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특집
현장탐방
“하늘을 품고 섬기는 날들”
박성우 목사 _ 하늘품은교회
* 최근 광주광역시에서 지역 사회를 섬기며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는 사역을 중심으로 선교하는 <하늘품은교회>를 방문하여 섬김이 박성우 목사와 대담하였다. 그 내용을 문답 형식으로 게재한다. _ 편집자 주
문 _ 이런 돌봄과 섬김의 사역을 시작한 동기와 의미는 무엇인가?
답 _ 합신의 3대 이념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을 근간으로 교회를 세우고 섬기는 것은 모든 합신인의 소망이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그저 멀기만 하고, 손에 잡히질 않았다. 그러다 부교역자 시절, 연말에 연탄 나눔 행사를 맡았다. 연탄 500장을 10가정에 나누어주는 것인데, 총괄 책임자로서 업체 선정하고, 대상 가정 미리 섭외하고 모든 것을 준비해놓고, 많이 참여하도록 동기부여 하는 일이었다. 행사를 하면서도 대상 가정과는 별다른 대화도 없었다. 참여한 성도들은 즐거워 했다. 뭔가 사회에 공헌하는 것 같고 함께 한다는 기쁨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모든 행사 후 몇 가정과 짧은 대화를 나누긴 했지만, 1년에 단 한 번, 그저 보여주기 행사로 보일 수도 있었는데도, 이분들이 감동을 받았다. 교회가 좋은 일하고, 웃으면서 일하는 것이 너무 좋았다고, 연탄 500장으로 한 겨울을 날 수 있으니 너무도 감사하다면서, 매스컴을 통해 보면 교회가 나쁜 짓만 하는 것 같더니, 그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 일로 많은 것을 깨닫고 도전이 되었다.
연탄 500장이면 당시 25만원 정도였다. 한 가정에 25만원, 일 년에 단 한 번 25만원이라는 금액을 사용해서 이렇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매달 가정에 필요한 것을 아무런 대가 없이 지원해 줄 수 있다면 얼마나 감동을 줄까? 생각하며 교회 개척에 대한 비전과 목표를 세워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바른 신학을 통해, 바른 교회를 세우며, 신학과 삶이 일치하는 교회, “말씀을 품고, 사람을 품고, 지역을 품는 교회”로, 하늘 아버지의 마음을 다 함께 품는 “하늘품은교회”로 마음을 주셨다. 그렇게 복음으로 기뻐하는 교회, 세상을 직접 섬기고 사랑하는 교회에 대한 비전을 갖게 되었다. 매달 교회가 그 지역의 연약한 가정에, 반찬과 먹거리, 생필품을 건네주기로 하고, 하늘 아버지의 마음으로 흘려보내는 “하늘창고사역”이란 이름으로 시작했다.
문 _ 그렇게 사역을 시작하고 지금까지의 과정을 소개하자면?
답 _ 사실 교회 개척자금이 전혀 없었다. 인원도 부모님과 저희 가정이 전부였다. 먼저 교회의 예배 처소에 하나님의 선하신 섭리가 있었다. 개척 준비기에, 기독교광주교통선교회(광주지역 개인택시 조합)에서 월례회를 위한 예배당으로 사용하던 지하실을, 무상으로 사용하게 승인해 주어서 큰 경비 지출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었고, 현재까지도 물심양면으로 교회 사역을 지원하며 동역해 주고 있다.
문 _ 큰 문제가 하나 해결 되어 감사했겠다.
답 _ 예배처소까지 마련해 주시니 하늘창고사역을 개척 첫 달부터 바로 시작하고 싶었다. 그런데 주위에서 교회를 개척하며 어떻게 바로 그런 사역을 하느냐며, 일단 교회부터 충실히 세워가라고 했다. 물론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개척 교회라도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지역을 실제로 섬기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했다. 그래서 섬겨왔던 교회의 성도들, 지인들, 동역자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비전을 말하며 하늘품은교회의 하늘창고사역을 소개했다. 감사하게도 선뜻, 김치와 반찬, 생선, 계란, 생닭, 참치, 그리고 재정으로 후원하겠다고 분들이 연락을 주셨다. 첫 달부터 참 풍족했다. 대구에서 청년 제자들도 찾아와 연탄 배달을 함께 해 주기로 했다.
그래서 2014년 12월 7일에 첫 예배를 드리고, 지역 월산4동 주민센터를 통해서 소개를 받은 10가정에 반찬과 먹거리를 나누고, 3가정에는 연탄 300장씩을 섬겼다. 교회 재정이 아닌 순수한 후원으로 이뤄진 일이다. 하늘창고사역은 사실 직접 전도를 1차 목표로 두지 않았다. 처음부터 교회 이름을 알리지 않고 섬겼다. 그저 이 지역의 어느 작은 교회라고만 했다. 전도보다는 사랑 나눔이 우선 목적이었다. 교회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전도를 드러내어 목표로 하면, 우리 교회로 나오라고 강요 아닌 강요를 하게 되고, 물품을 받는 분들도 그런 부담으로는, 반갑고 감사했던 마음이 줄어드는 걸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교회 이름이 아닌 단지 예수님의 이름으로만 섬겼다. 무수한 후원자들이 이 일을 가능케 했다고, 그래도 교회가 좋은 일을 하는 곳이라고, 예수님이 좋은 분이라고 전하며 하늘창고사역을 진행했다.
