 방학기간도 아니고 갑자기 인상된 비용에 거리 또한 만만치 않아 많은 사모님들을 시험에 빠지게 했었다. 하지만 세미나를 마친 후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서 입을 모아 한 말은 이것이다.

안 왔더라면 억울할 뻔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