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앞에서 살고 있는가?
송영찬 국장 daniel@rpress.or.kr
BC 587년 예루살렘 성전을 파괴한 초강대국 바벨론은 정복자 느부갓네살이
BC 562년에 죽으면서 급격히 몰락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BC 722년 북 이스
라엘 왕국을 무너뜨렸던 앗수르가 그랬던 것처럼 남 유다 왕국을 무너뜨린 바
벨론이 이처럼 쉽게 몰락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로지 여호와께서 교만한 바벨론을 심판하시고 마침내 이스라엘에게 해방의
날이 올 것을 기대하거나(사 13:14-23) 새로운 예루살렘의 재건을 바라보았
던 선지자들만이 바벨론의 멸망을 예언하고 있었을 뿐이다(사 63:7-64:12).
그러나 이렇게 빨리 바벨론이 멸망하리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
바벨론의 멸망은 신속하고도 놀라울 정도로 쉽게 진행되었다. 바벨론의 마지
막 왕 나보니두스는 국운이 기울자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모든 지방의 신상들
을 바벨론으로 옮겨오게 하였고 모든 군사적,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
만 오히려 신상들을 빼앗긴 백성들의 사기만 떨어뜨리는 결과
를 초래하고 말았다.
이 때 엘람(Gutium)의 총독이었던 바벨론 장군 고브리아스(Gobryas)가 고레스
에게 투항하면서 사태는 급진전되었다. 결정적인 전쟁은 티그리스 강변 오피
스(Opis)에서 벌어졌는데 여기에서 바벨론 군대는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BC
539년 10월 고브리아스는 바벨론에 무혈 입성하였고 이어 고레스가 승리의 개
가를 부르며 바벨론에 입성하였다.
이후 바벨론의 포로로 잡혀갔던 유다 왕국의 포로들의 귀환이 본격적으로 시
작되었다. 그리고 바벨론에서 돌아 온 귀환자들에 의해 BC 515년 3월 재건된
성전이 완공되었고 벅찬 감격 가운데 봉헌되었다(스 6:13-18). 예루살렘 성
전 파괴 70년만의 일이었다(대하 36:21).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여호와 하
나님만이 역사의 무대인 우주의 창조주이시며 주권자이심을 분명히 증거하고
있다(사 45:11-13, 18; 48:12-16).
그러나 지금 우리는 역사에 친히 개입하시고 주관하시는 하나님에 대해 어느
정도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정말 하나님께서 우리 자신과
가정과 사회와 나라를
통치하시는 지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없다면 과연 우리
가 하나님의 백성인가에 대해 깊이 살펴보아야 한다.
하나님을 신앙한다고 하면서 우리의 삶이 하나님과 아무 상관없이 진행되고
있다면 우리의 실체는 성도가 아님이 분명하다. 반면에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
이라면 날마다 하나님과 함께 호흡하며 그분의 통치를 느끼고 확인해야 한
다. 그래서 종교개혁자들은 ‘하나님 앞에서'(Coram Deo!)를 외쳤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