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종단 종교인 모임 “인도적인 입장에서 열린 마음으로…”
“생명과 평화를 위한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를 호소하며” 성명 발표
개신교와 천주교, 불교 등 5대 종단의 지도자들로 구성된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은 4월 12일 화요일, 서울 태평로에 위치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명과 평화를 위한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를 호소하며”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북한의 식량 수급 상황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고 “북한의 식량이 108만6000t 부족할 전망이며 취약 계층 610만명을 위해 43만4000t의 식량 지원이 필요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천안함 사건 이후 ‘5.24조치’를 통해 취약계층에 대한 순수 인도적 지원만 허가해오다 연평도 사건 이후로는 이조차 중단해 왔고 지난 3월 31일 북한 취약계층에 대한 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만 다시 허용하기로 했으나 여전히 제한적인 대북지원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또한 통일부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70%가 북한의 사과 없이는 식량지원에 반대하는 것으로 밝혀져 북한을 향한 남한 국민의 마음도 싸늘하게 식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5대 종단 종교인들은 개신교 136명을 포함한 종교인 658명이 서명한 이번 성명서를 통해 한국정부가 대북 지원을 재개하고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을 허용해줄 것을 적극 호소하며 대북 지원이 ‘피를 나눈 동포의 생명을 살린다는 인도적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명혁 목사(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강변교회 원로목사)는 “지난 10년 간 5개 종단 지도자들과 함께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의논하고 염려하는 모임을 가져온 것이 얼마나 흐뭇하고 즐거운지 모른다. 이것이 바로 3.1운동을 일으켰던 우리 선배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아름다운 나라사랑과 합동의 유산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부끄럽고 부족한 종교인들이지만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일에 조그만 재물들이 되기를 소망하며, 이렇게 뜻을 모으게 된 것에 감사한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종교 지도자들은 “2010년 봄의 냉해, 여름의 서남부 곡창지대 홍수, 60년 만에 찾아온 강추위 등에 의해 많은 북한주민이 아사 겸 동사로 생명을 잃었으며 화폐개혁 이후 식량가격이 100배 가량 폭등함에 따라 군인들까지 영양실조에 걸리고 강도로 돌변해 주민을 약탈하는 등 사고가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고 북한식량실태를 보고하고 “한국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민간단체 지원에 대한 전면적 허용만이 북한주민들의 아사를 막을 수 있다”고 호소하는 한편 ‘인도적인 입장’에 서서 ‘열린 마음’으로 ‘피를 나눈 동포’를 돕는 마음가짐이 필요함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