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리가 교회에서도!
나종천 목사(한사랑교회, 본보 편집위원)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시장경제원리에 교회가 깊숙이 들어와 있다. 좋은 프로
그램, 좋은 제품을 시장에 내어놓고 시장으로 하여금 선택하도록 한다. 시장
경제원리에 길들여진 사람들은 그대로 교회를 선택한다. 그것이 가져온 결과
는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이다. 부자 교회는 돈과 자원이 있어 소위 실력 있
고 좋은 교역자를 모셔오고 그 좋은 교역자로 인하여 그 교회는 사람들이 더
많이 모여 소위 부흥이 되다고 한다. 가난한 교회는 재정도, 모든 재원도 부
족하여 소위 실력도 없고 이곳 저곳 수소문하여 올 수 있는 사람(사택도 본인
이 준비해야 하고, 봉급은 겨우)을 찾아 모시니 교회는 부흥도 안되고 점점
힘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현상은 계속 반목될 것이고 머지 않아 미 자
립교회는 대부분 문을 닫게 될 것이다. 힘들고 문을 닫아 가는 교회들을 바라
보면서 그곳 교역자는 실력도 없고, 무능하고, 열정도 없어서 그 교회가 그
모양이 되었다고 일반적으
로 시장원리에 의해 생각들하고 있다. 그런 현실에
처해있는 교역자는 밖에 나가기를 싫어하여 교단의 어떤 모임이든 행사든 그
분들의 얼굴을 보기가 어렵다. 결국 그분들은 대인 기피증의 환자!
가 되고 말 것이다.
이런 교회의 현실을 예수님께서 바라보시고 어떻게 말씀하실까?
눅51-53; 3:4-6; 시 68:4; 사 40:3-5: 49:11의 말씀에 교회가 겸손하게 귀를
귀울여야 할 때이다. 여기서 가난한 자는 부자가 되어야하고 부자는 가난한
자가 되아야 한다는 말인가? 아니다. 지배자는 피지배자가 되고 피지배자는
지배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인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사람과 사람 사이
의 ‘평등’을 강조하려는 것이 그 궁극적인 목적이다. 이 점이 분명하게 인식
되어야 할 것이다. 성경이 우리에게 말한 것은 있는 자들에 대한 고정관념과
비천한자들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권세 있는 자들은 사람 자
체가 고귀하다는 통념, 비천한 자들은 사람 자체가 형편없을 것이라는 통념에
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마리아, 세례 요한, 이사야를 통해서 주신 말씀 “높
은 산은 낮아지고 낮은 골짜기들은 높아지리라,” 즉 ‘평
지’를 만드는데 그 목
적이 있다. 한쪽이 다소 깍이고 다른 한쪽이 다소 돋우어져 그둘이 합쳐서 평
지가 되는 것이 그 최종 목표라는 것이다. 높은 산들은 그 높음이 주는 혜택
에 집착한 채 한치도 낮아지려 하지 않는 한, 또는 낮은 골짜기들이 그 낮음
이 주는 절망 속에서 파묻혀 자포자기하는 한,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은 아무
런 기쁨도 주지 못할 것이다.
파스칼이 즐겨 사용했던 방법중 하나가 “피레네 산맥이 이쪽의 진리가 저쪽에
서는 오류가 되고있다”는 것이다. 인류 역사상 수많은 위대한 사상적 대가들
이 고정관념 때문에 놓치는 허다한 경우를 지적해 놓았다. 아니, 위대한 그들
이 지적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지적했기 때문에 위대해 졌을 것이다. 개혁
의 긍지와 자부를 가지고 있는 우리 개혁교회와 성도들은 이런 지각을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