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가 설교에 저항하는 이유
최일환 목사_장안중앙교회
“설교에 저항하게 만드는 것은 직무 유기”
목사와 설교는 떨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목사가 설교를 힘들어하거나 설
교에 부담을 느끼면 그처럼 힘든 일이 없을 것이다. 목사는 곧 설교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분은 설교하는 맛에 목회를 한다는 분도 계시지
만 대부분의 목사는 설교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갖고 사는 것이 현실이
다.
설교에 부담 갖는 목사들 많아
왜 그럴까? 설교의 준비의 어려움도 있고 연구의 부족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무서운 것은 성도들의 설교에 대한 불만족 때문이라 할 것이
다. 필자는 설교자로 25년째 사역을 감당해 오면서 최근에 절실히 느끼는 것
은 성도들이 설교에 저항을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저항’이라는 표현이 합당한지 모르겠으나 분명 성도들은 때로 설교와 설
교자에 대해 저항하고 있다. 그 저항이 행동으로 표시되지
않는 마음속의 저
항도 있고 때로 마음속에서만이 아닌 행동으로 나타나는 저항도 있다. 그러
기에 설교자는 성도가 설교에 저항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깊이 생각해 보아
야 할 것이다.
때로는 어린아이처럼 사탕을 원하는데 쓴 약을 주기에 저항할 수도 있으나
그런 것을 ‘저항’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다만 그 쓴 약을 고통스럽게
먹지 않고 기꺼이 받아먹게 만드는 방법이 부족해서 저항한다면 그 또한 설
교자의 책임일 것이다. 성도가 목사의 설교에 저항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몇
가지 원인이 있다.
1. 설교가 본문 내용에서 지나치게 벗어날 때 저항한다.
현대 성도들 중에는 성경에 대해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
다. 심지어는 목사보다도 더 열심히 성경을 읽고 있는 성도가 허다하다. 그
런데 설교자가 설교 중에 성경 내용을 틀리게 말하거나 본문 내용을 지나치
게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해석하면 성도들 맘속에는 “저것은 아닌
데……” 하면서 저항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 설교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들려지지 않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목사 수준과 인격 자체에 대한
저항까지 생기게
되어 결국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2. 설교자가 모범을 보이지 못하는 설교를 할 때 저항한다.
설교자가 설교를 통해 권면하고 교훈하는 내용이 설교자 자신은 전혀 행치
못하거나, 행치 않고 있을 때 성도들은 마음속에서 저항한다. ‘기도하라’
외치면서 설교자는 기도 안하고 ‘새벽기도 하라’ 외치면서 자신은 피곤하
다고 새벽기도 안 한다면, 그리고 ‘전도하라’ 외치면서 실상 목사 자신은
전도 한 번 안 한다면 성도들은 “너나 잘하라”고 가슴속으로 말하며 그 설
교에 저항을 한다.
그러기에 설교자가 설교하기 전에 먼저 모범을 보이고 외쳐야만 순종과 복종
이 일어나고 설교자를 존경하면서 따라 가게 되는 것이다. 필자도 이 문제
때문에 늘 고민하고 괴로워한다. 그러면서 “이 세상에 완전한 사람 누가 있
겠나?” 하면서 위로를 받지만 성도들은 설교자에 대해 나름대로의 기대치
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3. 눈높이 설교가 안 될 때 저항한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성도들의 신학적 수준은 미약하다. 그런데 설교자는 자
신의 신학과 지식 수준에서 설교를 하면서 “귀 있는
자는 들으라” 한다면
성도들은 그 설교가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게 되고 결국 설교에 저항하게 된
다. 그러기에 설교자는 설교를 듣는 청중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
들의 필요를 채우는 현장성 있는 설교를 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설교자
와 설교를 향해 저항하다가 결국 알아듣게 설교하는 교회로 떠나는 것이다.
소위 말하는 뜨는 설교자, 그리고 성공한 설교자들의 설교를 들어보면 누구
나 듣기 쉽고 재미있게 하는 것은 눈높이가 제대로 된 설교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설교자는 자신의 설교에 대해 처절한 평가를 해야 할 것이고 내가
보기에 멋있는 설교가 아닌 성도들이 먹기에 좋은 설교를 해야 할 것이다.
4. 설교 적용이 객관성이 부족하거나 비논리적일 때 저항을 한다.
설교의 생명은 적용이다. 그런데 설교의 적용이나 예화가 객관성이 없는 지
나친 비약과 비논리적이면 성도들은 “글쎄”하고 저항하고 의심한다.
그러기에 설교는 항상 논리적이어야 하고 객관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없
는 이야기를 꾸며 예화를 만들거나 현실성이 없는 예화를 사용하게 되면 설
교의 진정성이 의심을 받게 되고 결국 성도들은
설교뿐 아니라 설교자 자체
에 대해 저항하게 된다. 그 저항이 단순히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저항일지라
도 그것이 쌓이면 행동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설교자 은혜가 된다는 말은 성도들이 깨닫고 이해가 되었다는 말이고 더 나
아가 그 설교에 감동되어 결단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성경이 하나
님의 말씀으로 온전하게 그리고 쉽게 전해져야 할 것이다. 혹자는 말하기를
쉬운 말씀을 어렵게 말하는 것은 신학자이고 어려운 말씀을 쉽게 말하는 것
이 설교자라고 했다.
어려운 말씀이라도 쉽게 전해야
우리 설교가 성도가 저항하지 않고 순응하는 설교가 될 때 설교자의 직무를
다한 것이라 할 것이다. 사탄의 유혹에 저항해야 할 성도가 설교에 저항을
하게 만든다면 그것은 설교자의 무서운 죄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