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선교논단| 중국의 신(新) 종교 조례 시행과 선교의 위기 대응_김충만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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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선교논단

중국의 신(新) 종교 조례 시행과 선교의 위기 대응

< 김충만 선교사_합신세계선교회 본부|선교훈련원 원감>

 

당국의 통제 속에서 현지의 가정 교회는 불안함과 불투명한 미래로 긴급 기도 요청 중

  중국은 자국 국민의 종교적 자유를 법적으로 인정하는 나라이다. 그러나 중국에서 말하는 종교적 자유는 중국 사회주의 국가 체제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의 자유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종교와 신앙의 자유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국민의 신앙의 자유 보장과 종교적 화목 및 사회적 화합을 위하여 지난 2018년 2월 1일부터 새로운 종교사무조례(이하 신 종교조례)의 시행에 들어갔다.

  신(新) 종교 조례는 ‘중화인민공화국국무원령 제686호’로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종교 단체, 종교 학교, 활동 장소, 종교 교직원, 종교 활동 및 종교 재산에 대하여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종교 조례에 비하여 구체적이며 실제적인 내용으로서 위법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중요 내용은, 첫째, 모든 종교 모임과 행위는 지방 인민정부의 지도와 통제 하에 이루어져야 하며 지방 정부가 실질적인 관리 권한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는 각 지역의 등록되지 않은 가정 교회 모임이나 기독인들의 처소 모임을 불허하는 의미이며 지방 정부를 통한 실제적인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이다. 둘째, 불법적 종교 장소를 통제하는 것으로 적발시 장소 제공자에게도 최고 20만 위엔(원화 3500만원 상당)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한 관계 법령에 따라 불법 종교 장소는 철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셋째, 해외에서 실시되는 종교 활동, 교육 및 헌금이나 교육 지원 등을 불허하고 있으며, 이는 종교에 있어서 외국의 영향력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으로 선교사들의 활동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종교 활동을 규제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신 종교조례 시행으로 한국 선교사들에게 미치는 위기 상황들이 현재 중국 각지에서 오는 선교사들의 소식이나 현지 성도들의 기도 제목을 통하여 알려지고 있다. 이미 중국 내륙의 X지역은 지난 1월부터 외국인 유학생을 비롯한 체류자들에 대한 엄격한 비자 관리로 상당수의 사역자들이 철수하였다. 또한 중국의 대학들도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엄격한 비자 관리로 선교사들의 거주와 활동에 상당한 어려움을 주고 있다. 현지 가정 교회들도 등록을 종용받고 있으며 교회 건물의 일방적인 철거 소식도 여러 경로를 통하여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통제 상황 속에서 현지 가정 교회 지도자와 성도들은 불안함과 미래에 대한 불투명으로 긴급한 기도를 요청하고 있다.

  현재 한국 선교사가 활동하는 전 세계의 사역지 중 중국은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중국의 신 종교 조례 시행의 영향은 중국내 한국 선교사의 활동 뿐 아니라 한국 선교계에 전반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중국 선교의 위기 상황에 대하여 한국 교회와 선교계는 다음과 같은 위기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비자발적으로 철수해 귀국하는 중국 선교사들에 대한 교회와 선교단체의 정책적 대응과 준비가 필요하다.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향후 상당수의 중국 본토 선교사들은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 예상된다. 파송 교회와 파송 단체는 이러한 상황들을 미리 예견하고 들어오는 선교사들에 대한 위기 관리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급거 귀국하는 선교사들에 대한 거주 문제, 자녀의 학업 문제, 귀국 비용 등 실제적인 문제에서부터, 파송한 교회나 단체들의 행정적인 처리 및 전문가의 도움 등이 위기 관리 차원에서 매뉴얼대로 진행되는 것이 필요하다. 철수에 대한 문제는 선교사 개인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파송한 교회와 단체 그리고 한국 교회가 모두 관심을 가지고 위기관리 매뉴얼을 통해 정책적으로 대응해야 할 문제이다.

  둘째, 사역지에서 철수하는 선교사 가정에 대한 심리적 정서적 회복이 필요하다. 선교사가 일생을 헌신한 사역지를 정리 시간 없이 위기 속에서 긴급히 철수하게 되면 상당한 정서적 충격과 위기감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정서적 충격은 가족들에게도 상당히 미치게 된다. 이런 위기 상황 속에서 중요한 판단이나 미래의 결정을 선교사 스스로 하도록 일임하는 것은 위험하다. 교회와 선교 단체는 철수한 선교사에게 안식과 회복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주어야 하며 자신의 사역을 정리할 수 있는 회고(디브리핑)의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선교사 가정의 신앙적 정서적 회복은 향후 사역에 대한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

  셋째, 교회와 선교단체는 변화하는 선교 현장을 고려하여 선교사의 재배치에 전략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중국이라는 선교 현장에서 타문화 경험을 쌓아온 선교사들이 위기 상황 속에서 각자 흩어지는 것은 한국 선교의 큰 손실이다. 오히려 이런 위기 상황을 세계 선교를 위한 전략적 재배치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미 동남아 및 아프리카 등지에서는 현지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역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 동남아지역에서는 세계 선교를 향한 중국인 선교사 동원 및 훈련 사역이 화교권을 대상으로 여러 모양으로 일어나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선교계가 집중하지 못하였던 국내 이주 중국인들(이주민, 유학생 등)에 대한 사역들도 철수한 선교사들의 재배치 대상이 될 수 있다.

  세계 선교는 위기와 고난 없이 이루어 진 적이 없다. 오히려 위기와 고난을 통해 세계 선교의 소중한 씨앗은 뿌려져 왔다. 교회와 선교단체 그리고 선교사는 현재의 위기 속에서도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신실하게 의지해야 하며 각자에게 주어진 세계 선교의 사명을 더욱 굳게 붙잡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