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과 행복 _장석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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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과 행복

 

< 장석진 목사 · 광주월산교회 >

 

 

아나운서 이규항 씨가 1960년대 후반쯤 ‘네잎 클로버’라는 노래를 불렀다. 아나운서의 특이한 직업을 가진 분이 부른 노래라는 점이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고, 구수한 저음에 노랫말까지 좋아서 한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네잎 클로버 찾으려고 꽃 수풀 잔디에서 해 가는 줄 몰랐네. 당신에게 드리고픈 네잎 클로버 사랑의 선물. 희망의 푸른 꿈, 당신의 행운을 당신의 충성을 바치려고 하는 말. 네잎 클로버 찾으려고 헤매는 마음 네잎 클로버….”

 

그 덕분에 어린 시절 초여름이 되면 토끼풀을 뜯으러 갔다가 클로버 밭에 쭈그려 앉아 행운(幸運)을 바라며 네잎 클로버를 찾곤 했던 기억이 있다.

 

네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幸運)이다. 우리는 행운을 바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수많은 세잎 클로버들 중에서 네잎 클로버를 찾는 것인지 모른다. 그런데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세잎 클로버의 꽃말이 행복(幸福)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주위에 무수히 널려있는 행복은 무심코 지나친 채 행운만을 마냥 찾아다녔던 셈이다.

 

우리는 간혹 특별한 행운을 위해 작은 행복을 무참히 짓밟아 버린 것은 아닐까?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적인 삶속에 숨어있는 행복은 무시되었다. 우리 삶에 필요한 건 하나뿐인 특별한 행운을 찾는 것보다는 무수히 많은 작은 행복을 지키는 것이 소중한 것이다.

 

복권에 당첨된 사람은 행운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진실로 행복한 사람은 아니다. 복권 당첨 이후에 그의 인생이 망가지고 깨진 가정이 수없이 많다.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후 1년이 지나지 않아 90% 이상이 무일푼이 되거나, 대부분 이혼하거나, 사고를 당해 일찍 죽게 된다는 보고가 있다. 왜 그럴까? 땀 흘려 번 돈이 아니기 때문이다. 행운은 찾았으나 행복은 잃은 것이다.

 

세잎 클로버는 눈에 잘 띄는 흔한 것이다. 행복이란 바로 옆에 있는, 찾기 쉬운 곳에서 오는 것이다. 행복은 우연히 일어날 대박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을 귀하게 여기며 가꾸어 가는데 있다. 행운을 찾기 위해 지천에 널려있는 행복을 짓밟지 말라! 가까이에 있는 일상의 행복을 껴안아 보자. 사소한 곳에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찾아 보라.

 

행복에는 세상에서 말하는 행복(happiness)과 성경에서 말하는 복(blessing)이 있다. 세상의 행복은 그 근원이 해프닝(happening)이다. 즉, 우연히 발생되는 사건들이 생겨날 때 행복을 느낀다.

 

성경적인 행복은 피(blood)에 기초한 복(blessing)이다. 오직 예수의 피만이 복의 근원이다. 고통이 찾아와도 그 고통이 주는 의미를 생각한다. 거기에서 감사를 발견한다.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 그것만이 매순간 행복을 누리며 나누는 복의 통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