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칼럼] 하지 않을 수 없는 전도_정요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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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 않을 수 없는 전도

정요석 목사(세움교회)

 

세움교회는 지난 9월 29일 주일을 전교인이 전도하는 날로 보냈다. 내가 열 명을 전도해 가장 많이 전도한 사람이 되었다.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닌 나는 예수님이 안 믿어져 중학교를 졸업하며 교회를 떠났다. 교회를 떠나있던 10년 동안 모든 사람이 죽는다는 허무감에 빠져 힘든 시간을 보냈다. 무엇을 해도 그 결과가 살아있는 동안에 국한된다는 사실은 모든 일에 대한 의미와 의욕을 잃게 했다.

내 나이 27세에 어떤 신실한 분의 전도를 통해 예수님을 영접하며 그렇게 힘들던 영적 허무감이 채워졌다. 나의 삶은 생명과 진리와 빛이 되시는 예수님을 알기 전과 후로 극명하게 나뉜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고통 하나를 말하라면 나는 주저 없이 허무감이라고 말한다. 허무감은 모든 의미와 삶의 의욕을 잃게 하며 영혼과 모든 감각을 아프게 파고든다. 예수님을 알며 그 허무감을 떨쳐버리고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았으니 27살 이후의 삶은 그 이전의 삶과 크게 대조될 수밖에 없다.

나는 극적인 회심의 경험을 한 자답게 그때부터 전도를 열심히 하였다.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고 그저 나에게 평안과 진리와 삶의 의미를 전해준 복음이 너무나 좋아서 예수님을 전하였다. 이발소에 가서도, 택시를 타도, 어디서 사람을 만나든 복음을 전했다.

나는 하나님께서 영원부터 자신의 의지의 지극히 지혜롭고 거룩한 경륜에 의해 무엇이든지 발생하게 될 일을 자유롭게 그리고 변치 않게 작정하셨음을 믿는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순전한 은혜와 사랑만으로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가 됨을 믿는다. 그럼에도 예정에 의해 하나님은 죄의 조성자가 되시지도 않고, 피조물의 의지가 강제로 영향을 받는 것도 아니고, 제2원인들의 자유나 임의성이 제거되지도 않고 도리어 확립됨을 믿는다. 나는 이것이 성경 전체가 말하는 것이고, 성경 전체를 이해하는 데 핵심이라고 여겨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소요리문답,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도르트 신경에 대한 해설서에서 이것을 크게 드러냈다.

에서와 야곱이 아직 나지도 아니하고 무슨 선이나 악을 행하지 아니한 때에 하나님은 내가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하였다고 말씀하셨다. 바울은 원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고, 달음박질하는 자로 말미암음도 아니고, 오직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는다고 말한다. 이렇게 말한 바울은 그 누구보다 전도에 열심이었고, 세계 전도 여행을 세 번이나 하였고, 복음에 모든 것을 걸었다. 선택과 유기를 말할수록 하나님의 주권과 사랑을 찬양하고 감사하며 전도하지 않을 수 없다. 존재 자체가 없는 우리에게 존재와 생명을 주시고, 그 존재가 살 공간과 시간과 만물을 주시고, 또한 죄를 지어 죽을 수밖에 없을 때에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온전한 구원과 영생을 주시니 이것이 어찌 전능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지혜와 능력 없이 가능하단 말인가? 선택과 유기의 작정은 철학과 첨단과학의 원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그것들이 발전하는 데 통찰을 주고, 생명과 비생명의 경계 그리고 사람과 다른 생명체의 구분이 무엇으로 인한지 알게 한다.

한여름의 기세가 꺾이며 가을의 아름다움이 곳곳에 묻어난다. 예수님을 알기 전에는 이 아름다움이 너무 큰 만큼 허무감도 애달픔도 커서 가을을 감당하기 힘들었는데, 지금은 즐기고 누리기에 바쁘다. 이런 아름다움을 심어놓으시고, 이것을 즐기고 누리도록 인식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하기에 바쁘다. 나의 신학 저술이 늘어날수록, 나의 목회 연한이 쌓일수록 더 열심히 전도하는 자가 되고 싶다. 전도하지 않을 때 책도 그만 써야 하고, 목회도 그만 두어야 할 것이다. 영원하시고 무한하시고 불변하신 하나님을 설교로 선포하고, 글로 더 깊이 드러내고, 허무한 영혼들에게 구원과 영생을 전하는 전도자의 삶보다 더 귀한 것도 드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