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함을 통해 강해져라”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크리스천 투데이”에 실린 신년대담 내용의 일부를 여기 요약하여 실립니
다.
“지난해 한국교회의 정치, 사회 참여는 바람직했지만 너무 정치화 됐고 세력
화를 지향했다고 봅니다. 우리 신앙의 길이 선배들과 멀어진 것 같아요. 길선
주 목사, 주기철 목사, 손양원 목사, 한경직 목사 등 신앙의 선배들의 삶을
요약하면 철저한 회개, 헌신, 용서와 사랑이었습니다. 나와 한국교회를 돌아
볼 때 순교적인 삶보다도 현세와 생에 대한 애착이 많았습니다. 신앙의 선배
들의 회개와 사랑 실천의 삶과 죽음을 본받는 것이 올해 저의 소원입니다.”
“한기총 시청 앞 집회의 주제인 북핵이나 인권 같은 주제는 기독교가 내세
울 서너 번째 주제이지 첫 번째 주제는 아닙니다. 지금은 정치적인 구호가 부
끄러운 때입니다. 복음이 먼저 이고 정치, 사회 참여는 그 다음입니다. 그리
고 과시적인 세력화도 문제입니다. 기독교는 약함의 종교이고 순교의 종교입
니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도 과거 박정희, 전두환 독재 당시 성명을 발표하
고 항의했지만 거리에 나가 세력화해서 투쟁하지는 않았습니다.”
“기독교는 옳고 그름을 내세우고 진리의 칼을 휘두르는 종교가 아닙니다. 그
건 무슬림이나 공산권이 하는 방식이고 기독교는 원수까지도 사랑해 굴복시키
는 종교입니다. 2000년 역사에 나타난 기독교는 진리의 구호를 외치고 칼을
휘두르는 대신 바보들처럼 순교했습니다. 기독교는 힘과 칼로 정복하는 종교
가 아니고 손양원 목사와 같이 사랑으로 그리고 죽음으로 굴복시키는 종교입
니다. 복음의 본질은 약함을 통해 강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본래 기독교 역
사가 지녔던 비밀인데 요즘 약함이 아닌 강함으로 교회들이 나가고 있습니
다.”
“대형화 추세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적인 방법으로 대형화를 추구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입니다. 대기업, 대형 매장이 모든 상권을 잡아먹는 못
된 자본주의를 본받지 말아야 합니다. 최근 대형교회들이 어떤 모임을 시도한
다는 소식이 있는데 이것은 매우 위태로운 발상이라 봅니다. 이것은 또 ‘하
나의 세력화’로 중소형 교회에 피해를 줄
것입니다.”
“예배의 요소는 첫 번째가 회개이고 두 번째가 말씀을 받아먹음으로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것이고 세 번째가 우리의 삶을 하나님께 다시 돌려드리는 헌신
이고 이웃에게 나누어주는 선행과 봉사입니다. 즉 회개, 기도, 말씀, 찬양의
감격을 가지고 소외된 자에게 사랑의 손길을 펴는 것이 참된 예배입니다.”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은 인위적으로 이루어진 부흥도 아니었고 감정적 흥
분으로 된 부흥도 아니었습니다. 처절한 회개로 시작한 부흥이었고 이곳 저곳
에서 도둑질한 것을 몇 배로 갚아주는 삶의 변화가 일어난 부흥이었습니다.
2007년 부흥운동을 준비하는 곳에는 분명한 회개가 일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부흥의 은혜를 쏟아 부으실 만한 제물들이 준비돼야 할 것입니
다.”
“보수와 진보는 둘 다 필요합니다. 본인도 예전에 보수 인사로 진보를 무척
싫어하고 비판했습니다. 때문에 강원용 목사, 박종화 목사 등을 많이 비판했
으나 이제는 오히려 가깝습니다. 진보와 보수가 함께 서로 역할분담을 한다
면 얼마든지 같이 앉아서 기분 좋게 협력할 수 있습니다.”
“새해에는, 최성규 목사님이 지적한대로
, 정직한 삶이 있고 화해가 이루어지
는 한해가 되기 바랍니다. 덧붙이자면 전 다음과 같은 새해의 소원을 갖게 되
었습니다.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예수님의 마음과 생각과 가슴과 눈물을 지
니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제물 되는 삶을 살게 하시고 제물 되는 죽음을 죽
게 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