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불명의 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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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불명의 복통

인간의 유전자 정보가 거의 완전하게 밝혀졌다고 해도 물론 아직 시작단계이
어서 활용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인간이 인간에 대해 모두 알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DNA의 수가 20 – 30만개 정도로 생각했는데 초파리와 비슷
하게 2-3만개 수준이라고 하니 어찌 인간과 초파리가 같을 수 있겠는가. 그리
하니 게놈지도도 말하는대로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고 정말 불사의 생을 만드
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지 못한다. 서양 과학, 의학이 모든 것을 점점 세분
하고 분해하고 나누는데로 가는데 그래봤자 남는 것은 무(無)라 생각한다. 동
양철학, 동양종교가 예전부터 미리 알아서 말한 무(無)를 서양과학은 수백년
동안 연구해서 어느 정도 근접하는 것 같다. 인간이 알아낸 병과 이에 따른 
특효약은 수십가지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다못해 감기같은 것도 특효는 없고 
실제로 감기로 수개월간 고생하는 환자도 다반수다. 그렇다고 동양의학이 모
든 것을 치료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물론 적절한 
처방과 처치는 분명 있을 
것이나 그를 운용하는 사람이 부족하여 치료를 못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감기하나 제대로 치료 못하는데 그보다 중한 질병을 치료한다고 나서는 것
은 어찌 보면 語不成說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만 아픈 것을 어루만져주고 기
운을 북돋아 주는 것이 치료인지 모르겠다. 

종종 원인 불명의 병을 가지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 아픈지는 수개월이 되
었는데 CT니 MRI니 검사란 검사는 모두 했는데도 원인을 못 찾아내고 약을 먹
어도 아프고 도무지 차도가 없는 병들이 있다. 거의 마지막 수단으로 한의원
에 찾는 경우인데 물론 한방적인 처치로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한방적인 처
치도 별무소용일 때가 사실 더 많다. 

그중에도 원인 불명의 복통인 경우는 난감하다. 물론 이런 복통은 환자 자
신이 더 잘 안다. 한두번 겪는 일이 아니고 수시로 한달에 한번,두번 혹은 일
년중에 서너번 발작적으로 일어난다. 그때마다 검사는 다해보지만 검사를 하
면서도 소용없다는 걸 안다. 

대체로 이런 경우 체질적인 소인이 많다. 소음인,소양인,태음인을 가리지 
않고 그냥 배아프게 생겼다. 모두가 다 그렇
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복통의 
대부분은 욕심에서 생긴다. 사촌이 땅사면 배아프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자신
이 성취하지 못한, 상대적으로 다른 사람에 비해 부족한 것이 있다는 듯한, 
내가 더 잘난 것같은데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잘되는 듯한 그런 마음이 복통을 
유발한다. 최근에 김홍경선생님이 교육방송에서 말씀하시듯이 인체는 유기체
로 정신과 육체가 다른 것이 아니며 육체는 정신에, 정신은 육체에 영향을 미
친다. 인간의 음적인 기운은 다 몸의 전면 가슴과 복부로 모인다. 가지고자 
하는 마음 모으고자 하는 마음은 모두 음적인 기운으로 몸의 음적인 기운을 
강하게 하고 움추리게 된다. 그리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복부의 장이 수축된
다. 그리하여 복통이 생기게 된다. 

장이 수축되지 않았다면 몸의 음적인 경락이 수축된 것이다. 복부의 중앙
을 흐르는 임맥,비위맥,신맥이 수축된 것이다.

치료는 나누어 주는데 있다. 내것을 나누어 주고 나보다 못한 사람이 나보
다 더 잘되기를 바라고 아니 나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보다 내가 더 못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길을 가다가도 구걸하는 사람에게 아무 생각

이 적선하는 것도 치료방법이다. 내가 적선하면 내 복통이 없어지겠지 하는 
생각도 갖지 말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주는 것이다. 당연한 일을 하는 것처
럼. 그러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복통은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