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성탄절의 주인공으로!
< 조진모 목사, 합신 교수 >
“그리스도의 탄생 의미 제대로 알고 마음 깊이 새겨야”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세상의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축제일이다. 하나님의 본체이신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모습으로 이땅에 태어나신 날이기 때문이다.
교회의 머리가 되신 분의 생일을 맞아 그의 몸을 이루는 성도들이 이를 축하하며 기뻐하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이 날을 뜻깊게 맞이하기 위하여 대부분의 교회들은 오래 전부터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왜 크리스마스가 교회에서 부활주일이나 추수감사주일에 비하여 훨씬 중요한 절기로 지켜지고 있을까? 그리스도의 지상 생활의 출발점이라는 사실 때문일 것이다. 그가 신생아로 태어났기 때문에 십자가 사건으로 공생애를 마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 크리스마스는 기독교가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종교임을 확증하는 절기이다. 온 교회가 아기 예수를 기쁘게 맞이하며 구원을 이루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은 매우 아름다운 모습이다.
크리스마스(Christmas)는 ‘그리스도의 탄생’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교회 밖에 있는 세상 사람들도 이 날을 맞이하며 기뻐한다. 그리스도가 누구인지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물론, 다른 종교를 지닌 사람들에게도 크리스마스는 매우 즐거운 명절이다. 크리스마스 카드, 트리, 선물, 캐럴, 양초, 양말… 현재 크리스마스는 교회 안팎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하게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세상 사람들의 입에서 ‘그리스도의 탄생’이라는 말을 들으며 교회가 세상을 정복하는 쾌거를 올린 것으로 간주하고 기뻐해야 할까? 기독교의 영향력이 확대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할까? 아니면 이런 현상을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의 상실로 이해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여야 할 것인가?
그리스도의 탄생은 역사적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가 12월 25일에 탄생하였다는 사실을 확증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자료는 없다. 현존하는 문헌 가운데 4세기에 기록된 문헌이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 사실은 크리스마스가 교회의 역사 속에서 제정되어 오늘날까지 내려온 전통임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현재 서방 교회와 동방 교회는 나름대로의 다양한 전통을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영국 청교도들은 크리스마스가 로마 가톨릭교회가 만들어낸 오류라고 생각하였다. 의회를 장악하고 구교를 대항하던 영국 청교도는 1647년에 크리스마스를 폐지하는 법을 정하였다. 그들은 1649년에 구교도였던 찰스 1세를 처형하면서 세력을 확장해 나갔다. 그러나 1660년에 찰스 2세가 왕정으로 복귀하면서 구교의 세력이 구축된 후부터 다시 크리스마스를 지키게 하였다.
청교도들이 크리스마스를 반대했던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구교도들이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망각하고 세속적 절기와 유사하게 지키는 행위에 대한 반감을 지녔던 것이다. 크리스마스 절기의 의식을 고집하는 자들은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고, 불에 사과를 구어 먹고, 또한 춤을 추며 노래를 하는 전통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 것이었다. 청교도들은 이런 자세로 크리스마스를 지킬 때 그리스도의 탄생의 의미가 상실된다고 주장하며 이에 반대한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중심하여 전개된 갈등은 신대륙에서도 계속되었다. 특히 유럽으로부터 이민 온 시민들이 자신들 나름대로의 전통과 혼합되어 좀 더 다양한 양상을 띠게 되었다. 한 예로 독일 이민자들은 크리스마스를 매우 중요한 절기로 지키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적당히 종교적이면서 동시에 세속적인 크리스마스 절기로서의 성격이 형성되었다. 결국 정부는 1870년에 이 날을 법적 공휴일로 제정하였다.
성경은 형식적으로 ‘주여!’라고 부르는 행위를 비판한다. 그리스도의 탄생의 의미와 전혀 상관없이 외치는 ‘크리스마스!’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큰 명절을 앞두고 길거리에서 울리는 징글벨 소리는 영적으로 공허한 이 세상을 채우는 잡음에 불과하다. Christ-less Christmas! 그리스도가 크리스마스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성탄의 의미를 깊이 새기는 시간을 갖자. 이 날의 주인공이신 그리스도를 제 자리로 모시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