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 연보 속에 담긴 우주적인 교회관
송영찬 국장 dan7777@dreamwiz.com
제3차 전도 여행 중 에베소 사역을 마칠 무렵 바울은 예루살렘을 방문한 후
에 로마에 갈 계획을 세웠다(행 19:21; 롬 1:15). 누가는 바울의 여행이 로
마를 목적지로 하는 것처럼 기록하고 있지만 바울은 얼마 후 로마 교회의 성
도들에게 쓴 편지에서 에게해 중심의 선교를 서바나(스페인)로 확장시킬 계
획을 가지고 있었다(롬 15:23-24).
바울은 AD 55년 여름경 에베소를 떠나 드로아로 갔다. 그곳에서 바울은 이전
에 고린도 교회의 심상치 않은 사태에 대해 알고자 파견했던 디도를 만날 계
획이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와 잠시 소원한 관계를 갖게 된 배경에는 고린
도 교회 안에서 발생한 파당들(고전 1:11)과 관련된다.
바울은 고린도에서 에베소로 돌아온 아볼로를 통해 좀더 자세한 상황을 접
한 후(고전 16:12) 고린도전서를 기록해 보냈다. 이 편지를 통해 분열을 종
식시키라고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개선되
지 않자 바울은 잠시 에베
소 사역을 중단하고 에게해를 넘어 고린도 교회를 방문하게 된다(고후
2:14; 13:1-3).
그러나 고린도 교회의 몇몇 반대자들로 말미암아 바울의 방문은 성과를 거두
지 못하고 말았다. 바울은 이 방문을 ‘고통스러운 방문’(고후 2:2; 13:2)
이라고 하였으며 다시 고린도 교회를 위해 유실된 ‘많은 눈물로’ 편지를
쓰게 된다(고후 2:4, 9). 이 편지는 디도편으로 전달되었고 후에 마게도냐에
서 고린도 교회가 바울의 ‘단호한 편지’를 받고 바울을 대적하던 자들을
징계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고후 2:3-11). 이러한 상황에서 바울은 예루살
렘 교회의 가난한 성도들을 돕기 위한 교회의 연보를 모금하고 있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와 화해를 하고 난 후 이 연보를 모으는 일을 마무리하도
록 디도 편에 고린도후서를 보낸 것도 이 연보에 바울이 얼마나 많은 관심
을 보이고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고후 9:5). 동시에 바울은 마게도냐와 아가
야에 있는 교회들이 예루살렘 교회를 위하여 모금하는 일에 온 정열을 쏟고
있었다.
예루살렘 교회의 가난한 성도들을 위한 연보는 예루살렘 교회 지도자들이
바
울의 선교 초기에 요청한 것이었다. 그러나 바울이 예루살렘 교회를 위한 이
방인 교회의 구제 연보를 모으고자 한 것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것
은 바로 온 땅의 교회들이 몸된 그리스도와 하나의 지체를 이루고 있다는 사
실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이처럼 바울의 연보관에는 우주적인 교회관이 담
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