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뜨락| 소소한 일상, 소중한 것들 _ 천지민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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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 뜨락

 

소소한 일상, 소중한 것들

 

<천지민 청년 | 동락교회>

 

코로나19로 인해 멈춰 버린 시간 속에서 사람들은 말합니다. 소소한 일상이 이처럼 소중한지 몰랐었다고. 특별할 것 없던 일상이 특별해지면서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이 나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숨결이 머물러 있던 곳, 지금도 함께 하시는 곳, 앞으로도 함께 할 그곳. 제일 처음 눈에 들어왔던 건 사람이었습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얼마나 위험스럽고 이기적이고 유한적이며 유약한 존재인지.

코로나의 시작이 인간의 끝없는 욕심에서 비롯되었고 그것으로 인해 빚어지는 수많은 사회적 혼란을 이용해 본인의 이익과 안위만을 챙기려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어 마음이 아프고 슬펐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런 부류의 사람과는 달리 너와 나는 같은 공동체임을 자각하고 어려움 속에 있는 그들의 고통과 아픔을 조금이라도 나누어지려는 선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선행을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않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사랑을 나누어 주고 있었습니다. 마치 주님의 빛이 어둠 곳곳에서 빛을 비추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두 번째로 눈에 들어왔던 건 비슷한 듯하나 많은 것이 다른 거짓 선지자들, 사이비 종교단체였습니다. 사람들의 아픔과 결핍을 공략해 그들의 영혼을 집어삼키고 그들의 이성을 마비시켜 올바른 판단과 진리를 구별할 수 없게 만든 그 단체. 하나님이란 이름을 팔아 자신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 이용한 사이비 단체들. 그들에게 농락당한 사람들은 단순히 어리석거나 못난 사람들이어서 속았던 것이 아니라 그들과 마음을 나누고 공감했던 이들이 사이비단체였기에 그들은 그 깊은 수렁에서 나오지 못했던 것 같아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나에게는 부끄러움이자, 아픔이었습니다.

세 번째로 눈에 들어왔던 건 자연이었습니다. 주님의 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따뜻한 햇살과, 주님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한 시원한 바람, 어느새 꽃으로 예쁘게 치장한 산과 길가의 나무들, 주님을 향해 찬양하는 듯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 눈부신 아침 햇살이 꽃과 나무를 비추고 그 나무 위에는 새들이 앉아 노래를 하고 때마침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나의 온몸을 스치고 지나가면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주님께서 주신 모든 것을 기쁨과 감사함으로 느낄 때 가질 수 있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네 번째로 눈에 들어왔던 건 교회였습니다. 평범했던 교회생활이 코로나19로 특별해지자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새벽을 깨우는 기도시간이, 생각의 씨를 심어주는 주님의 말씀이, 내 옆에 있는 든든한 믿음의 지체들이, 즐거운 성경공부시간이, 교회 화단에 핀 꽃들이. 모든 것이 당연하고 옆에 있어 소중함을 몰랐던 그 시간과 순간들이 그리워지니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눈에 들어왔던 건 바로 나 자신이었습니다.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 속에서 감사함을 찾는 나를 발견했고, 그 속에서 주님을 느끼고자 주님을 찾는 나도 보았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질 수도, 아니 오랫동안 이렇게 지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만약 영원히 이렇게 지내야 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그리스도인으로 어떻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하는지 잊지 않고 찬송가의 노랫말처럼 ‘내 주를 가까이’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오늘도 다짐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