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합신 졸업식 설교 : ‘배우고 확신된 일로 개혁된 교회를 계승하는 역사적 행진의 주류가 되어야!’_변세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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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확신된 일로 개혁된 교회를 계승하는
역사적 행진의 주류가 되어야!’(딤후 3:14∼15)

변세권 총회장

 

오늘 본문에서 사도바울은 “그러나 너는 배우고 확신한 일에 거하라”라는 말씀으로 그치지 아니하고, 바로 이어서 “또 네가 어려서부터 성경을 알았나니”라고 한 것은 배우고 확신한 일의 내용이 의당히 ‘성경의 진리’여야 한다는 것을 밝힌 것입니다. 그리고 그 성경의 진리란 다름 아닌 예수님의 고난과 죽음과 부활로 계시가 드러난 것을 신학적으로 잘 해석하는 것입니다. 제아무리 성경을 들어 주장하더라도 여전히 진리의 핵심에는 이르지 못하는 경우란 얼마든지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바울도 “항상 배우나 끝내 진리의 지식에 이를 수 없느니라”(딤후3:7)라고 했던 것입니다. 성경해석의 핵심에 이르지 못한 채 성경 주변에만 머무르게 되면 제2의, 제3의 아볼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의 핵심 진리인 기독론과 구원론과 성령론과 교회론 등이 각각으로 분리되거나 흩어짐이 없이 하나의 사안으로서 성도에게 신앙의 현장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탕으로 구원받은 다른 지체들과도 한뜻으로 상합하고 연합하여 결속력과 친화력이 증대되어 관계가 활성화되는 것이 구원받은 자임을 확증해주는 성경적 증거가 됩니다.

오늘 본문에서 “내가 확신하노니”는 “내가 확신되노니”라고 수동형으로 번역하면 좋을 것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내가 스스로 확신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사실은 ‘확신된다’는 조건에 성립되어야 그러한 근거에 따라 비로소 내가 ‘확신한다’고 할 수 있게 됩니다. 기독론의 정확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구원론과 성령론과 교회론이 하나가 되어 자신의 신앙내용을 구성하고, 그것이 경험되고 체험되는 현장인 보이는 교회의 지체로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수님은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고 부르짖으시는 참혹하고 끔찍한 고통을 감내하셨습니다. 예수님은 그러한 고난과 죽음과 장사지냄과 부활과 승천을 통해 우리에게 구원을 베푸셨습니다. 그리고 성도 간에 연합체로서 교회를 이루게 하시고 성령의 교제에 따라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하나가 되게 하십니다. 곧 그리스도의 몸의 건설을 위하여 착실하고 정직하고 충성스러운 자세로 나가게 하십니다.

그러므로 오늘 졸업하는 우리 합신인들은 다른 것은 혹 부족할지 몰라도 성경의 진리와 성경의 권위와 성경의 해석에서는 개혁교회를 계승하는 역사적 행진의 주류가 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더 다짐하고 결단하며 교회의 현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16세기 종교개혁의 신앙을 계승하지 않는 한 우리의 신학과 신앙을 올바르게 유지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구원을 받아 성도가 되면 인생관이 달라져야 하는데 역사관부터가 달라져야 합니다. 세상 역사에 대한 관점이 정확히, 그리고 확실히 ‘구속사관’이어야 합니다. 시대의 좋고 나쁨을 불문하고 초지일관 하나님께서 경영해 나가시는 교회의 자태를 잘 파악하여 거기에 자기를 전폭적으로 드리는 삶을 살아가는 그 자체가 목적이자 행복이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 합신의 정체성이 있고 명예가 있고 기쁨이 있습니다.

이제 이런 진리의 정신과 목적을 가지고 정든 교정을 여러분이 나갈 때는, 그동안 우리 “합신만 잘하면 된다”는 겸손함이 있었다면 이제는 “우리 합신만 잘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하는 마음으로 다른 교단과도 하나가 되고 연합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우리의 이웃과 교회를 사랑하며 같이 섬겨 나가야 하겠습니다. 개혁주의는 ‘날카롭고 차가운’ 무엇이 아니라 ‘따뜻한 가슴의 실천적 가르침입’니다.

지금까지는 옛 어른들의 지명도에 의지하여 우리를 지켜왔다면 이제는 그동안 선생님들로부터 배우고 갈고닦은 실력으로 우리 시대에 적용해야 합니다. 옛 스승들을 의지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그 유산은 이미 계승되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스스로 합신 신학을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합신을 중심으로 한국개혁장로교단이 대연합을 이룰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도 살 수 있고 우리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혼자만 힘겹고 고독한 싸움을 하면 도태될 수 있습니다. 이제는 변화하는 세상 앞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을 때가 됐습니다. 다시 한번 졸업을 축하드리며 여러분의 건승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