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사회적 질서와 그리스도인의 삶_강승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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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질서와 그리스도인의 삶
– 엡 6:1~9 묵상

강승주 목사(섬기는교회)

 

사람은 ‘사회적 존재’라고 한다. 이 말은 사람은 홀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한자도 사람을 뜻하는 사람 인자를 두 획이 서로 기대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그리고 이 사회를 유지하는 기본 원리는 질서다.

바울이 부모와 자녀 관계, 그리고 이어서 종과 상전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는 것은 이 두 관계가 인간 사회를 지탱하는 양대 축이라고 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가정과 일터는 세상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기본 질서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바울을 통해 주님께서 주심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바울은 계속해서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피차 복종해야 하는 실제를 언급하고 있다. 바울은 자녀들에게 부모에게 순종하라고 하고 이것이 옳다고 말하고 있다(1절). 그리고 바울은 여기에 “주 안에서”라는 단서를 붙이고 있다. 모든 성도는 주님께 자발적으로 순종하게 되어 있는데, 바로 부모에게 주 안에서 그렇게 순종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옳다고 했는데 그것은 십계명에서 5계명이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2절a, 출 20:12, 신 5: 16). 그리고 바울은, 이것은 약속이 있는 첫 계명으로 그렇게 순종하면 잘되고 땅에서 장수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2절b,3절). 하나님께서 진실로 순종하는 자녀들에게 약속하신 복을 허락하신다는 것이다.

바울은 이어서 자녀들의 순종의 대상인 아비들에게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고 권면하고 있다(4절). 아비들은 자녀들을 향하여 억압하는 자세를 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곧 자녀들에게 권위에 눌린 순종이 아니라 자발적 순종을 일으킬 자세를 갖추라는 것이다. 인권 개념이 희박하여 자녀들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 보편적이었던 고대 사회에서 이 정도의 개념을 정립한다는 것은 엄청난 파격이었을 것이다.

바울은 종들에게 두려워하고 떨며 성실한 마음으로 육체의 상전에게 순종하라고 하고 이번에도 그리스도께 하듯 순종하라고 권면하며(5절) 구체적인 실제를 설명하고 있는데, 그것은 주님을 섬기듯 하여 절대로 눈가림으로 앞에서만 잘하는 것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 속이는 자가 되지 말라는 것이다(6,7절). 주님을 기쁜 마음으로 섬기듯 자신들의 상전을 그렇게 자발적 순종으로 섬기라는 것이다. 바울은 그렇게 하는 자에게 주님께서 갚아 주실 것을 확신하고 있다(8절). 이어서 바울은 상전들에게 종들을 향하여 위협하지 말라고 권면하며 그들 역시 그들의 종들과 함께 하늘에 계시는 상전이 계심을 알고 함부로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지 말라고 권면하고 있다(9절). 당시 로마 제국이 노예 제도를 활용하여 국가 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던 시대에 상전들을 향하여 바울이 이런 권면을 한다는 것은 엄청난 파격이 아닐 수 없었다. 바울은 인간의 제도를 넘어서 하나님께서 정하신 계율과 질서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오늘날 노예제도는 사라졌다고 해도 된다. 이제 우리는 이 문제를 고용주와 직원의 관계로 보면 될 것이다.

주님에게는 당신의 백성을 영원한 안식, 곧 하나님 나라로 인도하시는 꿈이 있다. 주님은 이를 위해 당신의 목숨을 희생 제물로 주셨다. 이를 위해서 주님은 당신께서 머리가 되시고 우리가 지체를 이루는 교회를 세우셨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교회에 참여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든 것을 주님 중심으로 맞추어 가야 한다. 가정과 일터, 곧 삶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주님 안에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세상은 이 질서에는 관심이 없다. 권위를 인정할 마음도 없다. 결국에는 사회가 붕괴되고 자신도 의지할 곳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가정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당장은 편할지 모르지만 이후에 올 문제들은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주님 안에서 아름다운 질서를 유지하며 평안을 누릴 수 있는 삶을 사랑할 수 있기를 간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