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단상<23>
생태 환경 보존을 위한 그리스도인의 역할
조석민 목사_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신약학교수
“생태 문제는 함께 존재하는 모든 생물의 생존 문제”
지구온난화의 문제는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더 이상 낯선 주제
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나라가 생태 환경 보존을 위하여 목청
을 높이며 대안을 내놓고 있다.
지구온난화 문제 갈수록 심각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신 위성자료를 근거로 북극 빙하의 전체 부피가
4년 전보다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사실을 근거로 북극 빙하가 5년 내에 다
녹을 수도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만일 이렇게 된다면 우리는
2014년 이후에 북극 빙하를 다시 볼 수 없다.
이와 같은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감지되고 있다. 3월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구온난화에 따른 농어업 생산 변화’에 의하면 한
반도 연해에서 냉수성 어족인 명태와 도루묵은 사라지고
온수성 어족인 오징
어와 멸치의 생산량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가 아
열대 기후로 변화되면서 온대 과일인 사과의 재배 면적이 줄어드는 추세라
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의 생태 환경 보존 문제는 이미 나 자신뿐 아니라 함
께 존재하는 모든 생물의 생존 문제이기도 하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생태 환
경 보존을 위하여 노력하는 것도 생명을 사랑하시는 하나님께 순종하는 일임
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무분별한 국토 개발과 개간을 경제 살리기라는 미명아래 자
행하지 않도록 그릇된 경제 인식을 불식시키는 일에 그리스도인도 함께 힘써
야 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경제적 이득만을 위하여 살아가는 삶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 속에서 생태 공간을 훼손(毁損)하지 않고 자신과 그 자
손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런 일은 생태 환경 보존이 이 땅에서 호흡하며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
의 역할 중 하나라는 인식에서 출발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사람에게 주신
삶의 터전인 자연 속의 생태 환경을 훼손하는 일은 큰 죄악 중 하나임을 알
아야 한다. 생태 환경이
파괴되어 생물이 존재할 수 없는 터전 위에 인간 또
한 살아갈 수 없음을 명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비극적 종말을 맞이할 수밖
에 없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 하신 후에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
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주셔서 먹을 거리가 되게 하셨다고 가
르친다(창 1:29). 하지만 처음 사람 아담이 죄를 지어 땅은 저주를 받아 가
시덤불과 엉겅퀴를 내게 되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창 3:17-19). 이것은 인
간의 죄악으로 말미암아 자연이 훼손되었음을 암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노아 홍수 후에 다시 사람들에게 새로운 자연
을 주시며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복을 주셨다(창 9:1-3). 노아 홍수
후에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새롭게 주신 이 자연을 보존하며 살아가는 것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 9:1)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그리스도인은 개인적으로 자연 환경을 파괴하는 잘못
된 생활 습관을 버리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며, 그 어떤 종류의 생태 환
경 파괴의 시도에 분명히 반대할 수 있어야 한다.
생태 환경 보존은 결코 인간의 안전한 삶
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모든 생물
도 더불어 살아가기 위함이다. 그것은 인간과 함께 이 땅에 살아가는 생물들
이 하나 둘씩 자연 생태 파괴로 죽어갈 때 인간만이 홀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생태 환경 보존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역할은 아주 사소한 것
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각자의 삶에서 환경오염을 최대한
막기 위하여 노력하는 일로부터 시작하여 교회 공동체의 삶으로 옮겨가는 것
이며, 내가 일하는 직장과 터전까지 그 범위를 넓혀 가는 것이다. 이 일을
위하여 그리스도인들이 생태 환경을 바라보는 의식이 변화되고 생활방식이
바뀌어야 한다.
더욱이 생태 환경 보존을 위한 노력도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
와 함께 삶으로 드리는 예배와 같은 중요한 의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생태 환경 보존이라는 시각으로 우리 주변의 일들을 바라보고 그리스도인으
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서해와 한강의 물길을 잇는 경인운하 수로 연결 공사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물론 경인운하 공사가 3월 25일 시작된 것이라고 하지만 굴포천 방수로 공사
r
는 이미 그 이전부터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다만 경인운하라는 이름아래
그 동안 진행되었던 모든 일이 공식적인 인정을 받게 되었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경제성 논란과 함께 환경단체의 반대 및 지역 주민의 줄기찬 찬반
토론에도 불구하고 경인운하는 결국 착공된 것이다.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과 함께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길고 짧은 운하들
이 각 지역에서 만들어져 이 작은 땅덩어리를 갈라놓을지 알 수 없다. 하지
만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일에 먼저 그 무엇보다 생태 환경 보존과 관련해서
관심을 갖고 필요한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생태보존 환경 위해 최선 다해야
운하의 문제만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이 땅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생태 환
경 파괴와 관련된 일에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간구하며, 이 땅의 생명을 사랑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교회 공동체에 속한 모든 그리스도인이 먼저
생태 환경 보존을 위하여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