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신의 정체성을 회복하자
< 나종천 목사, 총회 서기, 한사랑교회 >
“교단 3대 개혁목표 추진해야”
98회 총회가 주님의 은혜 가운데 마치게 되었다. 총회를 통해 주신 은혜는 하나님께서 여전히 총회와 노회 교회를 붙잡고 계시며 사랑하고 계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총회를 통한 개혁주의 신학에 대한 분명한 진리 사수, 바른신학과 바른교회에 대한 깊은 통찰력, 의견이 다른 총대이지만 지체로서의 존중과 배려, 그리고 성숙한 질문과 응답은 많은 감동을 받기에 충분한 총회였다.
총회장은 취임사에서 “교단의 정체성 재확립, 개혁주의 신앙과 바른신학, 바른교회, 바른생활의 정체성을 재확립하여 혼탁한 한국교회를 바로 세워 나가는 일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교계의 혼탁함과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일어나는 이단들의 공격, 반 기독교인들의 공격과 교회가 교회로서의 사명을 잃어버리고 어두운 현실에서 교단의 오늘과 앞날을 바라보시면서 말씀하신 시기적절한 취임사였다.
합신의 설립 이유는 교권주의가 팽배하고 있던 한국교회에서 교권주의자들의 횡포를 개혁하려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설립 취지문은 보면 다음과 같다. “교권의 횡포로 말미암아 누적되어온 부조리와 부패 때문에 사분오열된 교단의 정화 및 합동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본교를 설립한다.”
교권의 횡포란 로마카톨릭적 교권주의와 교리주의를 가리킨다. 그리고 잘못된 교회관과 형식주의 등에 대한 비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처럼 우리 교단의 정체성인 바른신학 바른교회 바른생활의 3대 목표를 표방한 것은 다름과 같은 이유에서였다.
1. 교권주의자들의 횡포를 거부하는 것이었다. 1979년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의 분열을 일으킨 교권주의자들의 횡포이다. 교권주의는 신학교의 이사회가 주도적으로 학교의 현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확연히 들어났다.
이런 교권주의는 바른 신학의 부재라 생각했다. 바른신학은 개혁주의 신학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주권을 원리로 하여 성경의 객관적인 권위, 구원의 전적인 은혜,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 그리고 적극적인 문화관과 사회봉사를 그 특징으로 한다.
2. 교단의 잘못을 방관하는 잘못된 교회관을 수정하는 것이었다. 교계의 모든 문제는 잘못된 교회관이 빚어낸 것이다. 개 교회만을 우선하고 한 몸된 교회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한 결과이다. 무책임한 침묵에서 일어난 분열은 잘못된 교회관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런 잘못된 교회관을 수정하기 위해 바른교회를 목표로 하였다.
바른교회란 그리스도만이 교회의 주인이 되시며 교회의 통치자가 되시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운동이다. 한국교회에서 인간적인 요소가 지나치게 강하게 나타나서 음모와 술수 금전과 지방색 및 파벌의식으로 인해 교회가 분열되고 혼란이 일어난 잘못된 교회관을 깨고 그리스도가 머리로 한 바른교회의 이념을 주창하게 되었다. 교회 안에서 인간 중심의 사상을 배제하고 그리스도만이 교회의 참된 인도자가 되시는 바른교회 운동에 앞장서고자 하였다.
3. 교리와 생활이 분리된 형식주의를 개혁하자는 것이었다. 개혁주의 교리를 입으로는 고백하면서 실제 총회 모임이나 지도자로서 처신할 때는 전혀 신앙고백과는 다르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개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입술로는 바른 성경관, 하나님의 주권사상을 말하고 있지만 거짓 없는 양심으로 결정하거나 바른 말을 할 때는 실권자의 눈치를 살피거나 소속된 지역의 이기주의 때문에 혹은 자기가 속한 편이 유리하도록 만들려고 정의로운 처신을 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이처럼 하나님을 믿고 고백하는 개혁주의 신앙고백이 죽어버린 현실을 개탄하면서 학생들과 교수들은 개혁 운동을 전개하였다.
우리가 이런 합신의 바른 정체성을 가지고 간다면 비록 숫자는 적지만 어린 작은 다윗이 하나님 앞에 신실함으로 서 있을 때 그를 통해 이스라엘의 구원자로 쓰신 것처럼 본 교단도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와 열방을 위해 쓰시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