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보수적이지만 극우는 아냐”
목데연 등 개신교인 1,500명 정치 성향 조사
12.3 계엄사태와 윤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한국교회가 극우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고 정치적 성향이 보수적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이념 스펙트럼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 문화선교연구원, 한반도평화연구원이 공동주최한 ‘한국 개신교 정치문화 지형 조사 발표와 함의 포럼’이 지난 5월 19일 새문안교회 드림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조사는 만 19세 이상 개신교인 남녀 1,000명과 담임 목회자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정국이라는 한국 사회의 중요한 정치 국면 이후, 한국교회 내부의 정치 인식과 참여 양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성도는 진보, 보수, 중도가 각각 25∼37% 수준으로 분포하며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보였지만, 목회자는 보수 46.1%, 진보 33.6%로 보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자가 성도보다 보수적이긴 했지만, 극우 성향 비율은 성도 13.5%, 목회자 12.9%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극우 성향 응답자는 주로 60대 이상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었다.
정책적 이슈에 대해서는 극우와 극좌 집단 간에 뚜렷한 인식 차이를 보였다. 성도를 기준으로 보면 ‘복지 확대’보다 ‘경제 성장’을 지지한 비율은 극우가 73.9%였던 반면, 극좌는 35.7%에 그쳤다. 반대로 ‘경제 성장’보다 ‘복지 확대’를 선호한 비율은 극우가 22.1%, 극좌가 50.5%로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또 정책 전반에 있어서도 목회자가 성도보다 보수적 견해를 보였으며 성도 중에서는 중직자가 일반 교인보다 더 보수적인 성향을 드러냈다.
정치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은 부정적이었다. 성도와 목회자 모두 90% 이상이 ‘정치인은 사리사욕을 추구한다’고 응답했으며 목회자의 정치적 설교나 기도가 교회와 성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도 많았다. 정치적 주제에 대한 교회 내 토론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은 성도와 목회자 모두 70% 이상이었고, 실제로 정치적 토론 이후 성도의 47%가 “관계가 멀어졌다”고 답해 정치가 교회 공동체 내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교회의 정치 개입과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가 뚜렷했다. 성도의 경우 정치 개입에 반대하거나 불개입을 선호한다는 응답이 52.4%로 나타났고 정치 참여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6.2%에 그쳤다. 반면 목회자는 정치 불개입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28.4%, 정치 참여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9.9%로 성도와는 상반된 경향을 보였다. 기독교 정당과 관련해서는 성도와 목회자 모두 ‘기독교 정당은 필요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