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에 대한 맹세 유감
최근 국기(國旗)에 대한 맹세문이 바뀌었다. 이 맹세는 현재 법으로 제정되
어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원래는 1968년 충남 교육청에서 교육감이 각급학
교에서 사용하도록 권장하던 것을 1972년 유신정권 시절 문교부가 전국 학교
에서 시행하도록 하였다. 그러다가 1984년 대한민국 국기법 시행령의 제정으
로 전국적으로 시행되어 오다가 금번 새로운 맹세문으로 대체하여 사용하게
되었다.
당초 맹세문은 “나는 자랑스런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 였는데 이것
이 변경되어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합니다.”라고 바꾸었다
고 한다.
“자랑스런”을 “자랑스러운”으로, “조국과 민족의” 부분을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로, 그리고 “몸과 마음을 바쳐”를 빼는 것으로 변경
한 것이다.
그러나 이 문구를 자세히 살펴보
면 분명 맹세하는 것은 사람이고 맹세를 받
는 대상은 국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국기가 무엇인가? 국기는 국가의 상징이고 심벌이다. 국기는 한 국가를 상징
하고 대표하기 위해 그 나라의 표지로 정한 것이다. 각 나라 국기의 색과 도
안은 그 나라의 역사, 전통, 문화, 종교 등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고유한 기
원과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국기가 사람들에게 맹세를 받는 대상이 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국기 자체가 인격을 갖고 있지 않고 맹세를 받을 만한 신성을 갖고
있지도 않기에 국기에 대한 맹세는 우상 숭배적 요소가 분명한 심각한 문제
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와 우리 교단이 이에 대해 아무
런 의견 표시 없이 지나는 것은 불의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국
기에 대한 맹세는 우상 숭배적 요소가 분명하므로 이를 폐지하거나 우상숭
배 요소가 없는 문구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