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와 ‘국민의 정부’가 명심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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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와 ‘국민의 정부’가 명심해야 할 것

송영찬 국장 

바울 사도는 “만물이 그에게서 창조되되 하늘과 땅에서 보이는 것들과 보이
지 않는 것들과 혹은 보좌들이나 주관들이나 정사들이나 권세들이나 만물이 
다 그로 말미암아 그를 위하여 창조되었”(골 1:16)다고 일찍이 가르쳤다. 그
래서 바울 사도는 권세 잡은 자들에게 순종하라고 말했던 것이다(딛 3:1). 이
러한 가르침을 근거로 우리 한국 교회와 성도들은 남달리 국가를 위하여 염려
하였고 어려운 때마다 밤을 지새우며 기도하였던 것이다. 일제 치하에서도 교
회는 민족의 해방을 위해 앞장섰고, 6.25때에는 공산주의자들을 상대로 피흘
리는 것도 불사하지 않았었다. 이것은 우리 교회와 성도들이 나라와 민족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다.

해방 이후 교회는 정교분리(政敎分離) 정책을 표방하고 있어 마치 교회가 정
치나 국가의 현안에 입을 다물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누구보다도 나라를 사랑하
는 성도들이 많은 교회였음에도 불과하고 정치권에 
관심을 표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회가 벙어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잘
못된 선입견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우리나라가 민주화 운동으로 열병을 앓고 
있을 때 교회가 한 것은 고작 기도뿐이었다고 혹평한다. 그러나 이 세상을 통
치하시는 분이 살아계신 하나님이심을 고백하는 교회가 가장 적극적으로 애국
애족을 실행하는 것은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임을 새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
다.

현금의 정치적 상황을 돌아 볼 때도 어느 때보다 교회의 기도가 절실하다는 
것은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으로 세계는 바야흐
로 또 다른 대규모 전쟁에 휩싸일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빠져 있다. 또한 이 
전쟁으로 세계 경제의 불황으로 허덕이는 지구촌이 더 큰 어려움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무성하다. 더욱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한국의 정치 현실
조차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민들의 마음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고 이룩한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과 남북 정
상 회담은 우리나라 
헌정사에 한 장을 기록할 만큼 기념할 일이었다. 특히 민
주화 운동의 투사라고 불리던 김 대통령의 인동초와 같은 삶은 우리 국민들
의 가슴에 오래 기억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IMF라는 국가적 환란기에 책임을 
맡아 원만하게 국정을 운영해 온 것 역시 박수를 받을 만 하다. 그러나 국정 
운영 후반에 접어들면서 나타나고 있는 거듭된 난맥상은 국민의 정부가 초창
기에 내세웠던 ‘개혁’의 이념을 스스로 무디게 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
다.

국민의 정부는 제2의 건국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시작했다. 당시는 어려
운 IMF 상황에서 온 국민의 총체적인 협력을 필요로 했던 시절이었다. 그리
고 국민들 역시 십시일반(十匙一飯) 협력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구조
조정 과정에서 나타난 집단 이기주의와 국민들의 여론을 뒤로하고 무리한 통
합의료보험 실시에 따른 불만 등이 어루러져 국민의 정부가 추구하던 개혁 이
념조차 희석되고 말았다. 

여소야대(與小野大)라는 정치적 구도 역시 큰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자
민련과의 연합은 소신 있는 각료 인사의 제한이라는 부작용을 나았고 국민의 
정부 역시 옛 정치의 연
장선상에 서 있는 것 같은 혼란이 더해졌다. 또한 대
우 사태를 비롯한 재벌들의 부실과 개혁 문제 및 언론 개혁 문제 등 산적한 
현안들은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심적 공허 상태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러한 
불안 가운데 최근 불거진 이용호 G&G 회장 사건과 더불어 안정남 건설교통부 
장관 형제들의 의혹은 국정 후반기에 흔히 나타나는 권력 누수 현상이 아닌
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이미 여권 내부에서도 지적된 것처럼 ‘개혁’이라는 말만 들어도 고개를 돌
린다 할 정도로 개혁에 대한 소신이나 성취 의욕이 상실된 상태에서 계속 불
거진 의혹들은 ‘그 정권이 그 정권이다’고 하는 국민들의 허탈감으로 인하
여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가져오게 하였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우리나라
의 정치권은 예전과 다를 바 없는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장으로 낙인찍히고 
결국 국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말 것이다.

국민의 정부는 이 사실을 직시하고 심기일전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다시 정권
을 시작한다는 최초 마음 자세를 가지고 속히 민심을 바로 읽어야 한다. 그러
기 위해선 국민과의 대화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고 있
는가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귀를 열어야 한다. 지금의 정부를 보면 신문
이나 방송 등 여론에 전혀 귀를 기울이는 것 같지 않다. 예부터 민심(民心)
은 천심(天心)이라 하지 않았는가?

더불어 교회들 역시 국가적 어려움에 대하여 관망만 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경제의 호황에 따른 혜택을 가장 많이 누렸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80년대 이후 대형교회의 출현은 이러한 경제 호황으로 가능했던 것이
다. 그러나 이제는 경제 불황에 다들 힘들어하고 있다. 이렇게 국가적으로 어
려운 때에 여전히 대형교회 지향적인 성장에만 교회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결코 나라와 민족에 대한 정당한 자세가 아닐 것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공의와 공평이 구현되는 나라이다. 이것은 모든 백성이 하나
님 앞에서 동등한 권리와 책임을 지는 것으로 가능해진다. 한국 교회 성도가 
우리 국민의 총수인 1/4수준인 1천만명이 넘는다는 사실은 교회가 공의와 공
평을 추구할 때 그만큼 우리나라가 정의와 공평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교회는 이 사실을 직시하고 먼저 교회에서부터 하나님의 통치가 

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자세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염
려하고 기도할 때 그에 합당한 열매가 맺히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