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들을 위해 기도할 때 주의할 것
< 송영찬 국장 dan7777@dreamwiz.com >
권력을 휘두르는 자들이 아닌 백성들을 위한, 또는 지배계급이 아닌 피지배층들을 위한 마음 씀과 그 배려에 있어서 우리가 간과하지 않아야 할 것은 그 백성들이나 피지배층들의 죄악이다.
백성들이 하나님 앞에서 방자하고 하나님에 대해 무지하여서 평소에 온갖 자신의 이권만을 탐하고 이웃의 아픔에 대해 무관심하며 세상의 악한 행실을 더 달가워하고 즐거워하고 있는 현실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백성들이 이기적이고 탐심이 가득해서 자기들에게 어떤 특혜나 이익을 가져다 줄 것처럼 속이는 자들에게 권력을 쥐어주게 된다면, 의당히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사실 어느 시대든, 어디서든 탐관오리들이 득실거리고 독재자들이 서슬이 퍼렇게 백성들을 유린하게 된 그 이면에는 그들보다 더 부패한 백성들이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신자들은 바울의 가르침을 기억해야 한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롬 12:2).
물론 교회는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약자들의 인권과 권익을 먼저 염려해야 한다. 반면에 이 세상이 ‘그 악한 자’의 품 안에서 불의를 음식으로 삼고 있다는 사실도 직시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교회가 기도할 때, 그 기도는 교회의 공적 신앙고백을 따라야 하며, 원론적으로 하나님의 통치가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
각각의 사안에 따라 무엇이 진정한 공의인가에 대해 우리는 시대적인 혹은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잘 못 판단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니 교회가 공적인 기도를 할 때에는 이런 점들에 대해 매우 조심해야 한다.
이 땅에서 약한 자들은 그들의 죄악에 따른 징계를 받을 수 있으며, 이들을 통하여 발생하게 되는 권력자들과 지배층들의 부조리와 구조적인 죄악들 또한 당연히 심판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교회가 이러한 내면적인 원인들을 배제하고 무조건 약자들의 편만을 들게 될 때, 그 안에서 사회적인 또는 국가적인 불의와 부정이 싹트고 있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 따라서 먼저 백성들이 혹은 약자들이 스스로 불의와 부정에 대해 항거할 수 있어야 한다.
부패한 권력의 이면에는 불의를 좋아하는 부정한 백성들이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