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시] 난, 아직_김영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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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

 

김영배 목사

 

난,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

주리고 목마를 때,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몸 검게 타들어 가는 삶의 밑바닥에서도,

하늘 양식으로 사는 것을

 

난,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

광야에서 주린 배 채우러 달려와

생명이 주는 떡을 먹으면서도 다시

떡을 찾아 떠나가는 무리를 보며

홀로 남은 쓸쓸함을

 

난, 아직 깨닫지 못했습니다.

당신을 메시아라고 고백하면서도

그 그늘에 잔잔히 흐르는

강물 같은 평안을

 

난,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전에서

도둑의 소굴 만드는 저 위선자들 향해

채찍 들어 상을 엎으시는 당신의 분노를

 

난,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

하늘 아버지의 뜻 구하여

십자가 부여잡고 몸부림하며

뜨거운 땀방울로 밤이슬 녹이는 당신의 무릎을

 

난,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

갈릴리 바닷가, 여명에 물들기까지

배반의 그물 내리며 한 마리라도 잡으려다

긴 탄식에 빠진 제자들을 위해

아침 빵 구워놓고 기다리는 삶의 여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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