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단의 일치를 위한 기대감과 우려
박형택 목사(디딤돌교회)한국에서 장
자교단이라고 하던 합동측과 통합측이 각 교단을 대표하는 교단장을 비롯 목
회자들과 신학자들 가운데 지도자의 역할을 하시는 분들 60여명이 교육문화회
관에서 3월 8일 자리를 함께 하고 포럼을 가졌다고 한다. 1959년에 두 교단
이 분열되었으니 올해가 40년이 된다. 한국 교회 일치가 눈에 보이는 것 같
은 느낌이다. 하지만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많은 성도들에게 기
대감을 갖게한 이 일치의 발걸음이 실제에 가서 서로의 주도권이나 자존심 때
문에 분산되므로 오히려 상처를 입힐까 하는 생각에서다. 우리 교단도 수년전
에 청담측과 교단 합동을 시도하다가 실패하였고 남은 것은 상처뿐이었다. 그
때에 합동문제로 염려하며 고민하던 박윤선 목사님이 우리에게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고양이 두 마리를 꼬리만 묶어놓는다고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
오. 합동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열고 하나가 되기 위하여
서로 교류하면서 무르
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입니다.” 합
동이 무산되고 상처를 입고 노회 재건을 위해서 일하면서 필자는 박 목사님
의 말씀을 되새기며 깨달은 것은 결코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합동측
과 통합측이 하나가 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이러한 일들이 좋은 구호
아래 진행이 되다가 실제로 이권문제가 대두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얼마전 9
개 장로교 교단이 하나로 합동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모두가 놀라움을 금
치 못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이권 및 주도권 문제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
으며 다시금 원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우려를 낳고 있다. 기독교 TV
를 보자. 모든 한국 교회가 바라고 각 교단의 역점사업이던 기독교 TV가 부도
가 난지 1년이요, 지금도 문제 해결을 못해서 허덕인다. 얼마전에도 주주총회
를 열었지만 회의도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정회하고 말았다고 한다. 어떤 신
문에서는 “자존심싸움”에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뒷전으로 밀려났다고 혹평
을 했다. 무엇이 의견일치를 방해하고 있는 것일까? 사람이 좋은 의도를 가지
고 무엇을 하다가도 막상 자신의 이권이나 주도권 문제가 걸리면 얼굴
색이 달
라지는 것이 욕심을 버리지 못한 연약한 자의 모습이다. 기독교의 연합사업
인 기독교 TV가 빨리 정상화 되기를 소원한다. 금년 부활절을 맞이하면서 한
국 교계에 각종 지도자들의 모임이 있을 예정이다. 망국적인 지역감정의 해소
에 노력하고 동서화합을 위한 신호로 영호남 출신 목회자 각1백명씩이 참석
한 “영호남 지도자 간담회”가 3월 25일 힐튼호텔에서 모인다고 한다. 또 63
빌딩 국제회의장에서는 민족화합을 위한 “한국교회지도자 회개 기도회”가 4
월 1일 모인다고 한다. 무엇인가 한국 교회에 좋은 일이 일어날 것같은 기대
감을 갖게 한다.새로운 천년을 맞이하기 위하여 한국 교회의 일치와 민족화합
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환영할 일이지만 이것이 일시적인
운동이나 지도자들의 생색내기용 이벤트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구
호는 좋았지만 실제에 가서는 언제나 쓴 잔을 맛보았던 것이 우리의 경험이
다. 한쪽에서는 화합과 일치를 구호로 외치고 한쪽에서는 이권과 주도권 싸움
으로 힘을 낭비하는 모순을 우리는 지금도 보고 있다.더욱 마음을 비우고 더
욱 마음을 넓히고 더욱 마음을 낮추고
주님의 마음으로 주님의 시각으로 한
국 교회의 미래를 보며 서두르지 않는 가운데 합의를 도출해 낸다면 화합과
일치의 역사를 이루리라 믿는다.