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의 혈연 승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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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의 혈연 승계

목사의 아들이 부친이 담임하던 교회에 후임이 되는 것은 여전히 민감한 주제이다. 혈연 승계는 친자가 직선으로 잇거나 사위가 사선으로 잇는 방식, (소위) 지교회를 잇는 우회 방식, 부친과 그의 동료가 자녀를 서로 바꾸어 잇는 교차 방식, 다른 후임을 세웠다가 자녀로 대치하는 징검다리 방식 등으로 다양하다. 특히 목사 아들이 해당 교회의 후임이 되는 경우, 아래와 같이 사안마다 시각이 엇갈리기 때문에 찬반 견해가 극명하게 나뉜다.
세습이란 용어와 관련하여, 한쪽에서는 교회를 부정적으로 보게 하고 사회적 비난을 일으키며 기독교를 공격하기 위해 만든 표현이라면서 ‘청빙’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 고, 반대쪽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것이 낫다는 인간적인 동기 에서 대물림하여 사회적 신뢰도를 떨어뜨려 전도가 어려워지므로 ‘세습’이 맞다고 주장한 다. 전임자의 의도를 놓고서, 아들을 후임으로 세워 대화 가능, 목회 노선 유지, 갈등 최소화, 교회 안정화라는 최적의 방법을 모색한 것이라고 찬성하는가 하면, 전임 목사는 경영자이고 교회는 사업체라는 의식을 가지고 은퇴 후에도 자녀를 매개로 영향력을 발휘하 려는 욕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반대하기도 한다.

후임자의 적합성과 관련하여, 찬성 쪽은 목사의 아들이 성숙하게 목회할 자질이 있고 아버지를 능가하는 인품과 학식을 가진 최적의 후임자임에도 무조건 불법으로 간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반대 쪽은 아들 목사가 훌륭하다는 것은 친분 관계 때문이지 미래 목회를 위해 정말 훌륭한지는 모를 일이며 세습을 위해 전략적으로 해당 교회 또는 타 교회에서 실적을 쌓은 것이라고 비판한다. 공정성은 찬성에 의하면 아버지가 전임 자라는 이유 때문에 아들 목사를 차별하면 안 되고 후임 선정에 공정하게 동등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며, 반대에 의하면 부친이 아들의 후임을 오래 준비했고 강하게 후원 하고 있으면 구조적으로 이 정책에 대항하기 어렵고 아들이 해당 교회에서 사역하면서 이미 지지를 받을 경우에 외부 후보자가 공정한 심사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전임 후임 연계의 의미를 놓고, 찬성자는 아들이 부친의 목회 방침과 목적을 순조롭게 이어갈 것이라고 생각하며, 반대자는 ‘그 밥에 그 나물’ 격이 되어 새로운 것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목사직과 관련하여, 찬성하는 쪽은 아들 목사가 인간관계 스트레스, 24시간 정신적/신체적 업무, 사생활의 불가능, 실적에 대한 압박 같은 목회의 고통을 감내하려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것으로 보고, 반대하는 쪽은 좋은 대우와 상질의 업무 환경, 육체노동 불필요, 70세 정년 보장(또는 정년이 없음), 상당한 퇴직금 같은 부와 명예와 권력을 목적하기에 불순한 것으로 본다. 교인들의 의향과 관련하여, 교회가 목사 아들을 어릴 때부터 잘 알아 융합에 문제가 없기에 절차를 밟아 하자가 없으면 해당 교회의 결정에 맡기는 것이 합당하다는 찬성도 있고, 교인들이 무조건 순종과 무관심으로 일관하거나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담임목사가 바뀌면 자신들의 입지가 바뀔 것을 염려하는 것이 문제라는 비판도 있다.

결론을 말하면, 목회의 혈연 승계는 원칙적으로 가능하다. 목사 아들도 인간은 평등하고 신자는 동등하기에 청빙 받을 수 있고, 영적, 도덕적, 인격적 조건을 충족하면 청빙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교회의 절차, 노회 규정, 교단 헌법, 성경 원리에 적합하면 목회를 이어갈 수 있다. 그런데도 목회의 혈연 승계가 반대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담임목사의 삶을 세속적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목회 중에는 왕처럼 세도를 부리고 목회 후에도 여러 명목으로 교회 재정을 사용하는 부친이 자식에게 그 삶을 물려주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반대가 일어난다. 또한 담임목사의 의도에 대한 반감 때문이다. 부친이 자식에게 승계하는 이유가 목회 이념을 이어가려는 것인지, 공들인 목회가 아까워서인지, 은퇴 후지원을 바래서인지, 자녀에게 안정된 삶을 마련해주려는 것인지 의심하기 때문에 반대가 일어난다.

기독교가 청렴 종교의 위상을 잃고, 목사가 진리 전달자의 명예를 놓친 것이 목회의 혈연 승계가 반대 받는 근본적 이유다. 기독교가 위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목사에 대한 시각이 바뀌지 않으면 반대는 절대 해소되지 않는다. 이런 상태에서는 어떤 방식이든지 목회의 혈연 승계에 대한 마음을 접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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