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축하 메세지] 부활절을 맞이하며_박영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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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을 맞이하며

총회유지재단 이사장
박영선 목사(동서울노회 남포교회 원로)

부활과 창조는 기독교 신앙의 두 기둥입니다.
창조의 주인이신 하나님은 부활로 당신의 영광 스러운 뜻을 이루셨습니다. 신자인 우리도 그분을 따라 부활이 우리의 궁극적 운명이라고 고백 합니다. 하지만 이 고백을 품고서도 우리는 지금 여기라는 현실을 당황해합니다. 오늘은 여전히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부활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남’이니, 실패와 죽음을 전제합니다. 여기서 부활을 맞이할 삶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삶은 고백과 각오 정도로 넘어설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죄와 사망이 권세를 잡은 현실은 넘어서기 어려운 높은 장벽처럼 해결할 수도, 만족시킬 수도 없습니다. 당황스러워하는 우리에게 성경은 이 현실을 다르게 가르칩니다. 우리가 겪는 괴로움과 갈등은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몸부림치며 살아낼 현실입니다. 아니, 고난이야말로 신자라는 존재의 조건이라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성찬식에서 주의 죽으심과 찢기심을 말합니다. 이런 고통은 그저 주님만 겪으신 과거의 일이 아닙니다. 그분을 따르는 우리 모두가 감수하며 살아갈 현실입니다. 주님은 그의 제자 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막 8:34). 그들은 형통도 안심도 약속받지 못했습니다. 만족과 자랑은 찾을 수 없는 고통과 수난 속에서, 자책과 자폭의 욕구가 끓어오르는 그 현실에서 그들은 요구받은 고난과 눈물을 바쳤습니다. 십자가의 일을 앞에 두시고 주님은 “내 마음이 괴로우니 무슨 말을 하리요”(요 12:27)라는 탄식을 지나 “아버지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옵소서”(요 12:28)라는 간구로 기도를 마치셨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기도를 우리 인생에 담고 살아갑니다. 실패로 점철되는것 같은 삶을 지나 아버지의 이름이 영광스럽게 되는 부활의 날에 우리도 이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