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세미나 다녀와서
연약함 속에서 얻은 은혜
충청노회 충주의료원 김득경 사모
남편이 웬일로 제주도엘 보내주겠단다. 무슨 일인가 하고 알아보았더니, 이
번 사모세미나를 제주도에서 여는 것이었다. 신청비는 저렴했고, 나도 휴식
이 필요했기에 냉큼 신청했다. 그러나 신청 후 개혁신보를 보니 세미나 개최
에 예상보다 많은 참석자가 몰려들어 예산 비용을 초과했단다. 세미나를 위
해 모두들 금식기도를 하고 있다는 글귀를 보며 가슴이 뭉클해 옴을 느꼈
다. 앞으로는 우리 교단을 위해 더욱 관심을 가지고 중보기도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가슴 뭉클한 첫 느낌
부푼 마음으로 공항에 도착하니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인사를 나누며 보
니 권학도 목사님의 자제들이 셋이나 따라왔다. 나도 오남매나 되는 자식들
의 엄마인지라 자식들을 많이 데리고 다니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 줄 알
고 있다. 전에 삼남매를 데리고 제주도에 간 기억을 떠올려보면, 아이들 때
문에 고생하고 있을 때 선뜻 나서는 도움의 손길이 없어 야속했었다. 그래
서 나는 세미나 기간 동안 일곱째 은혜의 위탁모가 되기로 사모님과 약속했
다.
세미나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모두들 모이기는 했지만, 막상 제주도에 간다
고 생각하니 즐거운 여행이라는 생각에 자꾸만 바람이 든다. 하지만 첫 시간
에 박영선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며 ‘아, 난 지금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구
나’라는 생각이 들며 조금은 들떴던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목사님의 말
씀에 은혜도 받고 공감도 하면서 나의 신앙노선을 점검하는 좋은 계기가 되
었다.
세미나에 참석하는 실감 느껴
또한 시간 시간이 지나가며 강사님들의 말씀에 은혜가 더욱 더 더해져갔다.
개개인마다의 받은 은혜는 다 다르겠지만, 사람으로는 할 수 없다는 나의 연
약함을 아뢰면서 나아가니 나에게 주님의 은혜를 더욱 더 뜨겁게 사모하는
눈물을 주시기도 했다.
세미나의 하이라이트는 찬양발표회였다. 이 무대를 장식하기 위해 우리는 수
면의 시간을 연습과 맞바꾸었다. 서투르지만 열정에 열정을 쏟는 사모님들
의 모습을 보며 감동을 느끼고, 점점 연습을 거듭할수록 나아지는 모습들에
환호했다.
밤잠 반납하고 연습하기도
물론 연습 후에도 바로 잠들 수 없었던 우리들은 이런저런 수다를 한보따리
씩 풀어놓았다. 힘들었던 얘기들이며 우스운 얘기들…. 이곳에 오니 직접 차
려먹지 않아도 제때 밥을 주니 좋다는 얘기에 공감하는 웃음들이 터져 나오
기도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찬양발표회 시간. 우리는 겨우 삼일을 연습하고
도 멋진 무대를 선보였고 우수상을 거머쥐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그런데 사
모님들의 무대는 정말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었다. 요즘 젊은 아이들처럼 백
댄서에 리드싱어에 구색이란 구색은 다 갖추고서는 신나게 노는 사모님들도
있었다.
그런 사모님들의 모습을 보며 다들 이구동성으로 ‘요즘 합신 사모님들이 어
떻게 되려고…’라는 말들을 하기도 했다. 보수적이기로 소문난 우리 교단이
었기에 나는 신선한 충격과 함께 한편으로는 합신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엿보기도 했다.
보수 교단 사모님을 걱정되네요!?
어느덧 훌쩍 시간이 지나 헤어짐의 순간이 다가왔다. 중요한 것은 삶에의 적
용이다. 아쉬운 얼굴들을 뒤로하며, 마음속으로 여러 가지 다짐들을 했다.
모든 것이 나의 의지처럼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강행군이었지
만 삼박 사일의 휴식 속에서 주신 은혜와 나의 연약함을 알게 해 주신 주님
께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