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식 목사 송파제일교회 원로
대한예수교장로회(합신) 제68회 총회가 1983년 9월 27일-30일에 전주 서문 교회당에서 회집되었다. 전국의각 지역에서 임의로 조직된 16개 노회 에서 총대들이 모였다. 이제 새롭게 출발된 총회가 나아갈 주제 강연이 총회 중에 있었다. 신복윤 목사님이 바른 신학에 대하여, 김명혁 목사님이 바른 교회에 대하여 박윤선 목사님이 바른 생활에 대하여 강의하였다. 그리고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은 지금까지본 교단의 표지가 되어 왔다. 이후 제 69회 총회는 아직 제대로 조직되지 않은 노회들을 바로 조정하기 위하여 노회 지역 조정위원회를 조직하고 증경 총회장단, 총회 임원 그리고 각 노회 당 1인의 대표들로 그 위원을 선출하였다.
노회 지역 조정위원회의 노력이 있었지만 그 결과는 미미하였다.
1986년 제71회 총회는 노회 지역 조정을 보다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하여 총회 임원 전원, 박윤선, 노진현, 박도 삼, 장경재, 김관영, 박영식과 안만수 제씨를 노회 지역 조정 위원회 위원으로 선출하였다. 위원회는 현금의 노회 들의 골격을 만들고 이에 따라 노회들이 지역에 따라 조직이 되었다. 그 결과 제72회 총회와 제73회 총회에서는 조직된 노회들의 조직보고를 노회 별로 받고 이를 총회가 채택하였다.
1989년 제73회 총회에 노회 지역 조정 위원회는 거의 모든 노회들이 지역에 따라 조직이 되었으나 강남노회, 경충노회, 서울노회, 평서노회, 경기노회와 동서울노회가 아직 지역 조정이 되지 않고 있음을 보고 하였다. 총회는 지역 조정이 미비 된 이 노회들로 제74회 총회 이전까지 조정을 완료하고 이를 총회에 보고 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따라 강남노회와 동서울노회는 74회 총회 이전까지 지역 조정을 완료하였 다. 본래 평서노회는 대한예수교장로 회(합동)에 소속된 무지역 노회였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측 평서노회는 교단의 개혁을 요구하는 몇 회원들을 노회에서 축출하였다. 본 합신 교단이 막설립되는 무렵이었다.
노회를 나온 일부 회원들이 평서노회 라는 이름으로 본 교단에 영입되었다.
이후 평서노회에서 본 교단 총회장이된 이들이 양세록, 임운택, 정판주, 김훈, 엄원규, 장상래, 박병식 제씨였다.
평서노회를 떠나 각 지역 노회로 흩어져 가는 일이 쉽지 않았으나 총회의 결정에 따르기로 하고 평서노회를 해체하고 회원들은 지역 노회에 소속하게 되었다. 아직 노회 정비를 마치지 못한 경충노회와 서울노회는 앞으로도 현재대로 해 노회들이 본 교단 안에 존속하게해 달라고 총회에 헌의하였다. 총회는 경충노회와 서울노회의 헌의를 받지 아니하고 이 문제를 치리협력위원회에 전권을 맡겨 처리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모인 서울노회에 필자가 총회를 대표하여 참여하였 다. 수십 명이 모인 노회원들에게 서울 노회를 해체하고 노회원들의 각 지역 노회에 가입하고 개혁운동을 함께 이루어 가자고 읍소하였다. 그러나 서울 노회는 결국 본 교단을 탈퇴하기로 결정하고 떠난 것이 매우 아쉬운 일이었 다. 자신들의 노회를 해체하고 각 교회 들이 속한 지역 노회로 가는 일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음을 깊이 실감하였 다. 한편 경충노회는 노회를 해체하고각 회원들이 지역노회에 소속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시간이 필요하므로 당분간 노회를 그대로 존속하는 것을 청원하므로 총회는 이를 허락하기로 하였다. 이후 경충노회는 성실하게 총회의 결의대로 이를 이행하여 각 교회들이 해당 지역 노회에 소속하였다. 오랜 시간 노회지역 조정이 힘들게 이루어진후 본 교단의 지역 조정이 비교적 잘 유지되어 왔었다. 총회가 지역 조정을 결 정하고 이를 시행하려고 할 때 모든 교회들이 순수하게 이를 따랐기 때문이 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노회들의 지역 재정비 요청이 총회에 계속 헌의되었다. 지역적으로 조정이 필요한 노회들이 있다. 경기 지역이나 강원 지역은 광대해서 세분해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어떤 노회는 교회 수가 많아 분할해야할 필요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지역 조정이 매우 시급한 두 가지 양상이 있다.
