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수 교수/ 합신 신약신학
사도 바울이 디모데와 디도에게 또 한 가지 알려주고 싶었던 것은 하나님께
서는 교회를 위하여 일군을 세우기를 원하신다는 것이었다.
사도 바울은 교회에 일군을 세우는 것은 교회를 보호하는 가장 구체적인 방식
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훼방자요 핍박자요 폭행자였던 바울
을 충성되이 여겨 직분을 맡기셨던 것처럼 (딤전 1:12-13), 디모데와 디도는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군으로 충성해야 하며 (딤후 2:15; 딛 2:15), 또한 충
성된 사람들을 선택하여 직분을 맡겨야 한다 (딤후 2:2). 이 때문에 사도 바
울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직분을 행하기에 합당한 조건들을 자세하게 제시하
였던 것이다. 목회서신에는 집분자들이 가져야 할 신앙과 생활의 내용을 열거
하는 목록들이 들어있다 (예: 딤전 3장; 딛 1장). 이만큼 사도 바울은 직분자
들의 경건과 윤리에 큰 관심을 가졌던 것이다.
그런데 직분과 관련하여 사도 바울이 반드시 말하고 싶었
던 중요한 사실은 직
분이 교회론적인 목적을 가진다는 것이다. 직분을 맡는다는 것은 사도 바울
자신에게든지, 디모데와 디도에게든지, 그들에 의하여 세움을 받는 사람들에
게든지 개인적인 의미보다는 교회적인 의미를 가진다. 직분을 맡는다는 것은
직분을 맡는 사람을 위한 유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 보다도 직분
을 주는 교회를 위한 유익이 더 강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직분자는 자신의 명예와 영광을 위하여 일할 것이 아니라 교회의 건
덕과 유익을 위하여 일해야 한다. 그렇다면 직분자는 어떤 일이 비록 자신에
게 명예가 되더라도 교회에 건덕이 되지 못하면 그것을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하며, 어떤 일이 비록 자신에게 영광이 되지 않더라도 교회에 유익이 되면 그
것을 선택할 줄도 알아야 한다. 사도 바울은 목회서신에서 디모데와 디도에
게 교회를 위하여 이와 같은 충성스러운 일군들을 세울 것을 권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뜻 가운데는 성도를 바로 교육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디모데와 디도에게 알려주었다. 하나님의 교회를 보호하는 것은
직분자의 사명일 뿐 아니라 모든
성도의 책임이기도 하다.
성도들은 교회를 보호하는 것이 직분자에게 맡겨진 일이라고 생각하여 팔짱
끼고 관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직분자가 교회를 보호해야 할 사명을 가지
고 있다면 성도들도 교회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사도 바울을 통하여 디모데와 디도에게 이런 사실을 성도들에
게 가르치도록 하셨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은 목회서신에서 성도를 교육하는 일에 큰 관심을 가지고
기록하고 있다. 성도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 첫째로 성도들은 세상에 관
하여 배워야 한다. 세상은 성도들이 알지 않아도 아무런 상관이 없는 그런
강 건너에서 타는 불이 아니다.
성도들은 세상에 살고 있고, 또 세상에서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러므로 성도
들은 정치에 관하여도 알아야 하며 경제에 관하여도 알아야 한다. 특히 세상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도 알아야 한다 (딤후 3:1-5). 그렇지
아니할 때 도리어 세상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무서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
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딤후 4:10). 따라서 사도 바울은 목회서신에서 성도
들에게 이런 불행이 닥치지 않도
록 세상에 대하여 교훈을 주었다.
그런데 성도들은 세상에 관하여 정확하게 알려면 진리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
다. 밝음을 이해하면 어둠을 파악하고 깨끗함을 인식하면 더러움을 깨닫듯이
진리를 알면 세상을 알게 되는 법이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은 목회서신에서
진리가 무엇인지 강도 있게 제시한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예수 그리스
도는 누구신지, 성령에 대하여, 성경에 대하여, 구원과 경건에 관하여, 그리
고 그 외에 다양한 진리에 관하여 사도 바울은 정확하게 설명한다.
성도들이 이러한 진리를 이해하고 확신한다면 세상을 극복하고 승리하는데 아
무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사도 바울은 목회서신에서 디모데와 디도에게 진
리를 제시함으로써 성도들을 가르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