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편지| 가을 누리기 _ 박부민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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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누리기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바람이 소슬하고 나뭇잎들이 누릇누릇해져 가을이 깊어간다. 사계절 중 언제가 가장 아름다운가를 묻는다면 우문이다. 모든 계절이 다 좋지 않은가? 그러나 언제가 시와 음악을 감상하기 좋은가 논한다면 아무래도 가을이다. 그만큼 겸허해진 들판과 숲과 짙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햇빛편지| 열차 여행 _ 박부민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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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여행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실로 오랜만에 저속 열차를 타고 고향길에 올랐다. 어린 날을 온통 사로잡았던 거대한 증기기관차가 뿜어 내던 꽃구름 같은 연기가 다시 밀려왔다. 끝없이 하늘로 합류하던 그 꿈들. 차창에 내다보이는 들판과 강물과 먼 산의 얼굴들. 스쳐 지나가는 나무들의 정...
|햇빛편지| 통일 생각 _ 박부민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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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생각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욕심은 끝이 없다. 전에는 남북 지도자가 자주 만나 대화라도 했으면 하고 생각했다. 이제 1년에 세 차례나 정상회담을 하니 더 많은 걸 바라게 된다. 기왕이면 겉치레가 아닌 진정한 결실을 맺는 회담이면 좋겠다. 그래서 남북이 평화 체제가 정립되고 서로 ...
|햇빛편지| 자기 성찰 _ 박부민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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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성찰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유명한 탈무드 예화 중 두 명의 굴뚝 청소부 이야기가 있다. 둘이 청소를 하고 나와 서로의 얼굴을 보니 한 명은 깨끗하고 한 명은 더러웠다. 둘 중 누가 세수를 할 것인가? 결론은 오히려 얼굴 깨끗한 자가 상대의 얼굴을 보고는 자신도 더러울 거라 생각하...
|햇빛편지| 옛날 _ 박부민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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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날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장조카가 찍어 둔 사진들을 보다가 오래 전에 살던 아파트가 재건축으로 철거된다는 걸 알았다. 지금은 가정을 이뤄 사는 조카의 어린 시절, 어머니는 이 조카를 유독 사랑하셨다. 그가 할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살던 곳에 부러 찾아가 철거 직전의 안타까운 옛...
|햇빛편지| 추억은 복된 교사 _ 박부민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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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복된 교사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벌써 30년도 넘었나. 시골 교회 학생회 교사 시절. 읍내까지 걸어 등교하는 학생들은 늘 교회당에서 기도하고 갔지. 하교하면 또 들러 찬송으로 하루를 감사했어. 그러다 여름이면 숲속에서 발목을 냇물에 담그고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
|햇빛편지| 거기에 있기_박부민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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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있기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무더위를 뚫고 교회당에 들어서는 성도들. 거기에 있어 고맙다. 가을엔 감 따 달라 겨울엔 보일러 고쳐 달라시던 할머니가 떠오른다. 다리가 불편해 차를 태워 주길 기다리셨다. 늘 그 자리, 녹슨 대문 앞이었다. 때론 귀찮기도 했지만 예배 때마다 앉아...
|햇빛편지| 완장_박부민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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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완장은 자격과 지위를 상징한다. 천 쪼가리 하나 팔에 두른 것뿐이지만 그 파급력은 크다. 축구팀의 주장이 완장을 차면 그 책임감으로 자타 공인 팀의 정신적 지주가 되기도 한다. 완장은 이렇듯 좋은 동기 유발의 매개체이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봉사와 섬김...
|햇빛편지| 희생양 만들기_박부민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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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양 만들기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월드컵의 계절. 전 국민의 정서가 승리와 패배에 따라 요동친다. 이기면 여유가 생겨 함께 뛴 모두가 잘 해 준 덕이라고 서로 북돋운다. 그러나 지면 모두의 책임이 아닌 그 누구 때문에 졌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그게 패배감을 빠르고 쉽게 극복하려는...
|햇빛편지| 칼_박부민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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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박부민 국장 nasaret21@hanmail.net>
칼은 이중성의 상징이다. 그 용도에 따라 생명과 죽음을 가른다. 그래서 칼의 본성은 서늘하다. 칼은 정당한 권력과 법 집행에도 사용되지만 억울한 단죄의 오류를 낳고 베고 베이는 자가 얽혀 숱한 원한의 악순환을 빚기도 한다.
전시(戰時)가 아닌데 공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