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차지하실 자리는?”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지난 6월 18일 국가조찬기도회의 초청을 받아 “나라와 민족을 위한 지도자 기
도회”에서 “하나님이 차지하실 자리는?”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일이 있
습니다. 그런데 11월 마지막 주간에 정근모 회장으로부터 예쁜 감사패를 받
은 일이 있습니다. “…에서 귀하고 은혜로운 설교말씀 ‘하나님이 차지하실
자리는’(삼상 2:6; 사 31:1-3)으로 큰 감동을 주셨기에 깊이 감사드리며 그
뜻을 이 패에 새겨드립니다”라는 글을 보내주어서 황송한 마음으로 받았습니
다. 교회와 나라를 위해서 기도하는 정근모 회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그
때 전한 말씀을 다시 생각하며 그 내용을 여기 요약해서 옮겨봅니다.
성 어거스틴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면 비관주의자가 되고 하
늘과 하나님을 바라보면 낙관주의자가 된다.’ 예일 대학교의 펠리칸 교수도
같은 말을 했습니다. ’기독교의 핵심은 사람에 대한 비관주의와 하나
님에 대
한 낙관주의이다.’ 오늘 아침 우리들이 눈을 들어 하늘과 하나님을 바라보
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아침 감히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오늘날 한국교회를 바라보면서 아쉬
운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과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솔직
히 말씀 드려서 하나님을 믿는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이 우리들이 범한 영적
및 도덕적 죄악 위에 임할 하나님의 진노를 두려워하는 것보다는 북한의 핵
위협에 떨고 있고 미국의 힘을 하나님의 힘처럼 전적으로 의지하려는 모습에
허탈감을 느낍니다.
감히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북한이 너무 크게 보이고, 미국이
너무 크게 보여서 하나님이 차지하실 자리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심판하
실 분은 하나님 자신이신데 마치 북한의 핵이라고 생각하고, 도우실 분은 하
나님 자신이신데 마치 미국의 군사적 힘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하나님 앞에
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물론 저는 북한의 핵을 묵인하고 인권 탄압
을 묵인하자는 말이나 반미를 하자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북에 대해 강, 온
정책을 구사하며 북을 설득해서 핵을 포기하도록 하여
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신앙적인 관점에서 말씀드리면 주님의 초림과 재림을 믿고 주님을 사모하고
사랑하는 성도들에게는 정치적인 위기도 없고, 경제적인 위기도 없고, 군사적
인 위기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직 영적인 위기와 도덕적인 위기가 있을 뿐
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지녀야 할 위기감은 우리가 범
한 영적 및 도덕적 죄악 위에 임할 하나님의 진노에 대한 위기감이어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회개하면서 하나님만을 바라보아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 기도의 여인 한나의 기도와 위대한 선지자 이사야의 훈계의 말씀
에 귀를 기울이기를 바랍니다. 기도의 여인 한나는 이렇게 기도하며 그의 신
앙을 고백했습니다. “여호와는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시며…”(삼상
2:6). 한나는 이스라엘이 블레셋의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을
죽게 하고 망하게 하는 것은 블레셋이 아니라 하나님이라고 고백했습니다. 한
나는 이스라엘이 이웃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이스라엘을 살리시
고 구원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위대한 선지자 이사야는 이렇게 훈계했습니다. “도움을 구하러 애굽으로 내려
가는 자들은 화 있을찐저…”(사 31:1-3). 이사야는 그 당시 이스라엘을 도
울 수 있는 우방 동맹이 애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애굽을 의지하지 말라고 훈
계했고, 가장 적대적인 위험 세력이 앗수르였음에도 불구하고 앗수르를 두려
워하지 말라고 훈계했습니다. “앗수르 사람이 너를 칠지라도 그를 두려워 말
라”(사10:24; 사 37:6).
이사야는 오늘의 한국교회를 향하여 이렇게 말씀할 것이라고 생각해봅니
다. “앗수르와 같은 북한을 두려워하지 말라. 애굽과 같은 동맹 우방인 미국
도 하나님처럼 의지하지 말라. 오직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자를 앙모하며 여호
와 하나님을 구하라.”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약화시키자는 말은 결코 아닙니
다. 다만 하나님이 차지하실 자리를 만들어 드리자는 말입니다. 심판하실 분
도 구원하실 분도 하나님이심을 인정하고, 역사의 주관자는 열국이 아니라 하
나님 자신이심을 분명하게 인정하고 고백하자는 것입니다. 특히 나라와 민족
을 위해서 기도하는 사람들만이라도 그렇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역사의
종
말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한국교회가 역사의 종말을 준비할 수 있도록
기도하자는 것입니다.
오늘 한국교회의 문제점의 하나는 종말 신앙을 상실한 것이라고 김삼환 목사
님이 지적했습니다. 우리들이 범한 영적 및 도덕적 타락의 죄와 함께 세상 정
치와 경제와 군사 문제에 너무 사로잡혀 있는 우리들의 죄를 회개하고, 하나
님을 바라보고 의지하면서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의 ‘회개의 제사’를 함께
드리기를 소원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땅을 긍휼히 여기시고 이 땅을 치료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