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존경하고 아껴야 할 이유
송영찬 국장 daniel@rpress.or.kr
바울 사도에게 있어 구원을 가져다 주는 복음은 예수를 믿는 모든 자에게 주
어진 것이었다. 따라서 바울의 구원론적인 논쟁의 중심 주제는 언제나 그리스
도 안에 있는 유대인과 이방인이 근본적으로 동등하다는 사실이 핵심을 이루
고 있다. 이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바울은 유대인과 이방인이 모두 죄를 가지
고 있으며 둘 다 구원의 필요성을 가지고 있음을 역설한다(롬 1:18-3:20). 그
리고 유대인과 이방인의 구원을 위한 유일한 방편으로 ‘그리스도를 믿는 믿
음’을 제시한다(롬 3:30).
바울에게 있어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오는 하나님의 ‘의’는 유대인이
나 이방인이나 종족의 구별이 없이 모든 믿는 자에게 주어진다(롬 3:22). 하
나님은 유대인의 하나님이시며 동시에 이방인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롬
3:29). 아브라함의 믿음과 그가 하나님으로부터 의롭다 함을 얻은 것은 유대
인이나 이방인이 따라야 할 모범이며
아브라함은 유대인과 동시에 아브라함
의 믿음에 속한 이방인의 조상이다(롬 4:16). 따라서 의롭다 함을 얻는 축복
은 할례자뿐 아니라 무할례자들에게도 똑같이 주어지는 것이다(롬 4:9).
바울은 이러한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근본적인 동등성에 근거하여 로마서
5-8장에서 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었음을 주장한다. 바울은 유대인
과 이방인이 하나가 되었다는 의미에서 ‘우리’라는 대명사로 그들을 포용한
다.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그리스도 안에서 새 신분과 새 생명을 동등하게 가
지는가에 대해 설명한다. 그들이 유대인과 이방인으로 나누어지기 이전부터,
즉 그들이 둘 다 한 조상인 아담 안에서 죄에 빠져 있었던 것처럼(롬 1:18-
32; 5:12-21) 두 번째 아담이신 그리스도 안에서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죄인
을 의롭게 하시는 은혜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롬 5:12-21).
오늘날 우리가 구약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누렸던 하나님의 언약을 우리
의 언약이라고 여길 수 있는 근거도 여기에 있다. 이제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
서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지체인 교회의 성도로서 하
나님으로
부터 구약과 신약에서 약속하고 있는 언약의 기업을 함께 누리는 지
체들이다.
이렇게 하나가 된 우리 안에서 그 누군가를 분리시키고 나와는 다른 존재라
고 제거하려 한다는 것은 복음의 큰 도리 안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우리
는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 하나이며 함께 하나님의 유업을 이을 자들임을 인식
하고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존경하고 아끼는 지체들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