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31>
천년왕국은 언제?
이윤호 장로_‘선교와 비평’ 발행인
50문>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며’라는 말이 왜 덧붙여졌습니까?
답> 그리스도는 거기에서 자신을 그의 교회의 머리로 나타내기 위해서 하늘
에 오르셨으며, 성부께서는 그를 통하여 만물을 다스리십니다.
51문> 우리의 머리되신 그리스도의 이 영광은 우리에게 어떤 유익을 줍니까?
답> 첫째, 그리스도는 성신으로 그의 지체인 우리에게 하늘의 은사를 부어
주십니다. 둘째, 그는 그의 권능으로 우리를 모든 원수들로부터 보호하고 보
존하십니다.
교회가 설립되던 때부터 복음과 다른 내용을 가르치는 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심각했던 것 같습니다. 죽음을 앞둔 사도 베드로
가 교회에 남긴 마지막 당부가 거짓교사를 경계하라는 내용이었으니 말입니
다.
처음부터 있었던 거짓 교사들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거짓교사들이 주(主)님을 부인했음
에도 불구하고 그를 따르는 사
람들이 많았다는 사실입니다(벧후 2:1-2). 그
리스도의 본질을 왜곡하는 내용이 보기 좋은 것으로 포장되어, 사람들은 주
를 부인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분별하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 역시 이런 현상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예
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실상은 교회의 중심에 그리스도가 자리하
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교회는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그리스도의 왕적 통치를 단지 관념적으로 생각하는 경향
이 우리 모습가운데 있지 않은지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생각은 교
회에서 그리스도의 말씀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는 의미가 단지 하나님 가까이 있다는
사실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교회를 위하여 만물을 통치하고 계시다
는 사실에 있음을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만
약 그리스도의 왕적 통치에 대한 실재적이고 현재적인 자각이 없다면, 우리
역시 어느 정도는 주님을 부인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는 것일지 모르겠습니
다. 실재로 많은 경우 그
리스도께서 친히 다스리시는 천년왕국을 단지 다가
올 미래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그리스도께서 통치하시는 현재적 사역을 간
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왕이신 그리스도의 직접 통치가 없다면 교회는 존재할 수 없음을
우리는 압니다.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사단의 공격에 대해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것은 사단을 결박하신 그리스도의 통치에 의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입니
다. 선교를 통하여 교회가 확장될 수 있는 것 역시 사단으로 하여금 만국을
미혹하지 못하도록 하는 그리스도의 통치에 의해서 가능하기 때문입니다(계
20:1-3). 그리스도의 부활 승천과 더불어 시작되어 그의 영광스러운 재림 때
가지 지속될 천년왕국에서 그리스도는 만물을 통치하고 계시며 자신의 교회
를 끝까지 보호하실 것을 우리는 믿습니다.
벨직 신앙고백서 제28조에서, 그리스도의 왕적통치에 대한 실재적 자각으로
역동적 신앙생활을 했던 우리 선조들의 모범을 봅니다. 교회로 모이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고백서는 단지 환경이 좋을 때뿐만 아니라 여
건이 어려울 때라도 모여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심지어 ‘통치자들이 반대하
고 군
주의 칙령이 금할지라도 그리고 죽음이나 육체적 형벌이 따른다 할지라
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이 교훈을 따름으로 죽음이나 형벌을 맞이한 자들이 많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세상 통치자의 말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말씀에 순종했습니
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만이 우리를 다스리는 유일한 왕이시며, 왕명(王命)
에 순종하는 것이야말로 교회가 보존되고 부흥하는 유일한 길임을 그들은 알
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교회의 보존과 부흥과 선교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교회의
부흥을 추구하면서 성공적인 세상 경영인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때가 있습니
다. 교회가 해결할 수 없는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과학자들이 내놓은
합리적인 해결책을 따르려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교회가 헤쳐
나가기 힘든 장벽을 만났을 때 세상 통치자들이 했던 방식을 배우려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 우리는 그리스도가 아닌 세상을 머리로 모심으로써, 왕
의 다스림과 보호하심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백성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친히 통치하시는 주님
그러므로 교회는 세상의 지혜를 통해 교
회를 존속시키고 부흥시키려 할 것
이 아니라 세상의 그것과는 다른 그리스도의 뜻을 살피는 일에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바로 지금, 그리스도는 왕으로서 우리를 보호하고 친히 다스리고 계시기 때
문입니다. 바로 지금, 우리 교회는 이 땅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계시며 성도
들이 곧 들려 올라갈 하늘에 속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