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티, 쫄티, 배꼽티
이은상 목사/동락교회
네 살짜리 어린 딸이 동요를 부릅니다. “가 가 가짜로 시작되는 말∼ 가방,
가위, 가게, 가지, 여러 가아지”. 어린아이에게도 여러 가지 생각이 있고 청
소년들에게도 여러 가지 문화유형들이 있듯이 교회도 여러 가지 목회철학, 신
학, 전통에 의한 교회자체의 색깔들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요즈음 그 색깔을
지키기 위하여 혹은 변화를 주기 위하여 즉,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대한 반응
들로 인한 진통으로 고민하는 교회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교회의 학생회에서 일어난 이야기랍니다. 배꼽티를 입고 온 여학생에게
담당 전도사님이 “배꼽티를 입고 오면 본인은 좋을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들
의 예배를 방해하지 않는가?” 조심스레 나무랬습니다. 여학생은 “별로 신경
쓰는 사람이 없는데요 뭘”하며 당당히 대꾸하였습니다. 그러자 담당 전도사
님 왈 “내가 환장해서 설교를 못하겠다!?”
여름이면 신세대들 중 더러는 “아담과 하와는 배
꼽이 있을까요 없을까요?”라
고 질문하듯이 배꼽이 드러나는 배꼽티를 입고 예배당에 오는 경우가 있습니
다. 배꼽티가 도가 튼 사람들에게는 그냥 배꼽참외 정도로 보일지라도 경건파
들에게는 시험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마다 신세대 문화이해
가 여러 가지로 나타나게 되나 봅니다. 가령 면티(수련회용 단체티)만을 허락
하는 교회라면 ‘유니티(unity)’를 강조하는 전통적인 교회일 것이고, 쫄티 정
도가 허락되는 교회는 ‘리버티(liberty)’를 수용하는 아름다운 교회일 것이
고, ‘배꼽티는 문제가 아니다, 한사람의 영혼이 중요하다’ 라고 주장하는 교
회라면 ‘찰리티(charity)’를 알고 있는 열린교회일 것입니다. 만일 “학생들
은 교복을 입어야 제멋이 나고 경건해 보인다”라고 주장하는 교회가 있다
면 ‘퓨어리티(purity)’한 교회가 아닐까요?
여기서 청소년 목회와 문화이해를 생각해봅시다. 교회교육에 적신호가 켜진
이후로는 예전과 달리 신세대를 위한 대안들이 교회마다 연구되어지고 교회교
육의 패러다임도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목회철학이 바뀌
지
않는다면 아무리 신선한 방법들로 신세대들을 재미있게 한다 할지라도 끝
없는 문화전쟁만 치르다 만다는 것입니다. 신세대이건 쉰세대이건 문화가 변
해도 끝없이 변치 않는 목회철학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사랑과 영혼의 구원
일 것입니다. 여름수련회를 계기로 교회마다 신세대 관심이 고조된 줄로 압니
다. 이런 차에 아래의 글로 신세대 목회철학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고 신세대
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 자유하였으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
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유대인들에게는 내가 유대인 같이 된 것은 유대인
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아래 있는 자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 있지 아니하나
율법 아래 있는 자같이 된 것은 율법아래 있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 약
한 자들에게는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여
러 사람에게 내가 여러 모양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몇 사람들을 구원코자 함
이라(고후9:19-22)”
“근본문제에는 일치를, 지엽문제에는 자유를, 그리고 모든 일에는 사랑
을”(In essentials unity, In non-essenti
als liberty, In all things
charity)
보수냐 급진이냐?, 형식이냐 자유냐? 새것이냐 옛것이냐? 이것이냐 저것이냐?
(either – or)를 따질 것이 아니라 이것도 저것도(both – and) 잘 살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영혼의 구원이 이 땅 위에 이루어지기를 힘써야 하는 것
이 성경적 목회철학이 아닐까요?
진리를 모르는 자유는 방종이고 자유를 모르는 진리는 억압이라는 사실을 우
리가 기억한다면 수련회 때는 연합(유니티)을 위하여 면티를, 데이트할 때는
사랑을 위하여 쫄티를, 그리고 집에서 더울 때는 자유롭게 배꼽티를 입을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