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수기] 다시 시작하는 미션 _곽광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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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는 미션

곽광석 목사 (산소망교회)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심으로 잠잠히 일하시고 품어주시고 역사하시는 주님을 찬양한다

1996년 가을의 푸르던 맑은 하늘과 아름다운 오색의 단풍들은 삶의 현장에 힘쓰고 애쓴 사람들에게 기쁨과 위로의 쉼을 안겨 주듯이 농촌의 들녘엔 풍성한 추수의 열매들로 인하여 추수한 주인의 얼굴에 기쁨과 위로를 안겨주는 시기. 나에게는 아직, 목회의 초년생으로 많이 부족함에도 주님은 내 안에 한 영혼을 향한 부르심과 인도하심으로 목사로 임직을 받게 하셨다. 10년의 대도시에서의 부교역자 생활은 사회의 초년생활도 힘들겠지만, 주님의 교회를 바르게 세우고 본을 보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이 든다는 것을 실감케 하셨다.

초기 부교역자로 사역할 당시에는 장례식에 갔다 오면 온몸이 녹초가 되곤 하였다. 그것도 믿지 않은 분들의 장례는 더더욱 힘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며 성령으로 충만한 영.육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기도 생활은 주님의 크신 위로와 안식이었다. 감당하기 어려웠지만 신실하신 주님은 잘 감당할 힘과 능력을 주시곤 하였다.

그렇게 부교역자의 사역을 내려놓고 2000년 실제 단독 목회 사역은 거센 폭풍우를 헤치고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거대한 폭풍우와 거센 파도를 넘어 희미하지만 분명 선명하게 방향을 제시하는 등대를 바라보며 숨 갚은 향해를 해 나아가는 것이었다. 온몸과 마음을 다해 예배당을 건축할 때는 욥의 인내를 경험하도록 갑작스러운 아내의 신장 기능 98%가 손상되어 1여 년 동안 투병 생활을 하게 하셨다.

그렇게 목회 사역도 힘들었지만, 아내의 투병 생활과 자녀의 질병까지 참으로 혹독한 인내와 훈련이었다. 그렇게 주님은 우리 가정을 목숨까지 걸게 하셨지만, 주님은 또 다시금 도시에서의 목회 사역을 내려놓고 자연과 함께 소통하며 도시의 목회 사역과는 전혀 다른 사역을 준비하며 나아가게 하는 길은 처음부터 미숙하고 기우 등거리며 넘어지고 자빠지고 3년이 못 되어 요나가 경험한 스올의 뱃속과 같았다.

아직 끝나지 않은 주님의 미션을 이루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시작된 농촌에서의 사역과 삶은 두문불출이었다. 사랑의 수고를 향한 인내와 신실하신 주님의 선명하신 뜻을 찾기까지 때론 내비게이션이 잡히지 않은 산속 깊은 곳에서의 차량 전복은 견인차의 수고를 말할 수 없는 큰 어려움이었다. 이러한 상황과 환경은 주변의 부정적인 시각과 만루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부르신 신실하신 주님은 우리 안에 소원을 두시고 지금의 이 약속의 땅으로 옮겨 넣으셨다.

출애굽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정복 이후 땅을 분배받아 각 지파별로 분배된 토지를 경작하듯 주변의 거센 텃세와 이해 할 수 없는 방해들로 인하여 육체도 피곤하였지만 정신적인 피곤은 참으로 컸다. 그럼에도 하루해가 저물 때면 또 이렇게 하루가 주님의 은혜로 무사히 저무는구나 감사하며 깊은 안식을 취하곤 하였다.

15년 전 도시목회 사역에서도 오직 주님만 바라보게 하셨듯이 무엇 하나 저대로 아는 것이 부족한지라 모르니까 하나님 앞에서의 영혼들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심기 위함은 칠흑 같은 어두운 밤에도 40도가 오려내라는 불볕더위 속에서도 매일같이 산을 오르며 마음을 다스리고 주님의 인자하심과 긍휼하심을 구할 때마다 새로운 돌파구와 힘을 공급해 주셨다. 특별히, 건축의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은 기도하는 것이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미진한 건축을 조금이라도 진전시켜나가는 무릎 꿇음과 주님의 마음을 품고 공사현장에 일하시는 분들을 위로하며 격려하는 것이었다.

장마의 흙탕물과 진흙 펄과 같은 밭을 일구어 돌을 캐내고 바위들을 옮겨 길을 만들고 나무 한 그루 한그루씩 심어놓은 자리까지 땀범벅 때론 눈물도 조금 흘렸다. 그렇게 이제는 뭔가 그림이 그려지는 듯싶었으나 지난해 태풍과 거센 폭우의 위력 앞에 산사태를 맞아 3년 동안 일구어놓은 사역의 현장들이 초토화가 되어, 정말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충격을 받아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는구나 싶어 아찔했다.

1년이 지난 사역의 현장은 총회 사회부를 통하여 전국의 교회들이 위로해 주시고 주님의 선한 사르밧 과부와 같은 사랑의 수고와 헌신을 통하여 다시금 회복할 수 있는 은혜를 공급해 주셨다.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본다. 절대 쉽지 않은 솔직한 삶의 가장 진솔한 흔적들이었다.

주님 앞에서의 사랑의 수고로 코로나 팬데믹의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역사의 주인이시고 주관자이신 주님께서 당신의 백성들을 통해 이루실 그 신실하신 뜻을 위하여 오늘도 쉼 없이 목회 사역의 현장에서와 선교사역의 현장에서 달음질하시는 목사님 선교사님들의 로뎀나무 시냇가 그늘이 되어 잠시나마 주님의 쉼과 위로에 강건함으로 회복할 수 있는 동력이 되도록 달음질하며 나아가고 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이제는 조금 천천히 항해를 시작한다. 작은 자 중에 지극히 작은 누군가의 쉼과 위로와 회복의 디딤돌과 마중물로 다가가기 위합니다. 사실 모든 순간순간의 과정들이 그저 대는 것은 절대 없는듯하다. 모든 과정이 소중하고 물질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기다림과 주님의 때를 알기까지 인내하며 기다림이 버겁고 무엇으로 버텨야 하는지 정말 끈질긴 사투와 같은 몸부림과 전적인 주님의 긍휼하심으로 지나온 것 같다.

그런데도 지금은 잘했다 싶다. 주님의 신실하신 긍휼하심과 인자하심이 함께 하시잖은가. 주님의 은혜 앞에 한 영혼 한 영혼을 향한 주님의 마음을 심기 위한 사랑의 수고를 아끼지 않으며 오늘도 여전히 성실하심으로 잠잠히 일하시고 품어주시고 역사해 나가시는 주님을 찬양한다. “감사합니다. 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