문 _ 구체적인 경험들을 더 이야기 해 달라
답 _ 다양한 분들을 만나게 하셨다. 조선족, 중국인, 노인 부부, 지적 장애 농아 남매, 조손가정, 고아, 과부, 이혼 가정, 재혼 가정, 무속인, 노숙자, 사회적 자폐아, 장애나 큰 질병을 가진 자녀가 있는 가정, 뇌병변 청년, 트랜스젠더, 폐지 줍는 할머니 등. 그런데 어느 순간 바로 이분들이 교회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교회와 신앙에 대해 관심이 있던 분들이 하늘창고사역을 통해 먹거리를 받고서, 고맙다면서 빚 갚는 마음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하늘창고사역의 대상 가정들도 늘어났다. 처음에는 10가정을 섬기다가, 주민센터의 추천을 받으면서, 15가정, 20가정, 현재 2019년 4월에는 매달 26가정에 먹거리와 반찬을 제공하고 있다.
문 _ 교회와 성도들과 예배 상황은 어떤가?
답 _ 우리 교회는 대부분 초신자거나, 불신자이다. 교회를 다녀본 적 없는 분들이 꽤 있고, 불교신자도 무속신앙인도 있다. 아직 세례를 못 받아 성찬에 참여 못하는 분들도 꽤 있다. 주일에 교회에 안 가는 것이 당연한 사람들을, 교회에 나와 예배드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게 만드는 것은 간단한 일은 아니다. 교회와 연결된 자들이 모두 예배에 나온다면 좋겠지만 조급하게 생각 않고 아주 천천히 복음과 사랑을 흘려보내고 있다.
많은 은혜의 일들을 경험 했다. 4월 초파일에 태어난 지적 장애인 형제는, 자신은 부처님과 생일이 똑같으니 부처님을 믿을 거라며 몇 달 나오다 말았는데 지속적으로 부담 안 주고 만나다 보니 다시 교회에 나왔고 이제는 세례 받고 예수님이 ‘나의 구원자’라고 고백한다. 두 아들을 먼저 세상에 보내고, 폐지를 줍는 것으로 생계를 겨우 유지하고 계시는 분이, 처음 만날 때는 합장으로 인사를 할 만큼 불교 신자였는데, 어느새 예수님을 믿고 집 바로 앞에 있는 교회에 나가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뜨거운 한 여름, 폐지를 줍던 한 할머니에게 교회당의 폐지와 시원한 냉수 한 그릇 전해드린 것이 인연이 되어, 하늘창고사역으로 섬기게 되었다. 주민등록말소가 된 아들의 신원을 회복하고, 일할 직장까지 연결해드리고, 작년에는 영세민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어서, 더 이상 폐지 줍지 않아도 된다고, 한 여름에 덥지 않고, 겨울에 춥지 않은 새 아파트로 우리가 평생 벌어도 얻을 수 없는 집을 얻게 되었다고 얼마나 하나님께 감사했는지 모른다. 며느리가 절을 운영하기에 눈치 보여 교회 문패도 못 달았는데 문패뿐만 아니라, 이제는 세례도 받고, 가족들 모두에게 예수님을 믿는다고 선포하기까지 하셨다.
평생을 무속신앙인으로 살던 분이, 교회에 나온 지 몇 달 만에 창세기 1장을 함께 읽고 나서는 “그러면 하나님이 온 세상을 만드시는 거네요?” 이 질문 하나로 변화를 경험하신 분도 계신다. 온갖 무속의 미신들을 하나씩 비우고, 하나님의 은혜와 말씀으로 채워 가며 세례를 받는 복된 은혜를 사모하고 있다.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분명한 건 정말 작은 나눔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과 위로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함께 교회로 나와서 진실한 마음으로 예수님을 믿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문 _ 현재 교회와 사역의 형편은 어떤가?
답 _ 교회 개척 4년 5개월 정도 지났다. 가족들 5-6명으로 시작했는데, 작년 2018년 10월에 45인승 버스 한 대로 아이들까지 가득 차서 소풍을 갔다 왔다. 여전히 초신자들이 많다. 아이들마저도 대부분 부모님이 교회에 다니지 않는 불신 가정이지만, 교회에서 노는 것이 좋다고 예배하고 논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일 뿐이다.
문 _ 도움의 손길은 어떠한가?
