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의 배후 사상 ‘국가민족주의’를 경계한다_송영찬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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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의 배후 사상 ‘국가민족주의’를 경계한다

송영찬 국장 daniel@rpress.or.kr

전세계적인 반전 시위 속에 감행된 미영 연합군의 지난 3월 20일 이라크 침공
에 대한 국제적인 여론은 미국의 제국주의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시사주간 뉴스위크(3월 24일자)는 커버스토리 ‘오만한 제국’(Arrogant 
Empire)에서 “과거에도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 등을 놓고 반전 시위가 격렬하
게 벌어진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대다수 국가의 국민들이 미국을 반대하는 사
태는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21세기 벽두에 벌어진 9.11사태는 이 세계가 자칫 문화권 충돌의 소용돌이 속
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아랍권과 비 아랍권은 이
슬람교와 비이슬람교라는 종교적 배경에 따른 상이한 문화권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인 석학들은 탈냉전 시대 이후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국가민족주의가 
급기야 9.11사태를 가져왔다고 평가하였던 것이다.

세계 최대의 군사력과 경제력
과 정보력을 갖춘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
다는 미국 본토에서 발생한 9.11사태로 인해 자존심이 상했고 급기야 ‘대 테
러 전쟁’을 선포하고 아프가니스탄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말았다. 이어 미국
은 자유 수호를 내세워 대량 살상무기 축출 및 독재로부터 이라크 국민을 해
방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마침내 이라크까지 무력화하겠다고 나섰다.

9.11사태는 이슬람 근본주의와 미국의 패권주의가 빚은 참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 두 세력은 급기야 국가민족주의를 정당화하는 동기를 부여하고 말
았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미국인들은 대체로 이라크전을 중동의 독재
자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한 전쟁으로 보지만 이라크 전쟁을 통
해 아랍권을 비롯한 미국 이외의 국가들은 ‘아메리카 제국’의 출현을 우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향후 미국이 지향하게 될 국가민족주의의 방향을 예
시하고 있다.

지금 세계 여론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미국 제국주의의 시작으로 보고 있
다. 미, 소 양대 세력으로 양분되었던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의 냉
전 시대가 20세기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이후 새롭게 부상한 
국가민족주
의라는 거대한 안개 속에 세계가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했던 21세기가 이처럼 또 다른 암흑 세
계가 될 것이라고 아무도 예측하지도 못한 가운데 세계는 지금 일그러진 국가
민족주의의 오만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 난관으로부
터 아무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문제는 강대국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세계화(globalization)라 할 수 있
다. 세계 각 나라가 지구촌의 한 일원이라는 세계화의 정책이 개발도상에 있
는 약소국가들을 강대국의 경제 질서에 강제로 편입시키려는 수단으로 변질되
어선 안 된다. 

한국 교회는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열강들의 패권주의를 경계하며 세계
의 평화와 정의, 그리고 소수민의 인권을 옹호하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
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세계 국가들과 공동으
로 보조를 맞추어 나아가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