딤전 5:1-2
젊다는 것
우리 아버지는 젊은 나를 우려했고, 나는 나의 젊은 아들들을 우려한다. 아버
지는 내가 귀를 훨씬 덮을 정도로 머리를 길게 기른 채 다 해진 통바지를 입
고 밤거리를 쏘다니다가 통금이 다 되어서야 비로소 귀가하는 것을 보실 때마
다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꾸지람을 하셨다.
나는 아들이 머리를 덥수룩하게 기르고 신발 발꿈치를 가리다 못해 길거리를
쓸도록 긴 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다가 친구 집에서 잔다며 휴대전화를 걸 때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잔소리를 늘어놓는다. 어른들은 언제나 청년들을 우려
하는 마음을 가진다. 아버지는 자신의 젊은 시절을 잊어버렸고, 나는 나의 젊
은 시절을 잊어버렸다. 그래서 젊은이는 언제나 어른들에게 근심거리이다.
젊은이는 어른들의 근심거리
하지만 젊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래서 옛날부터 지금까지 청춘예찬
은 끊이지 않는다. 젊음은 신선함이다. 싱싱한 햇과일처럼 청년의 기개는 새
롭다. 젊은
이의 색깔은 푸른색이다. 청년은 생기발랄하다. 동작 하나 하나가
모두 활기찬 율동과 다름없다. 젊은이에게 알맞은 음악은 왈츠이다. 젊은 사
람들은 역동적이다. 그들은 웬만해서 지치지 않는다. 아무리 힘든 일을 해도
한 숨 자고 나면 다시 벌떡 일어난다.
수평선에 떠오르는 태양은 청년을 상징한다. 청년의 시간은 아침이다. 젊음
은 새벽이슬과 같다. 그래서 젊은이는 언제나 꿈과 희망을 의미한다. 청년이
없다면 우리는 모든 것에서 소망을 상실한다. 더 무엇을 말할까. 청춘을 예찬
하는 것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이 젊은 사람들에 대하여 보여준 관심은 보통 청춘예찬과 사
뭇 다르다. 물론 사도 바울은 디모데의 시각에서 젊은이들을 바라보았다. 여
기에서 우리는 디모데가 대략 어느 정도의 나이에 있었는지 추정해 볼 수 있
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가 젊은 사람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는
데, 이것은 결국 젊은이들에 대한 사도 바울의 견해를 선명하게 나타낸다. 달
리 말하자면 젊은이들에 대한 디모데의 처신에서 젊은이들에 대한 사도 바울
의 생각이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사도 바울은 젊은 남자
를 형제로, 젊은 여자를 자매로 간주한다. 사도 바울에 의하면 젊은이는 남자
이면 형제이고, 여자이면 자매이다.
형제, 자매 인식 필요해
사도 바울에게 굳이 청년을 예찬할 이유가 있다면 형제와 자매라는 사실에 있
다. 사도 바울은 형제이기 때문에 젊은 남자를 좋아하고, 자매이기 때문에 젊
은 여자를 좋아한다. 형제와 자매라는 것은 한 아버지를 모시고 있다는 점에
서만 성립될 수 있는 관계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듯이 아버지가 다르면 형제
도 자매도 될 수 없다.
사도 바울이 형제와 자매라는 말을 사용할 때는 언제나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
기는 사람들을 염두에 둔다. 젊은이들이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긴다면 사도 바
울은 그들을 가리켜 서슴지 않고 형제와 자매라고 부른다. 사도 바울은 하나
님을 아버지로 섬기는 젊은이들을 예찬한다. 사도 바울은 그들이 형제이며 자
매이기 때문에 예찬한다.
사도 바울의 청춘예찬과 관련하여 한 가지 덧붙일 것이 있다면 그것은 순결이
다. 사도 바울이 디모데에게 “젊은 여자를 일절 깨끗함으로 자매에게 하듯
하라”고 말했을 때, 이 말
은 젊은 디모데에게 순결을 요구하고 있을 뿐 아니
라, 청년들 (특히 여자 청년들)에게도 순결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들이 스스로 디모데에게 깨끗한 대우를 받을만한 깨끗함을 가지고 있어
야 하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은 순결이야말로 청년들이 예찬을 받을 수 있는
진정한 조건이 된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순결을 조건으로 삼지 않고 다른
어떤 것으로 청년들을 예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젊다는 것의 가장 큰
가치는 순결에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의 가치 순결에 있어
청년이 어른에게 근심거리가 되기 전에 스스로 근심거리가 되어야 할 이유는
두발과 복장과 귀가시간 때문이 아니다. 젊은이가 어른들의 우려에 앞서 스스
로 우려해야 할 것은 순결이다. 순결은 젊다는 것의 가장 큰 가치이기 때문이
다. 진정한 어른은 다시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지 않는다. 다만 젊은이들의 순
결을 우려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