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농어촌 비전트립 소감문| 계정교회, 후세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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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자 명단 >

*2학년 : 김가희, 문은아, 박근원, 박사무엘, 장바울, 조재만, (6명)

*3학년 : 장계원 (1명)

 

합신 농어촌 비전트립팀은 2학년 3학년 학우들 7명과 인솔하시는 생활관장 목사님으로 구성되어, 경상북도 성주의 계정교회(윤찬열 목사), 경상남도 진주의 후세대교회(정영찬 목사)를 3박 4일 일정으로 방문했다. 그곳에서 개혁주의 신학에 바탕을 둔 선배목사님들의 목회적 노력과 결실을 볼 수 있었다. 축호전도, 교회 환경미화, 농촌봉사활동을 통한 농촌목회의 역동성과 섬김의 중요성을 보고 배운 귀중한 시간들이었다.

 

(계정교회)

경북 성주 수륜면 계정 1리에 있는 계정교회는 작은 마을과 마을 사이에 거리를 두고 작은 언덕에 세워진 인상적인 교회였다. 목사님과 잠시 미팅을 가진 후 교회 여 집사님 가정의 마늘밭에 가서 서툴고 느리지만 정성스럽게 마늘 뽑는 일을 도와드렸다. 여 집사님은 불교신자였다가 개종해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시는 분이었고, 남편 분은 5년 동안 전도와 권면을 받았지만 한 번도 교회에 오시지 않았다. 곡괭이로 땅을 파서 마늘을 상처 없이 캐내는 일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곡괭이 잡은 지 몇 분 안 되어 손에는 물집이 잡혀 평소 일 안한 티를 내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였다.

해가 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 일을 마치고 교회로 돌아가는데, 일을 도와준 우리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불신자인 집사님 남편 분께서 교회에 오셔서 저녁식사를 같이 하셨다. 식사자리에 동석해주신 것이 너무 감사하다며 목사님과 사모님, 집사님들의 표정이 싱글벙글인 것을 보면서 한 영혼을 귀하게 여기시는 하나님 아버지 마음과 그 마음을 본받아 한결같이 사역하시는 목사님 사모님의 모습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저녁에 가진 목사님과의 만남 시간에는 후배를 향한 진심과 사랑이 담긴 조언과 고백을 들을 수 있었다. 목사님의 학창시절, 목회 초년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꾸밈없이 들려주셨다.

‘사역자란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다’ ‘자리는 많으나 준비된 사람이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바른 신학의 중요성을 현장에서 느낀다’ ‘농촌목회 진짜 재밌다’ 등등 많은 이야기들이 가슴에 남지만 ‘목회자 부부가 행복해야 목회도 교회도 행복하다’라는 신신당부의 말씀은 교회와 목회를 너무 광의적으로, 피상적으로, 비일상적으로만 생각한 채, 조직과 내용으로만 만들려고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다음날은 비가 내리는 중, 둘씩 짝지어 4개의 마을로 전도하러 나갔다. 전도 중에 많은 어르신들을 만났는데 대부분은 연세가 많았고, 거동이 힘든데도 일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미리 준비한 전도용품을 가지고 한집 한집 방문하며 인사드리고, 찬양도 불러드리고, 때로는 기도해 드리면서 내가 가는 이 길이 얼마나 귀한지 다시 한 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계정교회에서 왔다고 하는 젊은이들을 반갑게 맞아주시고 친손주처럼 이뻐해 주시는 어르신들을 뵈면서, 지난 수년간 계정교회 목사님 사모님의 사역이 얼마나 따듯하고 진심을 다해 섬기셨는지 느낄 수 있었다.

계정교회에서 19년 사역하시면서 그동안 농촌의 어르신들과 어린이들을 섬기면서 복음을 전하고, 지역교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시는 목사님, 사모님을 뵈면서 ‘농촌 목회도 즐겁고 신나게 할 수 있구나!’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목회라는 것이 성도의 수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을 바르게 전하며, 이웃을 사랑으로 섬기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임을 짧은 시간이지만 충분히 배울 수 있었다.

 

(후세대교회)

꾸밈없는 웃음으로 작별인사를 서로 나눈 후 우리는 두 번째 목적지인 경남 진주 지수면에 위치한 후세대교회로 향했다. 땅거미가 지고 제법 어둑한 시간에 교회 앞에 도착한 우리를 두 분 목사님이 싱글벙글 웃으시는 얼굴로 맞아주셨다. 아름답게 지어진 몇 채의 집 사이에 자리잡은 교회 건물 안으로 들어가 정영찬 목사님과 부목사님, 우리 팀원은 짧은 미팅을 가지면서 후세대교회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교회 주보를 보는 순간 범상치 않은 교회라고 생각했는데 목사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후세대교회만이 가지는 독특한 모습이 신선한 충격이 되었다. 바른 공동체를 세워나가기 위해 여러 고민들과 연구, 기도를 통해 세워진 교회가 12년이라는 시간동안 한결같이 하나님 말씀위에 튼튼히 세워져 아름답게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고 목사님은 친절하게 답해주시면서 우리는 첫날 짧은 미팅을 마쳤다.

그 뒤로 틈틈이 목사님과의 대화 시간에서 학창시절 배우는 과목 과목마다 개념을 정리하고 그 속에서 ‘교회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하여 ‘왜?’라는 끊임없는 질문 속에 답을 찾으려고 애써야 하는 모습이 우리 안에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학과 과정에 끌려서 과제에 허우적대다가 겨우 한 학기 마치는 나의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고 머리 숙여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수요일 오전에는 교회 앞에 있는 배수로를 청소하고, 화단에 잡초를 뽑고 정리하는 작업을 했다. 계정교회에서 했던 마늘 뽑기에 버금가는 치열한 작업이었지만 교회를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땀 흘리며 기쁘게 일했다.

오후에는 미리 준비한 전도용품을 드리면서 축호전도를 하였다.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을 만나 찬양도 하고, 기도해드리면서 예수님을 전하였다. 작은 동네에 절과 조상을 모시기는 큰 사당까지 있었지만, 마을 사람들은 후세대교회가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어르신들 초청행사와 무료진료를 칭찬해주시고 고마워하셨다.

3박 4일 일정동안 만난 어르신들의 공통적인 소원은 그저 아픔 없이 이 세상 떠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마음 한 켠이 울컥 하면서도 그분들에게 예수님의 이름만이라도 알려드리고 싶어서 아프실 때마다 예수님을 부르시라고 몇 번 말씀드리고 돌아서 나오면서 평생을 가족을 위해 희생하시고 지금은 외로이 혼자 지내시는 수많은 어르신들을 위해 마음속으로 간절히 기도하였다.

저녁에는 후세대교회 성도님들의 공동체 나눔 모임에 함께 참여할 수 있었다. 목사님 가정을 포함한 교회 주변에 모여서 살아가는 10가정 성도님들이 신앙생활과 공동체로서의 삶을 진지하게 나누는 모습 속에서 교회는 정말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