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에 대하여
본 문: 엡 6:1-3
故 박윤선 목사
기독교 윤리는 효행을 강조한다. 10계명 중 제1- 제4계명은 하나님을 섬기
는 데 관계된 계명이고, 제5-제10계명까지는 사람에게 어떻게 행할 것을 가르
쳤는데, 그 “첫계명인 제5계명에 “네 부모를 공경하라”(출 20:12)고 하였다.
이것은 신본주의(神本主義) 효행을 가리킨다. 즉 하나님을 섬기는 그 일단(一
端)으로 부모를 공경하라는 것이다. 하나님을 떠나서는 부모님을 참으로 유익
하게 해 드릴 수 없다.
1. 부모를 주 안에서 순종할 것
부모를 순종하는 것은 부모의 권위를 인정하는 의미의 행동이다. 부모의 권
위를 인정하는 것은 존재의 원리와 사랑의 원리로 성립된다. 존재의 원리란
것은 부모가 자식의 뿌리가 되는 원리이다. 사람마다 자기를 소중히 여기는
것같이 자기를 낳아주신 부모님을 존중히 해야 된다. 사 45:10에 “아비에게
묻기를 네가 무엇을 낳았느냐 어미에게 묻기를 네가 무엇을 낳으려고 구로하
느냐 하는
자에게 화 있을진저”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부모는 자식을 사랑하
는 데 있어서 권위자이다. 사람은 자기를 사랑해 주는 자의 말을 잘 듣게 되
는데 부모는 자기 자신보다 자녀를 더 사랑하며, 자식을 위해서 자기의 생명
도 돌보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자식이 부모를 순종함은 그가 인간된 도리로 보아 당연하다. 만
일 그가 그것을 옳은 줄 모른다면 그는 인간의 자격을 상실한 자이다. 자식
된 자가 어떤 보상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부모를 순종하기보다는 그의 본연적
인 의리심(義理心)으로 그리해야 한다. 인간은 자기가 손해를 당하는 일이 있
더라도 옳은 일은 해야 된다는 양심의 판단을 받는다. 동양 윤리도 부모에게
순종할 것을 강조한다. 명심보감에 말하기를 “아버지께서 부르시거든 즉시 대
답하여 머뭇거리지 말며, 음식이 입안에 들어 있으면 그것을 뱉을 것이다”라
고 하였다.
그러나 기독교의 효도는 주님을 보여 주는 효도이다. “주 안에서”란 말은
주님을 기쁘시게 하려고 행함을 가리킨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순종은 외모
와 형식을 취함이 아니고 진실과 성의와 기쁨과 소망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기독신자는 부모를 섬길 기회도 하나님을 섬길 기회로 붙잡는다. 구약성경에
소개된 룻은 그의 남편이 죽은 후에도 시어머니를 떠나지 않고 끝까지 그를
섬기며 그 시어머니가 섬기는 하나님을 모시려고 힘썼다. 그는 말하기를 “어
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와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룻 1:16-
17)라고 하였다.
그리고 “주 안에서” 순종하라는 것은 ‘주님을 높이려는 목적 의식 안에서
순종하라’는 뜻이다. 자식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부모를 주님보다 더 높이는
것이 도리어 그 부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주님보다 부모를
더 높이는 것은 하나님 자리에 사람을 앉히는 반역의 죄악이다.
2. 부모를 공경할 것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부모를 부모답게 대우해 드림이다.
부모에게 아무 흠이 없을 때에는 자식으로서 부모를 공경함에 어려움이 없
다. 그러나 만일에 부모에게 어떤 실수가 있을 때에도 자식된 자는 부모를 공
경해야 된다. 우리는 이 점에 있어서 사울 왕의 아들
요나단을 본받아야 된
다. 요나단은 자기 부친이 의인(義人) 다윗을 죽이려고 했을 때에 다윗을 보
호해 주면서도 그 부친을 멸시하거나 반역하지 않았다. 삼상 19:1-20:42에 보
면, 요나단은 부친이 다윗을 죽이려 함을 확인한 후에 다윗에게 피할 길을 열
어 주는 한편, 부친으로 하여금 무죄한 자의 피를 흘리는 죄를 범하지 않도
록 충고하였다. 그는 이와 같이 부친의 처사를 반대하면서도 끝까지 부친을
대항하거나 반역하지 않았으며, 국가의 위기를 당했을 때에 부친과 함께 출전
했다가 전사하였다(삼상 31:2-6).
그리고 “약속 있는 첫계명”이란 말씀은 하나님께서 일찍이 신 5:16에 약속
하신바 “잘됨”과 “장수함”을 의미한다. 잘되지 않으면서 오래 사는 것은 복
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잘되면서 장수함은 복이다. 그러면 부모를 공경하면
왜 장수하게 되는가? 부모를 공경함은 하나님을 공경하는 덕에 이르는 통로이
기도 하다. 부모를 공경한다고 함은 생명의 근본을 존중히 하는 행동이며, 근
본을 존중히 하는 마음은 모든 생명의 근본이신 하나님(시 36:9)을 공경하는
행위이다. 레 19:32에 “너는 센 머리
앞에 일어서고 노인의 얼굴을 공경하며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여호와니라”고 한다. 생명의 근원을 존중히 하는
마음은 하나님을 근본적으로 존중하는 믿음의 한 방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