답 _ 무엇보다 하늘창고사역의 후원 동역자들이 귀하다. 매달 최소 150여만 원이 진행 비용인데 그동안 단 한 번도 사역을 쉰 적이 없다. 대부분 소액 후원자들이 비정기적으로 후원해주신다. 올해부터는 교회와 단체의 협력도 늘어서 감사하다. 정기적, 안정적인 후원과 기도의 후원이 함께 하기에 그렇다. 기도의 제목을 문자로 알리면, 금세 그 기도의 현장들에 주님의 역사가 나타남을 많이 경험한다. 그것이 가장 큰 힘이다.
2018년에는 광주극동방송에 하늘품은교회의 주일설교가 방송에 나가기도 했다. 전반기 6개월은 지역에서 섬김을 잘하는 열린벧엘교회(손희선 목사)의 후원으로, 하반기 6개월은 전반기 방송을 들으시던 어느 권사님 한 분이 개인적으로 큰 후원을 주셔서 전파를 탈 수 있었다. 그래서 광주 지역에 복음과 말씀으로도 섬길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 주셨다. 또한 CTS의 “7000미라클 땅끝으로”라는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전국의 시청자들을 통해 큰 격려와 사랑을 받았다. 서울에 살던 할아버지 한 분은 방송이 나오던 바로 그날 버스를 타고 내려와 교회까지 찾아오셔서 교회다운 모습을 보여 줘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다시 올라가기도 했다.
CTS 땅끝으로 프로그램을 통한 후원금과 광주 빛고을광염교회(박이삭 목사)의 소개를 통해 서울광염교회(조현삼 목사)의 후원을 합해, 오래된 건물의 외부와 내부 리모델링을 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지역 기업인 기아자동차의 직장 신우회 모임인 “기아선교회”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말씀을 전할 기회도 주셔서 감사함으로 감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 하늘품은교회와 하늘창고사역을 유심히 보셨던 어느 분이 교회 대문 앞에다가 쇼핑봉투에 편지와 함께 헌금으로 천만 원을 담아서 두고 가기도 하셨다. 버린 봉투로 알고 무려 4-5일이나 방치해두었는데 아무도 가져가지 않기에 그제야 확인했다. 그 시간 동안 하나님이 지켜 주셨음을 믿는다. 편지를 보니 자신의 몸도 좋지 않은 편이지만, 그토록 하고 싶은 일을 하늘품은교회가 하는 것을 보고서 마음에 감동이 되어서 작은 헌금을 드린다면서 익명으로 주셨다. 5만 번 기도응답을 받았다는 조지 뮬러의 경험을 우리도 하게 되어 온 성도들이 감사를 드렸다.
이러한 은혜 중에 확실히 경험한 것은 주님께서 맡기신 일을 잘하든지 못하든지 잘 지키고 견디고 시행해 나간다면, 주님께서 반드시 책임지신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정말 작은 일을 했을 뿐인데, 그것을 주님이 기뻐하시고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하시고, 하늘창고사역도 잘 감당하도록 동역자들을 통해 계속해서 은혜를 베풀어 주신 것이다.
문 _ 기도제목 및 향후 계획과 목표는?
답 _ 모든 성도들이 각자의 삶의 무게와 아픔들이 있어서인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아주 크다. 지금까지 단 한 번의 분열이나 다툼도 없었다. 어떤 형편의 사람, 어떤 질병이나 장애, 상처나 아픔이 있는 사람도 다 보듬어 줄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 특별하게 자랑할 것도 없지만, 지금처럼 서로 사랑하고 아껴 주면서 함께 가는 그런 작은 공동체로 세워져 가면 좋겠다.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세워지길 기도한다. 말씀을 사랑하고 순종하는 교회와 성도가 되기를 원한다.
교회의 전도며 청소도 나와 아내가 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성도들이 모두 하고 있다. 함께 세워 가는 공동체가 되어 가니 감사하다. 다만 현재 지하 예배당이 너무 협소하고 계단도 좁아서 오르내리는 것을 어르신들이 많이 힘들어 하신다. 한 층, 한 공간에 이 모든 것이 가능하기를 위해 기도한다.
열악한 부분도 있지만, 하늘창고사역을 통해 지역의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섬길 수 있기를 원한다. 연약한 자들의 공동체로서 여전히 교회의 자립은 멀고 모든 것이 부족하다. 지금까지 하늘창고사역의 후원금을 교회의 재정으로는 사용하지 않고, 오직 섬기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그래서 하늘창고사역이 현재 26가정인데, 장차 주님께서 더 풍성한 은혜를 주셔서 우리 하늘품은교회가 지역의 100가정을 섬기는 교회가 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 후에는 교회를 분립 개척하여 또 다른 지역에 또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교회, 교회가 교회를 세우는 교회로 자라나길 바란다. 모든 것이 오직 하나님의 열심이자 은혜이니 하나님께만 영광을 올려드린다.
* 하늘품은교회 / 광주광역시 남구 금화로 470번길 2 (062-369-0246) http://www.hapoom.or.kr/
* 박성우 목사 010-2186-1004
* CTS ‘7000미라클 땅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