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하면 생각나는 것?
문민규 목사_반석교회
얼마 전 신문에서 어느 목사님이 자살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은행에서 대출
을 받아 예배당을 신축했지만 빚을 갚지 못해 심한 우울증에 시달려오다 처지
를 비관해 자살했다는 것이다.
교인들에게 ‘교회’하면 무엇이 먼저 연상되는가 하고 물었더니 대다수의 대
답이 ‘예배당’이 떠오른다고 한다. 그래도 ‘교회’하면 택한 자를 구원하
기 위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가 연상되고, 성도들이 연상되고, 그
만은 못하더라도 모여 예배하는 것이 연상된다는 교인들이 얼마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예배당 건축 부채로 자살 충격적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교회들의 주보를 보면 대체로 1면을 예배당 건물
이 차지하고 있다. 교회가 설립되어 작은 공간을 임대한 교회의 주보에는 그
교회가 건축할 예배당 모형도가 있고, 교인이 많이 모이는 교회로서 예배당
을 건축한 교회 주보에는 이미 건축한 예배당 건물
사진이 자리하고 있다.
교회지도자들은 교회를 외적으로 성장시키는 것 또한 하나님의 뜻이라 여기
고 있다. 따라서 임대한 교회의 지도자들도 교인을 독려하며 더 열심히 전도
를 한다. 그런데 전도 받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기로 작정한 사람들이
임대 교회에 등록하지 않고, 예배당이 건축된 교회에 가서 등록을 한다는 것
이다. 또한 그 지역에 새로 이사 온 신자들도 역시 그렇다는 것이다. 어떤 신
자는 임대 교회에 등록하는 것이 부담이 된다고도 한다. 전도 받은 사람이 임
대 교회에 등록을 하건, 큰 예배당이 있는 교회에 가서 등록을 하건 예수 그
리스도를 믿고 구원받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에 대하여 함께 기뻐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하나님의 뜻은 택한 자에 대한 구원에 있지 다른 것을 세우는데(예배당 포
함) 있지 않다. 예배당은 단지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 건축될 뿐이다. 신자들
이 많아지면 함께 예배하기 위해 좀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교인들의 모임에는 거룩성 즉 구별성이 따르지만 그 건물 자체에는 어떤 거룩
성도 없다. 이런 내용은 우리가 이미 다 아는 사실이 아닌가.
교회는 성도들의 거룩한 모임
교인이 많아질 때 그에 맞는 예배하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소박한 바램을 누
가 뭐라 하겠는가. 그러나 교회 성장이라는 대 명제 앞에 많은 교회지도자들
이 예배당 건축 문제로 인해 고민하고 힘들어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복음
을 주시고, 자유함을 주셨는데 우리는 우리의 필요인 예배당 건축문제로 인
해 스스로 자유를 박탈당한 채 그 문제에 묶여 힘들어하는 현실은 매우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도 바울의 증거를 들은 아그립바는 “나를 권하여 그리스도인이 되게 하는
도다” 하였고, 안디옥 교회는 제자된 큰 무리들로 인하여 그 지역 사람들로
부터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았다. 그리고 사도 베드로는 “그리스도인으
로 고난 받은즉 부끄러워 말라”고 위로하였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비유를 통
해 말씀하신 하나님 나라는 드러난 형태보다는 가리워진 하나님 나라를 말씀
하셨는데, 교회지도자는 예배당을 성전이라 하며 하나님 나라를 보이려는 우
를 범하고 있지는 않는지….
먼저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개혁이란 이미 드러난 성경말씀을 신자들로 하여금 잘 볼 수 있게 하는 것으
로, 하나님의 본의를 선명하게 드러나게 하여 주님을 잘 믿도록 하는 것인
데, 우리는 오히려 하나님의 본의를 가리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아야 하지
않을까.
어느 목사님의 예배당 건축으로 인한 죽음을 바라보면서 목사들은 물론 일반
신자들도 ‘교회’하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 그리스도가 생각나고, 그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생각나는 그런 신자들, 그런 교회들
로 세워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