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교회로 돌아갈 수 있나요?
송영찬 국장
오순절 날 성령님의 강림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 이후 새로운 하나님
의 나라가 어떻게 세워질 것인가를 보여주는 사건이다. 곧 영으로 오신 예수
께서 친히 그의 백성들 안에 내주하시어(임마누엘) 그의 나라를 세워나가시
며 다스려 가신다는 것을 만방에 알리신 사건이다.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는
사람들은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구별 없이 ‘그리스도의 영’이신 성령님을
통하여 무형교회의 회원이 된다.
이 교회는 하나님의 통치가 구현되는 지상의 독특한 하나님의 나라이다. 이
나라에 속한 백성은 “저희가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며 떡을 떼
며 기도하기를 전혀 힘쓰니라”(행 2:42)고 말하는 유형적인 형태의 교회 모
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이 교회를 유형교회 혹은 지교회라고 하며 이러한 유형교회의 회원으로서 살
아가는 성도의 모습은 성령님을 통해 하나가 되며(교회의 보편성) 세인들과
구별된 삶을 가지며(교회의 거룩성) 사
도의 가르침을 받는(교회의 통일성) 교
회의 모습으로 발전해 나가게 된다(행 2:43-47). 이것이 초대교회의 특성이었
다.
따라서 이후 오고 오는 교회들은 초대교회의 전통성을 이어받아 교회의 특성
으로서 교회의 보편성과 거룩성과 통일성을 지향하고 나가야 한다. 그러나 지
금의 교회가 초대교회와 같아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이미 역사가 그만큼 흘
러온 이상 지금의 교회는 초대교회와 맥을 같이하되 이 시대적인 특성을 해석
하고 그만큼 새롭게 발전해 나가야 한다.
그 예로써 초대교회는 복음의 확장과 건실한 교회의 터로서 신학을 정립한 반
면에 2-3세기 교회는 신인양성(神人兩性)을 가지신 그리스도를 증명하는 기독
론과 삼위일체 신관을 확립하였다. 중세시대에는 부패한 교회를 갱신하기 위
한 개혁교회관을 확립하였고 19세기에 와서는 도전받는 성경의 권위에 대한
변증을 통하여 개혁신학을 확인하였다.
최근에는 성령님의 사역에 대하여 은사주의자들이나 오순절파 운동으로부터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 관심을 가지는 등 그 시대마다 요청되어지는 신학적인
문제점들에 대하여 관심을 같고 확고한 개혁사상을
정립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위치를 확인하지 못한다면 지금도 초대교회로 돌아가야 하
는 것처럼 주장하게 된다. 이것은 마치 역사를 1세기로 되돌려 놓으려는 어리
석은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이라는 시대적 속성을 이해하지 못한다
면 각 지교회와 그 교회에 속한 개개인의 존재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