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뜻에 담긴 부요함 누려야”
박영선 교수 은퇴 기념 고별 강연
“보수주의는 하나님만이 주도권과 능력을 행사하시며 그 안에서 자신의 성품을 나타내신다는 사실을 가장 중요한 신학 원리로 고백하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고, 내일 실패할 것을 두려워하면서 오늘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초장기인 1983년부터 강의를 시작, 2013년 마지막 학기, 마지막 강의 시간까지 31년동안 탁월한 교수이자, 든든한 후원자로 합신과 함께 한 박영선 교수(남포교회 담임)가 11월 29일(금) 오후 1시 교수직을 은퇴하고 고별 강연을 했다.
이날 박 목사의 고별 강연에는 남포교회 당회원들과 권사, 남포교회를 거쳐간 교역자, 동문과 제자 등 250여 명이 모였다.
행사를 주관한 합신 설교학 파트에서는 당초 예상인원을 100명으로 잡고 합신 세미나실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예상 인원보다 많이 몰려오자 대강당으로 장소를 급히 변경해 진행했다.
조병수 합신 총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 학교에 31년을 지킨 것은 굉장히 대단한 것”이라며 “31년전에 뵙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박영선 목사님 가까이에서 뵐 수 있는 영광을 누린 것을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라는 말처럼 ‘설교자는 죽지 않는다. 다만 뒤에서 말할 뿐’…학교에서는 공식적으로는 고별강의를 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학교에서나 그 외에 여러 장소에서 교수님을 자주 뵙기 원한다”는 조병수 총장의 인사에 이어 박영선 목사는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등단했다.
박영선 목사는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 – 보수주의의 명예’란 제목으로, 깊은 영성과 특유의 위트를 곁들여 애정어린 독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박영선 목사는 약 1시간 30분에 걸쳐 그 어느 때보다 약간 상기된 표정으로 자신의 마지막 강의를 마쳤다.
박 목사는 이날 강의에서 “인류 역사 속에서 보수주의는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주의는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그 풍부하고 명예로운 것에 대하여 그다지 깊은 관심과 가치를 부여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보수주의는 역사성의 인식에서부터 자유주의와 다르다. 보수주의는 역사, 곧 사실을 하나님의 경륜과 약속의 시행으로 본다. 반면에 자유주의는 역사, 곧 사실보다는 실존의 공감과 이해에 우선을 둔다. 그 결과 사실보다는 그 의미에 치중한다”고 정의했다.
끝으로 박 목사는 “하나님은 죽음에서 생명을 만드시는 분이다. 그것이 바로 부활 사건이다. 우리는 바로 이것을 가지고 있다. 아무런 이유와 자격 없이 어느 시대나,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불러내셨고 세우셨음을 자랑스러운 명예로 여겨야 한다”고 맺었다.
강의를 마치며 강단을 내려오는 순간, 참석자들은 다시 한번 기립박수로 그동안의 가르침과 동역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정창균 교수(합신 설교학)는 “일병(一餠) 박영선 목사님을 지난 31년동안 합신 교수로 모시고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 합신 사람은 물론, 한국교회가 누린 크나큰 복이었다”며 “일병이 목회자로서 그리고 신학자로서 오랜 고뇌와 외로운 추적과 다양한 형태의 고통을 걸머지며 이곳까지 도달한 그 여정에서 보여준 모습들과 그가 제시한 가르침들이 한국교회와 그의 뒤를 따르는 후학들에게 두고두고 귀중한 자산이 되고 보물이 되어 이어질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