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_민 진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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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찾기

민 진 사모_늘푸른교회

푸른 계절 오월이 소리쳐 환호하고 싶게 눈부시다. 모처럼 우리 교회도 야외
에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순서는 예배에 이어 긴 줄넘기, 보물찾기, 등산
이다. 전날 장을 보면서 문구용품과 장지오노의“나무를 심는 사람”이라는 
책 한 권과 문화상품권 2장을 보물로 준비했다. 

오랜만에 즐긴 보물찾기 놀이

순서가 되어 보물찾기를 한다고 했더니 “선물이 시시한 거잖아요?”하며 관
심 없다는 식이다. 물자 홍수시대에 살고 있고, 무언가 너무 큰 것만 기대하
고, 작은 것의 소중함을 모르는 아이들의 세태다. 보물 포장을 맡은 딸이 반
응을 보고 귀뜸을 해준다. “무슨 소리야, 문화상품권이 2장이나 있는데!” 
하자 갑자기 바뀌는 아이들의 모습! 
내 초등학교 때에 소풍을 가게 되면 보물찾기는 꼭 했던 것 같다. 상품이야 
연필이나 공책이 전부였지만 그걸 찾기 위해 온힘을 다했었다. 해마다 하는 
것이지만 보물찾기를 한다고 하면 마음이 설레었는데 이번에 보물은 
내가 숨
기기로 했다. 장소를 정하고 보물표를 돌멩이 밑이나, 나무 그루터기 사이, 
풀숲, 층층이 쌓여 있는 돌 밑에 숨겼다. 
보물은 한사람이 한 개씩만 찾기로 했고, 두 개를 찾으면 다른 사람 주어도 
된다고 했다. 시작! 하면서 장소를 알려주자 모두 달린다. 그러더니 금새 찾
아오는 아이들이 있고, 다른 아이들 거반 다 오는데, 끝까지 못 찾는 아이들
은 내가 가서 도와 주었다. 보물표와 선물을 바꾸는데 행운의 K와 Q에서 문
화상품 보물표인 Q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기회를 주고 찾아오는 
사람에게 보물을 주기로 했다.
그러자 6학년 남자아이 두 명이 뛰어 나가는데 한 녀석은 신발을 신지 않
고 제법 먼 거리를 한걸음에 달려간다. ‘게임에서 케쉬를 꾸민다고 꼭 찾아
야 한다고 했다나’ 다른 녀석은 신발을 신고 조금 나중에 달려가더니, 나
중 간 녀석이 손을 흔들며 “찾았다” 소리소리 치며 달려오는 것이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중3학년 여학생 중에 표를 두 개 찾아서 다른 학생에게 
하나 주었는데 그것이 바로 행운의 K였던 것이다. 사실 가격으로 치면 책이 
제일 비싸다고 할 수 있는데, 아이들은 책보다는 
상품권에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다.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선택권이 주어졌다는 것 때문일 것이
다. 
책을 보물로 받은 초등 2학년 아이는 계속, 책을 들고 다니는 것이다. 엄마
에게 맡겨도 될 것인데, 등산로 입구까지 가는 차안에까지 들고 가고, 내려
와서도 들고 다닌다. 보물을 찾아서 좋다는 표현을 그렇게 한 것이다.
‘보물찾기’라는 순서에서 아이들의 여러 모습이 보였다. 어쩌면 우리들도 
이 땅에서 보물을 찾는 사람들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 여러 아이들 모습 
속에서 어떤 아이의 모습이 나의 모습일까 가늠해보며 웃어본다. 누가 잘했
다고 우리가 기준을 정할 수 있을까? 학용품을 찾은 아이들도 기쁨으로 작
은 것을 누리고, 원하는 것을 찾은 아이들도 즐거워하면 되는 것 아닐까? 
꼭 그것이어야 된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마음이 편안해질텐데 그것이 어려
운 것 같다. 
하나님이 정해서 숨겨 논 보물을 찾기가 너무 어려워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
다. 어떤 사람들은 보물을 찾는 능력이 아주 많은 것 같기도 한데, 나는 잘 
안 되는 것 같다. 규칙도 내 맘대로가 아니다. 성경이라는 하나님의 방법으
로 하라고 하
시니, 그것도 벗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그리고 ‘내 하고 싶
은 대로 할 테니 하나님 상관마세요’하고 싶을 때가 있다. 

자기 맘대로 하고 싶은 아이들

장 지오노의 책 ‘나무를 심은 사람’처럼 초연한 마음은 아무나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내게 아무 능력도 없으면서 능력있는 것처럼 과장하고 싶어하
고, 포장하고 싶어하는 위선을 버리고 그분의 은혜 안에서 보물을 찾아야겠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