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개혁신보’ 명칭 변경에 대한 소견
| 김용주 목사, 소식교회, 총회노회록검사부장 |
<기독교개혁신보사는 2010년 10월 14일 제95회기 제2차 신문운영이사회에서 제호를 변경하기로 하여 본보 제580호에 새로운 제호 모집을 공고한 바 있습니다. 본보 제호 변경 절차는 이사회에서 새 제호를 선정하여 총회에 헌의하게 되면 총회가 이를 받아 가결 혹은 부결하게 됨으로써 최종 결정을 하게 됩니다. 이 글은 본보 제호 변경에 대한 필자의 반대 의견을 밝힌 것으로 본보 제호 변경에 대한 독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차원에서 게재합니다_ 편집자 주>
“개혁교단의 마지막 보루로서 ‘기독교개혁신보’ 명칭 보존해야”
어떤 단체나 기관에 친히 종사하거나 거기에 근접해 있는 분들의 경우에는 어떤 사안에 필연적인 정당성을 가진다 할지라도 먼발치에서 그 단체나 기관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당황케 되는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본 교단의 기관지인 ‘기독교개혁신보’의 제580호에 ‘기독교개혁신보 새 이름 공모’라는 광고란을 보고서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다’라고 생각하면서도 심히 의아해 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먼저 이 글의 단순성을 위하여 명칭 변경이나 자구 수정의 실례를 몇 가지 제시하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본 교단 ‘기독교 개혁신보 새 이름 공모’에 대한 문제를 다루겠습니다.
1. 명칭 변경이나 자구 수정의 실례 몇 가지
세상 방식은 어떤 중대한 일들로 단체나 상호 등의 이미지가 실추되면 명칭을 변경하여 새로움을 모색하여 만회하려는 일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지 실추는 언제나 그들 자신의 문제였습니다.
어떤 분이 총회의장에 피선된 후에 “이제 주님 외에는 다 바꾸어야 한다”고 외쳤던 기억이 있습니다. 필자가 십 수 년 머물렀던 한 모임도 우리 교단의 3대 강령인 ‘바른 신학, 바른 교회, 바른 생활’을 그대로 구현해 보자고 했던 그 명칭을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들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들이었습니다.
종종 노회에서 교회의 명칭 변경이나 총회의 특별 위원회 등의 명칭 변경이 그 회의 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정당한 명칭 변경도 있고 부당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별로 의미 없는 명칭 변경들도 있습니다.
우리 교단은 때로 그 변경이 심화되어 헌법의 중요한 자구 수정까지 감행되어 버려서 개혁 신학이 낙후되는 현실을 맛보고 있고, 비교적 개혁주의를 지향하려는 우리로서는 이로 인해 쓰라린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교단 명칭 변경의 실례의 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개혁’이라는 말을 싫어하는가?”라고 여길 정도로 신속하게 ‘개혁’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합신’이라는 이름으로 변경하여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장로교회’라는 명칭이 ‘개혁교회’ 혹은 ‘개혁장로교회’라는 명칭으로 부를 수 있을 만큼 동의적인 의미를 품고 있을지라도 ‘개혁교단’이라는 명칭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면 더욱 더 좋았을 것입니다.
물론 ‘합신’이라는 교단 명칭이 ‘엄밀한 장로교회에 합치한 혹은 적합한’이라는 의미라면 참으로 좋았겠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신앙인들이 사용하는 용어란 그 용어가 품고 있는 내용에 있어서 그것을 버릴 때 그 용어가 품고 있는 신학사상까지 생략되고 던져지기 일수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모두는 이런 일에 매우 신중해야 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2. 개혁주의적 언어 방식의 마지막 보루로서 ‘기독교개혁신보’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는지 알지 못하는 중에 우리는 지금 이 명칭 이외에 새 이름을 구하고 있습니다. 필자로서는 이 일을 주장하고 추구해 나가는 분들에게 몇 가지 묻고 싶습니다.
그 첫째는 “누구의 발상이며 어떤 회의의 결의로 추진하는가?”입니다. 그 둘째는 “개교회로 출발되든지, 최소한 노회 등의 헌의없이 왜 이런 일들이 진행되는가?”입니다. 그 셋째로 “기독교개혁신보의 명칭 변경으로 인하여 주의 영광이 어느 정도 나타나겠으며 우리 교단과 전국교회와 일반 성도들에게 어떤 유익이 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교단마다 인간적이면서 인간 이성이 추구하는 광범위한 교회를 지향하려 할 때 가장 먼저 신학, 곧 교의를 손질하게 되었던 게 지상교회 역사 중 한줄기였습니다. 그런 시도에서 특별히 신학, 곧 교의의 중요한 낱말이나 문헌들을 뒤로 물리거나 수정하거나 삭제하는 일들이 다반사였기에 이번 ‘기독교개혁신보의 새 명칭 변경 공모’에도 심한 우려를 표하는 바입니다.
필자 스스로가 지나치게 소심해서인지 “이제 또 가장 중히 여겨야 할 명칭 하나가 사라지게 되지 않는가” 하는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이제 늦가을의 끝자락에서 또 초겨울의 입문에서 마지막 잎새 하나도 곧 떨어지려는가?”라는 마음졸임이 필자에게 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고백합니다.
인간이 혹 인간들이 의도했을 경우에 과연 주와 주의 영광만을 위하고 지교회와 모든 성도들의 참된 유익을 위한 것이 나올 수 있을 것인가? 곧 예전이나 지금보다 더 나은 새 잎이 나올 수 있을 것인가 깊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인간이 혹 인간들이 고안했다면 신속히 이 일의 진행을 멈추거나 접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미 주께서 우리에게 주신 명칭인 ‘기독교개혁신보’로 주와 주의 뜻과 주의 영광 드러내기를 우리 모두는 기뻐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또 우리 교단에 속한 온 교회와 성도들에게 유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