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부인”(The shadow of The cross) / Rev. Walter J. Chantry
< 조여자 권사, 죽전남포교회 >
우리 교회에서는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경건서적 읽기 기간을 정하였다. 이 기간에 챈트리 목사의 ‘자기 부인’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저자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를 졸업하고, 칼라일에 있는 그레이스 침례교회의 담임목사로 39년 동안 섬겼다. 그는 복음과 여러 주제에 대한 바른 성경적 지식을 전해주는 뛰어난 저술가 중 한 분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진리의 깃발](The Banner of Truth) 잡지의 편집인으로 활동 중이며, 지은 책으로는 {우리 시대의 복음 전도, 무엇이 문제인가}(Today’s Gospel), {자기 부인}(The Shadow of the Cross) 등이 있다. 이 책을 통해 자기 부인과 관련해 다음 몇 가지를 점검하게 되었다.
1. 자기 부인의 원리를 알 수 있었다.
그리스도께 나아가는 자, 즉 신자가 되는 첫 번째 문은 ‘자기 부인’이라는 문이며 이 문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참된 크리스챤이 될 수 없다. 성경(막 8:43)에서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십자가를 지고 나를 쫓을 것이니라”고 주님은 크리스챤이 되는 기본 원리가 자기 부인임을 말씀해 주고 있다.
또 갈라디아서 2장 20절에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신자는 믿는 순간부터 자신은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와 함께 이미 죽은 자로 여기기 때문에 자아나 자기연민, 자기애, 자존심 등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매일의 삶에서 자기 부인이 나타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그 신앙의 진위가 드러난다고 볼 수 있으며 자기 사랑을 뿌리채 뽑아내고 그 자리에 하나님 사랑을 심어야 하며, 따라서 자기애가 줄어 들 때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자아와의 전쟁, 즉 자기 부인의 내적 싸움은 주님께서 사신 삶의 특징인 십자가를 우리도 지고 평생, 날마다, 어디에서나 자기 부인인 십자가를 짊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좁고 험난한 좁은길을 가는 것이다. 십자가는 곧 죽음이며 자기 부인의 실천이다.
2. 자기 부인은 신자들에게 보상을 가져다 준다.
“십자가를 지라”는 복음의 요구는 어쩌면 가혹하게, 크리스챤을 괴롭히려는 것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주님은 십자가를 가혹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셨다. 우리를 위하여 목숨까지 내어 놓으시고 사랑을 보이셨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해롭고 힘든 것을 명령하실 리가 없는 것이다. 그는 십자가 너머에 있는 기쁨, 평안, 복, 영광, 하늘의 상을 아셨기에 우리에게도 십자가를 지라고 명하실 수 있었다. 주님은 우리에게 더 큰 복을 약속하고 계시는데 그것은 내세의 영생이다(막 10:30). 십자가의 고통을 참으시고 승리하신 주님은 지금도 보좌 우편에 앉으셔서 존귀와 영광을 받고 계시며 장차 심판주로 만왕의 왕으로 재림하실 것이다.
“나를 인하여 너희를 욕하고, 핍박하고, 거짓으로 너희를 거스려 모든 악한 말을 할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기뻐하고 즐거워하라. 하늘에서 너희의 상이 큼이라”(마 5:12)고 성경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를 따르는 자에게 하늘의 상을 약속 하고 있다. 주님 나라의 기쁨과 하늘의 상은 십자가와 더불어 찾아온다.
3. 자기 부인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신앙의 유익을 가져다 준다.
1) 참된 자유
그리스도인, 아니 모든 인간은 자유를 추구하는데 이 자유에 대한 절제력을 잃을 때 자유는 방종이 되며 반면 지나친 절제는 자칫 율법주의나 금욕주의에 빠지게 된다. 크리스챤이 자유를 오해하지 않고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되는 것이 ‘자기 부인’이다. 크리스챤의 자유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도구가 되어야 하며 저급한 육신적 탐닉을 가리는 은폐의 수단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
2) 온전한 가정을 세우는 열쇠
가정 문제(자녀문제, 부부갈등, 고부간의 불화 등)의 해결책은 자기 부인이다. 아내가 자기를 부인하고 남편을 섬기며 순종하고, 남편이 사랑하는 몸 된 아내의 행복을 위하여 자기를 부인하고 아량을 베푼다면 사랑의 가정을 세울 수 있고 그들의 자녀들은 부모를 통해서 가정의 참 의미와 사랑을 배우게 될 것이다.
3) 참된 소명 의식의 확인
여기서 목회자는 목사만이 아니고 장로 등 교회의 사역자 모두를 의미한다. 목자는 자신의 유익보다 양들의 유익을 먼저 생각해야 하며 양떼를 위하여 자기를 바치는 것이 목자의 사명이다. 인내와 온유의 태도로 양들을 대해야 하며 겸손과 친절로 모범이 되어야 한다.
또한 물질의 소유에 있어서도 바울 사도의 가르침대로 “더러운 이를 탐하지 아니하고”(딤전 3:8) “맡기운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오직 양무리의 본이 되라”(벧전 5:2). 특히 복음으로 말미암아 사는 자들은 현대인들이 꿈꾸는 물질적 풍요와 호화로운 생활을 포기하고 시들지 아니하는 영광의 면류관을 바라보아야 한다. 목회자들이 주님의 동산을 가꾸는데 가장 필요한 도구는 ‘자기 부인’이다.
4) 기도의 승리 및 참된 기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의 인본주의, 물질 만능주의, 그리고 쾌락주의 등 감당하기 어려운 공격을 피할 수 없는데 우리에게 있어서 강력한 무기는 ‘기도’이다. 사도 바울은 예배소서 6장 13-17절에서 그리스도인의 전신갑주를 소개하고 있다. 진리의 허리띠, 의의 흉배, 평안의 복음의 신, 믿음의 방패, 구원의 투구,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이다.
여기에서 요구되는 것은 무시로 성령 안에서 드리는 기도이다. 기도야말로 크리스챤이 승리를 거둘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 놀라운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아니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주된 원인은 기도의 응답을 받기 위해 요구되는 고통스러운 ‘자기 부인’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기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의 원천인 ‘자기 부인’이라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준엄한 자기 부인을 통해서 철저히 낮아져서 내 자신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이며 하나님께서 함께 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고백으로 하나님의 전능하심, 그분의 무한한 위엄과 능력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볼 때 비로소 올바르고 뜨거운 기도를 드릴 수 있다.
참된 기도는 하나님의 영광을 제일 먼저 구해야 한다. 우리의 뜻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뜻을 구하는 기도만이 그 분을 움직일 수 있다. 주께서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 26:39)라고 기도하셨듯이 “땀방울이 핏 방울 같이”(눅 22:44)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마치는 말
주님은 기도라는 무기를 우리 손에 쥐어 주셨다. 우리는 언제 이 무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될 것인가? 이 세상 것에 마음을 빼앗긴 자는 영적 싸움에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영적 싸움의 승리는 오로지 ‘자기 부인’이라는 진주를 발견한 사람들만 누리는 최고의 선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