먼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는 매우 우려 스러울 만큼 혼란한 모습이다. 수도권의 어떤 노회는 노회원의 거의 삼분의 일이 교회당이 위치해 있는 노회로 옮겨가지 않고 있다. 다음 수도권 밖으로는 조금만 조정하면 안정될 것으로 보이는 모습이다. 지역 조정이 어려운 이유들이 있다.
① 지역 조정이 완료된 이후 많은 교회들이 개척되기 시작하였다. 한 목회 자가 자신이 소속하고 있는 노회가 아닌 다른 노회 지역에 교회를 개척하려면 자신이 소속한 노회에 이명청원을 해야 한다. 이명 청원이 허락된 후 자신이 개척하려고 하는 지역의 노회는 이명 청원을 받고 그를 노회의 정회원으로 허입을 해야 한다. 정회원이 된 후에 그는 노회에 교회 설립 청원을 하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 노회는 개척교회의 기본 요건을 갖추어야 설립을 허락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회를 개척하 려는 이들에게 이는 쉬운 문제가 아니 다. 교인들이 없거나 있어도 극히 소수 이고, 재정적으로도 어려워 기본 요건을 갖출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속한 노회가 이런 면에서 조금은 여유가 있어 이명 청원도 하지 않고 노회의 개척 허락도 받지 않고 개척을 시작한다.
교회가 개척되고 성장하면서 교회당이 위치한 노회에 목회자와 교회가 소속되지 않음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다른 지역의 노회에 속한 회원이 자신의 노회 지역에 와서 목회를 하고 있음을 알 때 그 노회는 이를 문제시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분명 불법이요 바르지 않은 교회이기 때문이다. 이를 알고 있으면 바로 자신이 소속한 현 노회에 이명 청원을 하고 교회가 위치에 있는 지역 노회로 이명하고 그 노회에 소속해야 한다.
② 법적으로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다른 노회 지역에서 목회를 하는 목회 자들이 있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개인적으로 친숙한 이들이 자신이 소속한 노회에 많이 있기 때문에 쉽게 노회를 떠나지 못하기 때문 이다. 지역적 연고가 깊어 친숙한 이들이 많을 수도 있고, 학교 동기들이 많을 수도 있다. 노회에 대한 정서가 좋고 노회 회원들과의 교제가 깊어 노회를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목회자에게 있을 수 있다. 노회가 주는 영향이 목회에 매우 크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노회를 떠남이 바르지 않음을 알면서도 현 상태를 지속하려는 것은 불법이요 나쁜 일이다.
③ 본인이 소속된 노회에 자신의 신앙과 목회에 많은 영향을 주는 목회자 들이 있어 노회를 떠나지 않으려는 이들이 있다. 노회 안에 서로가 불편한 파벌도 없고, 바르지 않는 정치적 갈등도 없다. 신앙적으로 늘 영향을 주는 선배들이 있고, 배우고 싶고 따르고 싶은 교회들이 있다. 그러나 자신이 이명 해가야할 노회는 여러 면에서 매우 부정 적이다. 그가 알고 있는 부정적인 이해 때문에 선뜻 노회를 옮기려는 결심을 갖지 못하게 된다. 노회를 떠나지 않으 려는 의지가 강한 목회자들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발효되는 음식도 있다.
