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의 책임 <디모데후서 4장 1-2절>
< 정창균 목사 , 합신 설교학 교수, 남포교회 협동목사 >
“신자와 교회의 정체성 확고하게 해주는 성경적 설교 회복해야”
하나님의 말씀이 강단에서 힘 있게 선포되면 교회는 흥했고, 그렇지 않을 때는 교회가 병들었습니다.
병든 교회는 그 사회가 암흑의 시대로 접어드는 요인이 되었다는 것은 지난 이천 년 동안의 교회 역사를 살펴보면서 우리가 얻는 중요한 통찰입니다. 이런 점에서 포사이드의 말처럼 기독교는 설교와 함께 흥하였거나 설교와 함께 망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시대의 가장 큰 문제는 교회가 어두워진 것이고, 교회가 어두워진 가장 심각한 원인은 강단에 있다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다름 아닌 강단의 변절입니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의 한 가운데 설교자가 있습니다. 설교자는 말씀에 목숨을 거는 사람입니다.
설교자가 말씀을 제대로 선포하지 않거나, 말씀을 임의로 바꾸어 말하거나, 말씀보다 다른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반역입니다. 말씀의 주인이신 하나님에 대한 반역이요, 말씀을 기다리는 회중에 대한 반역이요, 말씀의 사역자인 자기 자신에 대한 반역입니다. 설교자의 반역이 오늘 날 강단이 죽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사실을 우리 설교자들은 겸손히 인정해야 합니다.
사실 그동안의 설교들은 말씀에 집착하여 신자와 교회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가르치기보다는 위로와 격려와 복과 성공 등 소위 부와 건강의 복음을 선포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교회에 대한 강조도 교회의 본질에 관한 성경말씀의 가르침보다는 주로 일과 봉사 등을 강조하며 교회의 기능이나 실용성 등 교회의 기능적 정체성에 초점을 맞추어 설교를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 와중에 설교는 점점 본문을 이탈한 설교로 변질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 시대 목회현장의 큰 흐름을 거스르는 부담을 걸머지면서도 말씀에 집착하여 메시지를 선포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며 강단을 지켜준 여러 설교자들이 한 없이 고마운 것이 사실입니다.
신천지 이단의 파장이 이렇게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것은 성경에서 멀어져서 성경적이고 신학적인 분별을 갖추지 못한 신자가 많아진 현실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해도 지나친 과장이 아닙니다. 이만희 자신도 신천지가 성경에 의한 참된 교회임을 주장하기 위하여 정통교회의 이 점을 비난합니다.
“요즘의 교회는 모두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교회로 변질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천국복음을 가르쳐야 하는데도 세상 이야기나 하며 성도의 수를 불리는데 주력하고 있으니 세상 교회가 아니라 하겠습니까?”
이만희는 이 점을 간파하여 성경해석을 주 무기로 들고 나오면서 자신들이야 말로 성경을 제대로 풀어준다고 속이며 교인들을 미혹합니다. 그 전략이 통하여 엉뚱하고도 황당한 해석으로 성경을 마음대로 난도질을 하고 있는데도 성경 본문을 해석한다는 명분으로 지금과 같이 큰 파괴력을 한국교회 안에 행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계속하여 성경본문이 젖혀진 채 성공과 복과 위로와 격려와 간증, 그리고 우스운 이야기 등을 설교에서 들어오다 보니 성경을 근거로 한 심오한 가르침이라면서 다가온 이단들의 가르침을 놓고 그것이 성경적인 것인지, 성경을 제대로 해석하고 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들이 성경을 펴놓고 하는 그 말이 과연 신자나 교회에 대하여 맞게 말하고 있는 것인지 분별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한국교회는 성경을 설교하고 신자와 교회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해주는 성경적 설교를 회복해야 합니다.
20세기의 위대한 교회역사가로 알려져 있는 라토렛이 그의 대작인 “기독교 확장사” 마지막 부분에서 교회의 장구한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한 말은 교회의 정체성을 확고히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가에 대한 증언이자 경고입니다.
그는 “시간과 공간 속에 얽매이지 않은 자신의 정체성을 희생하고 주변의 환경에 순응하였던 교회들은 결국 자신들이 그렇게 순응했던 시대와 사회, 그리고 기류가 바뀌면서 모두 소멸해 버리고 말았다”고 단언합니다.
그는 “다만 예수의 유일성에 대한 핵심적인 진리와 역사상 발생한 사건으로서 예수의 탄생과 생애, 가르침, 죽음과 부활에 대한 진리, 그리고 하나님 자신의 계시와 인간의 구속을 위하여 예수를 통해 역사하신 하나님의 사역에 대한 믿음의 진리만이 영속적인 삶을 위해서 필수적인 것으로 입증되었다”고 결론짓습니다.
사도 바울이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인 말세의 현상들을 지적한 후에(딤후 3장) 하나님 앞과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실 그리스도 예수를 근거로 엄히 명한 말씀도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얻든지 항상 힘쓰라. 범사에 오래 참음과 가르침으로 경책하며 경계하며 권하라!”(딤후 4:2). 사도의 이 엄하고 절박한 말씀의 핵심은 결국 하나님의 말씀을 설교하는 설교자의 책임을 이행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디모데만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나타나실 때까지 모든 설교자들이 이행해야 할 영원한 책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