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교회력 사용, 예배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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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교회력 사용, 예배 변질

한복협, 김윤태 교수·원성웅 목사 발표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임석순 목사, 한복협) 10월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지난 10월 10일 서울 성동구 서울제일교회(김동춘 목사)에서 열렸다.

‘한국교회의 교회력과 성례’를 주제로 열린 이번 발표회에서 김윤태 교수(백석대 기독교학부)가 ‘한국교회와 교회력’을, 원성웅 목사(옥토교회 원로)가 ‘한국교회와 성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윤태 교수는 교회력의 정의와 신학적 의미, 한국교회의 교회력 사용에 대한 실천적 제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교회력을 “성탄절과 부활절처럼 특별한 날이나 기간을 지정해 성경의 가르침과 신앙적 실천을 훈련하는 교회의 연중 달력 체계”라고 정의했다.

김 교수는 교회력을 △그리스도의 생애와 구속의 의미를 되새기는 구원 사역 절기(성탄절·부활절) △성경의 교훈과 신앙 실천을 되새기기 위한 기념일 절기(추수감사절·송년주일·어린이주일) △교회의 사역과 선교의 의미를 강조하는 교회 사역 절기(총회주일·선교주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교회가 성경의 범위를 벗어나 교회 사역의 도구로만 교회력을 무분별하고 복잡하게 사용할 경우 예배의 본질을 훼손하고 변질시킬 수 있으며, 반대로 교회력을 지나치게 축소하거나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면 신앙교육과 경건 훈련의 유익을 잃게 된다”며 교회가 교회력을 균형 있고 올바르게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김 교수는 말씀과 성례 중심의 주일 공예배가 모든 교회력보다 우선하며, 교회력이 예배의 본질을 약화시켜 인간 중심으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성탄·부활 등 구원역사적 절기는 교회 일치를 잇는 근간이므로 존중하되, 상징·장식·전례색은 남용을 지양하고 교단 차원의 신학적 검토와 통일 기준 아래 신중히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46년간의 목회를 마치고 지난해 은퇴한 원성웅 목사는 “목회자가 계절과 절기를 잘 활용하지 않으면 목회가 지루해지고 교인들의 신앙생활도 무기력해질 수 있다”며 “교회력과 절기를 통해 목회에 새로움을 더하면 신앙의 활력과 생동감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원 목사는 부활절·성탄절·추수감사절 등 주요 절기를 중심으로 예배와 교육, 선교를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대강절 촛불 점화나 가족 헌금, 성금요일 그룹별 성찬식 등 성도 참여형 예배를 통해 신앙의 생동감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절기를 단순한 행사로 치르기보다 교인들의 신앙 훈련과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는 통로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