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교회의 권위를 훼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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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교회의 권위를 훼손하는가?

송영찬 국장

존귀하신 그리스도의 종인 사도들이 전한 복음보다 더 고상한 사상을 가졌다
고 주장하는 일단의 무리들이 고린도 교회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
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주장과 사상들을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주장하였
다. 바울은 자신들을 소위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들’이라고 주장하는 이 무
리에게 심각한 위기 의식을 느꼈다.

바울과 베드로와 아볼로는 최소한 동일한 그리스도와 동일한 복음을 전하였
다. 반면에 그리스도에게 속했다고 주장하는 무리들은 바울이나 베드로나 아
볼로가 전한 것과는 다른 예수, 다른 성령, 다른 복음을 전하고 있었던 것이
다. 그들은 상당히 강압적으로 권위를 부리고 있었지만 바울처럼 그리스도
를 위하여 고난 당하거나 열심히 복음 사역을 위해 수고하지 않았다. 그들
은 자칭 그리스도의 일꾼들이었지만 바울은 그들을 거짓 사도들이며, 속이
는 일꾼들이며, 자기를 그리스도의 사도로 가장하는 자들이며, 
사탄의 일꾼
들이라고 지적하였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들은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특별한 지식을 받았으
며 그 이전의 모든 계시의 권위, 즉 구약과 사도들의 권위로부터 해방되었다
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이전의 모든 표준들과 모든 도덕적 의무 사항
들이 폐기되었고 모든 금기 사항들이 무의미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들
은 모든 것이 ‘내게 가하다’고 하는 자랑스런 논리를 주장했다. 마치 오늘날
의 이단, 사이비 교주들이 안하무인과 같은 주장을 펴는 것과 다를 바 없었
다.

이 무리들이 반율법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고린도 교회에서 행하던 주의 성찬
이 잔치와 주연의 자리로 바뀌고 말았다. 그들은 ‘새로운 지식’을 자랑하면
서 성령의 은사들을 앞세우며 자신들을 높이는데 현혹되어 있었다. 더 심각
한 것은 육체를 무시하고 육체의 부활도 거부했다. 그들은 장차 성도가 하나
님 나라에서 수행하게 될 왕 노릇을 이미 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정도로 
자신의 권위를 내세운 그들은 바울의 사도권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시하고 바
울 사도의 권위조차 부인하기에 이르렀다.

이 거짓 무리들의 
영향으로 고린도 교회는 일대 혼란이 가중되었다. 어떤 이
는 계모와 함께 살았고 어떤 이들은 새로이 얻은 자유라고 주장하며 창녀들
과 어울렸다. 이 사람들은 순결을 요구하는 율법은 부정한 음식에 관한 율법
과 같이 폐지되었다고 주장했다. 또 어떤 이들은 신성한 혼인을 신앙 생활
에 방해된다고 여기거나 자유롭게 이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린도 교회의 혼란이 지속되면서 고린도 교회는 자체적으로 정화하는 능력까
지 상실되고 말았다. 심지어 교회원들 사이의 이해 관계를 따지기 위해 이교
도 법정에 고발을 하였다. 일부 여성들은 예수님이나 사도들이 부여하지 않
은 가르치는 권세를 스스로 취하고 있었다. 

이와는 달리 소수이기는 하지만 극단적인 자유를 부르짖는 사람들에 대한 반
작용으로 고린도 교회에는 금욕주의자들도 등장했다. 이들은 혼인을 피하고 
엄격한 금욕을 행하는 것을 가장 지혜로운 처신으로 여겼다. 일부 사람들은 
우상에게 제물로 드려진 고기가 자기 앞에 나올 때는 주의 깊게 조사하고 의
심이 들면 먹지 않을 정도로 소극적으로 대처하기도 했다. 

벌써 주후 1세기 시대에 고린도 교회는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교회 안에
서 발생될 수 있는 온갖 부정적인 모습을 다 가지고 있었다. 한마디로 고린
도 교회는 총체적인 무질서 속에 빠지고 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
은 고린도 교회를 향해 “고린도에 있는 하나님의 교회 곧 그리스도 예수 안
에서 거룩하여지고 성도라 부르심을 입은 자들과 또 각처에서 우리의 주 곧 
저희와 우리의 주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모든 자들”(고전 
1:2)이라고 부르고 있다. 더 나아가 바울은 그들을 향해 “하나님 우리 아버
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 좇아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고전 1:3)
는 축복도 마다하지 않는다.

얼른 생각하면 고린도 교회를 향해 분노를 표시해도 무방할 상황에서 바울은 
너무나 신사적으로 교회의 하나됨과 거룩함을 제시하는 것으로 그의 인사말
을 대신하고 있다. 이것은 고린도 교회가 아무리 부패했다 할지라도 세상보
다도 고결한 하나님의 교회라는 점을 바울이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바울은 교회가 궁극적으로 완성될 하나님 나라를 예표한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이권이 침해되고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극단적인 태
도를 보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고린도 교회에 대한 바울의 태도
는 커다란 귀감이 아닐 수 없다. 무조건 먼저 들춰내고 비판하기보다는 바울
과 같이 하나님의 권위 앞에서 자신을 복종시키고 인내와 사랑으로 교회의 권
위를 인정할 줄 아는 모습이 진정 기독인의 정당한 자세가 아니겠는가? 이것
이 우리 자신을 앞세우기보다 하나님의 통치를 따르는 천국 백성의 모습인 것
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통치 기관이다. 하나님의 교회를 내가 혹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아무도 하나님의 통치 기관인 교회의 권
위를 거역하거나 훼손할 위치에 서 있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