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석의 북카페| 하나님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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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석의 북카페

하나님의 뜻

제럴드 L. 싯처, 성서유니온선교회, 2004년, 376쪽

조주석 목사_합신출판부편집실장

“하나님의 주권 안에서 다양한 가능성 찾아야”

입학 시즌이나 결혼 시즌이 되면 우리의 고민은 온통 어디에 가 있는가. 하
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몰라 여기 가서 묻고 저기 가서 묻는 소동이 벌어진
다. 이 학교냐 저 학교냐, 이 남자냐 저 여자냐 어찌할 줄 몰라 한다. 

인생은 늘 선택의 기로에 있어

하나님의 뜻과 관련한 이 두 문제를 빼놓는다면 과연 우리에게 고민거리가 
있기라도 한 것인가. 미래의 중요한 결과로 이어질 오늘의 선택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또 작고 사소해 보이는 날마다의 일들은 어찌 할 것인가.
저자인 제럴드 싯처는 하나님의 뜻 찾기와 관련해서 자신의 두 가지 이야기
를 털어놓는다. 하나는 대학 진학 문제요 다른 하나는 고통의 문제다. 처음
에 그는 의사가 되려고 했으나 결국 목사와 대
학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40
대 시절에 음주 운전자가 고속도로 중앙선을 넘어 자기 가족이 탄 미니밴을 
덮치는 탓에 사랑하는 아내와 모친과 한 자녀를 잃게 된다. 이로 인해 그는 
이전보다 훨씬 더 하나님의 뜻 찾음에 있어서 실제적이고 깊이도 갖추게 된
다.
무슨 말인고 하니 그가 사용했던 이전의 방식은 전통적인 것으로서 그에게
는 더 이상 자신의 삶을 다 그려낼 수 없는 방법으로 확인한 셈이다. 이 방
법에 따르면 하나님의 뜻이란 우리가 따라야 할 미래의 구체적인 길로 이해
된다. 다시 말해 저자처럼 하나님의 뜻이 의사가 될 것인가 다른 뭔가가 될 
것인가 하는 문제로만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저자에 따르면 성경에는 그러
한 하나님의 뜻은 거의 없다. 다만 내일을 염려하지 말고,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현재 알고 있는 하나님의 뜻을 행하라고 명할 뿐이다.
그런데 만약 나에 대한 하나님의 뜻이 늘 미래의 구체적인 길로만 이해된다
면 오늘의 삶에서는 무엇이 경시되겠는가. 날마다 내리는 작고 사소해 보이
는 결정 대신 중요하게 보이는 미래의 결정에 훨씬 더 집중하고 말 것이다. 
내가 의사가 되느냐 아니면 목
사가 되느냐로 말이다. 
그뿐 아니다. 하나님에 대한 나의 지식도 부정적일 수 있다. 하나님은 어떤 
이유로든 당신의 뜻을 숨겨두고 그것을 우리로 찾게 하는 존재로 내몰릴 수 
있다. 그래서 시련이 닥치면 그 원인을, 한때 저자가 그랬듯이 하나님께 전
가하고 하나님을 원망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하면 자신이 해야 할 일도 놓
칠 수 있다. 나아가 앞날에 대한 집착 때문에 통제할 수 없는 미래를 자신 
힘으로 통제하겠다고 덤비게 된다. 물론 도전은 가능하나 통제는 불가능할 
뿐이다.
지은이는 의사가 되려 했으나 목사가 되는 다른 길로 들어섬으로써 미래에 
대한 자신의 지나친 집착을 버릴 수 있었다. 다시 말해 다른 길이 열려 있다
는 것을 발견하고 자유를 누리게 된다. 또 자신의 잘못으로 인한 하나님의 
징계가 아닐지라도 하나님의 신비를 인정하고 그에게 닥친 고통을 참아낼 
수 있었다. 이리하여 구원의 삶에 대한 그의 이해의 폭은 더 넓혀진다. 하나
님께서 인간에게 부여하신 참된 자유가 신장되고 더 확대될 수 있었다.
그러면 지은이가 우리에게 권하는 자기 경영의 원리란 무엇인가. 하나님 나
라와 그의 의를 추구하라는 
것이다. 이것의 장점은 신자의 미래가 기계론적
이나 결정론적으로 이해되지 아니하고 인격적으로 관계적으로 이해된다는 사
실이다. 새 사람의 인격 활동이 자유롭게 발휘될 수 있도록 하나님의 주권 
아래서 우리의 선택이 존중되고 또 그것을 우리로 책임지게 하신다. 
이런 차원에서 성찰해 볼 때 신학이란 설명의 학문이 아니라 해석의 학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설명이란 자연의 이치를 찾아내어 서술하는 방식이요 
해석이란 인과법칙으로 다 설명이 되지 아니하는 ‘의미를 이해’하는 방식
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주권 아래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인간에게 부여되
었다고 전제하는 신학은 우리의 선택을 존중하고 또 그것을 우리로 책임지
게 한다.
오늘날 일반 서점은 말할 것 없고 기독교 서점에서조차 자기 경영서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현실 속에서 참다운 기독교적인 자기 경영을 말할 
수 없는 것인가. 자기의 행복과 성공만을 자기 경영의 최고 가치로 여기는 
그런 기독교 서적들이란, 내 보기에 사이비에 가깝고 아류로 보인다. 

무한한 가능성 찾을 수 있어

제럴드 싯처의 ‘하나님의 뜻’은 타의 추종을 불
허할 기독교적인 자기 경영
서라고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