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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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약 좀 주세요.
박용진 (풍성한의원 원장 0348-946-2275)

흔히 한약 – 특히 보약은 어떻게 지었든 아무나 먹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약은 처방의 종류도 많을 뿐 아니라, 개인에 따라서 각기 다른
처방을 내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의보감을 원방으로
삼을 때에도 각 환자의 체질은 물론 병의 원인과 증상에 따라 여러 가지
약재를 더 넣거나 빼고 써야만 정확한 처방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얼핏 보아 비슷한 증상일지라도 그 원인이 정반대일 경우도
흔하다는 사실이다. 몸을 보하는 약, 즉 보약이라는 것은 기나 혈 또는 내
장의 음이나 양을 보충하여 몸을 튼튼하게라고 병을 이겨내는 저항력을 강
하게 하는 약은 물론, 여러 가지 소모성 질병, 면역저하 등 허증에 속하는
병증들을 낫게 하는 약도 있다. 따라서 어떤 보약이든 먹으면 무조건 좋다
는 것은 잘못이다. 더욱이 한의학은 개인의 특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의학
이다. 사람마다 체질이 다른데 자칫 보약을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독을 먹
는 
것과 같다.
반대로 어떤 사람에게는 독이 약이 될 수 있다. 며칠전 드라마 허준에서
세자의 병을 치료한 비상은 맹독성 약물이다. 하지만 세자에게는 아주 좋
은 약이 된 것이다. 이와같이 어떤 사람에게 독이 되는 것이 다른 사람에
게는 약이 되며 깊은 한의학적 지식없이 만들어진 보약은 잘못하면 독약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아직도 필자가 근무하는 지역에는 이른바 ‘돌팔이’라 하는 사람들이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진맥도 하고 약도 팔고 하는가 보다. 최근에 어떤 초보 주
부가 와서 하는 말이 여기 저기 다니면서 진맥하는 사람이 자신을 진맥하
더니 기가 약하니 보약을 먹으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시 진맥을 하고
진찰을 해보니 그분은 몸의 기혈순환이 좋지 못하고 수분대사가 좋지 못해
서 계속 체중이 늘고 몸이 무거워 지는 것을 알수 있었다. 그런 경우 보약
을 먹으면 몸은 더욱 무거워지고 그로 인해 다른 질병이 더 생길 수 있다.
요컨대 보약을 먹든 치료제를 먹든 전문가의 진찰에 의한 처방만이 정말
몸에 도움이 되는 약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