부패된 음식을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 되는 음식을 익었다고 말한다. 노회를 선뜻 옮기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결국 전자의 경우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본인의 선택과 의지가 필요 하다.
④ 본인이 소속한 노회로부터 목회에큰 힘이 되는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으 므로 노회를 떠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노회를 떠날 경우 그간 받아왔던 노회의 재정 지원이 끊길 수 있다. 끊기 지는 않아도 반감될 수도 있다. 노회를 옮길 경우 막 이명한 상태에서 노회에 재정 청원을 하는 일이 주저되기도 하고 재정 지원이 소폭이거나 지원을 받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이는 목회자와 그의 교회에 중요한 일이어서 노회 이명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게 된 중요한 이유가 된다. 목회자에게 고난은 기회일 수가 있다. 이 고난은 목회자에게 연단을 주고 인내를 배우게 한다. 분명 이를 극복하고 연단과 인내에서 승리한 목회자가 훌륭한 목회자가 된다.
⑤ 교회가 규모에서 작은데 이명을 하면 자신이나 교회가 새 노회에서 무시를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는 이들이 있다. 목회자나 교회가 노회 안에서 주목을 받지 못하고 무시를 당하면 서글픈 일이다. 노회가 크고 이름 있는 목회자나 교회가 많으면 그 목회자는 더욱 움츠릴 수도 있다. 이런 부담감 때문에 현재 소속한 노회에서 떠나지 않으려는 이들이 있다. 목회자는 현재의 모습을 결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그 나라와 그 의를 계속 달려가는 과정 중에 있다. 지금의 과정을 밟고 또 밟아 가면 이후에 노회에나 많은 교회들 에게 영향을 주는 아름다운 롤 모델이될 것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각 교단들은 노회 지역 조정 문제가 총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어왔다. 해방 후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지금도 많은 문제들을 안고 있 다. 모 교단은 교회당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 노회로 옮겨가지 않는 교회들이 352교회나 된다고 한다. 교단에 속한 상당히 많은 노회들이 무지역 노회들 이다. 6.25 사변 후 북한 노회들이 거의 다 남한으로 피난하였다. 그들은 남한에 그들의 노회들을 조직하였다. 평양노회, 서평양노회, 동평양노회, 북평 양노회, 평양제일노회, 동안주노회, 신안주노회, 함중노회, 황해노회, 함경노 회, 평안노회, 평북노회, 황동노회, 남황동노회, 황서노회, 황남노회, 함흥노 회, 용천노회, 평서노회, 평중노회, 황남노회들이 남한에 그들의 노회들을 재건하였다. 6.25 사변 후 대다수의 교단들 안에 무지역 노회들이 속해 있었 다. 현재 무지역 노회 안에는 북한에서 피난 온 1세대는 거의 세상을 떠났고, 무지역 노회와 지역적으로 연고가 없는 목회자들이 목회하고 있다. 교단들은 수년 전부터 무지역 노회를 지역노 회로 바꾸고 있고 무지역노회 분립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총회가 명확한 지침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노회 지역 조정에 많은 문제점들을 갖고 있다. 노회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현실 대안 상설 위원회’를 설치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본 교단 안에는 위와 같은 무지역 노회가 전혀 존재하지 않고 있다. 앞으로도 무지역 노회를 조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노회의 지역 조정을 보다 분명 하게 하자. 목회자가 한 노회에 소속되는 것은 자기의 정체성을 상실하거나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정체 성을 갖고 노회의 다른 목회자들과 연합을 이루는 일이다. 목회자 각자가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목회 자들과 다양성을 이루어 하나를 만들어 연합된 힘으로 개혁을 힘있 게 실천해 가는 것이 개혁주의의 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